지난 6월에 시작해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작업한 날짜는 약 25일밖에 되지 않지만 장마를 피하고 다른현장과 겹치다보니 시간이 미루고 미뤄져

9월2일 에서야 완공식을 하게되었다.


그 사이에 오매불망 집을 기다리시던 가족들, 특히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번 주택은 개인적으로 지난번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장마덕분에 다른현장들도 여름내내 일정이 미뤄지다 보니 이곳에서 작업하시던 분들이 내려오시는 날짜를 잡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장흥군이나 어린이재단과도 일정때문에 많은 이견과 타협과 이해가 필요했다. 


하지만 찌는 날씨와 어려운 스케줄속에서도 무사히 작업을 마쳐주신 작업팀과 

부암동에 이어 또다시 현장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우리 JYA 가족들. 

특히나 Low Cost House series 를 보고싶어 하던 채연이와 명화, 

아마도 현장에서 느낀 모습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을 것 같지만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2박3일 일정으로 장흥에 함께 내려가 잡일부터 저녁준비까지 투덜거리면서 해줄건 다 해준

우리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사진작가 황효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덕분에 우리의 전라도 나들이가 더 재미있었지 싶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돌아나오면서 몇몇 아쉬움이 남았다.

건축주 아버님과 덜 싸울걸 하는 것, 마루위의 조명을 좀더 밝게 할걸 하는것 등등

보여지는 문제만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느낀다.

Low Cost House series 를 하면서 배우는 많은 것들 중 하나다. 


끝으로 사람이 고프고, 관심이 고프고, 안심하고 살아갈 집이 고팠던 다섯아이들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아마도 다섯명이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냈기때문에 이리도 밝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집이 이 밝고 명랑한 아이들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집이 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130928 완공식이 한참지나서 Y



장흥 서울 장흥 서울 ...

오늘까지 지난 4일간의 일정이다.

땅끝마을 강진 옆의 장흥까지 서울에서 하루걸러 하루씩 다녀오는 일정이 되었다.


최근의 많은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이 Low Cost House series 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원인이 멀까. 

이유는 직영공사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각 공정이 넘어갈때마다 

현장에서 확인을 해야하는 것이 있을테고

또한 도면이 사전에 모두 완전하게 그려지질 않았으니 불안해서 일 것이고

마지막으론 현장이란 것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수시로 그 상황이 바뀌니

멀리 서울에서 손놓고 있기엔 현장의 긴박감을 놓쳐 자칫 이상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물론 슬램덩크의 안선생님이 강백호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그 어떤 현장보다 짧은 공기를 가져서 하루하루 몰라보게 달려져 가는 현장을 보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처음 시도해보는 컨테이너 하우스이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장흥현장의 컨테이너 하우스는 말이 컨테이너지 모두 현장 조립이다.

이유는 현장의 진입여건이 좋지가 않아 5톤 이상의 크레인이 들어올 수 없어 

조립된 컨테이너를 가지고 와선 내려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나와 똑같은 질문을 할 분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크레인에서부터 컨테이너가 앉혀질 자리까지 거리가 좀 되면 크레인의 팔이 뻗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엔 크레인의 팔 길이가 늘어날 수록 지탱할 수 있는 무게가 줄어들어

이 현장의 경우엔 5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팔을 뻗어 크레인을 지탱해서 앉힐려면.)

따라서 공장에서 조립해야 하는 것을 현장에서 조립하기로 했다.

머 현장조건이 좋지 않은 곳에선 종종 있는 일이라며 

사장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해주셨지만  

어쨌든 사실 나에게도 또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덕분에 컨테이너하우스의 조립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조립과정은 생각보다 더 체계적이었고 흥미로웠으며 빨랐다. 

그래서 세명이서 약 17평쯤 되는 컨테이너 세동을 삼일만에 거의 완성을 하였다. 

거의 모든 자재와 조립과정이 규격화가 되어있어 공장에서 재단해온 자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니

빠르고 정확했다. 물론 작업자분들도 기대보다 더 꼼꼼하게 시공해 주셨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놓치기가 아까워 (혹은 불안해)

결국 장흥을 옆집가듯 매일 왔다갔다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 더 이유가 있다면 

지난주에 마을회관에서 만났던 이집의 부모님들 때문이다. 

마을회관에서 자려는데 밤늦게 복숭아를 들고 찾아오신 부모님은 

역시나 열심히 살아오신 얼굴을 하고 계셨다. 

지난 몇년간 혼자서 집을 새로 지어보려 여기저기 알아보고 노력하셨지만 

참으로 어려웠다던 아버님의 말씀은 특히나 가슴에 와 닿았다.

다쳐서 없어진 손가락이 눈에 먼저 들어올 정도로 녹녹치 않은 삶에서 

일곱가족이 살아갈 집을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마련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새집을 짓는 다는 것에 더더욱 감회가 새로우신 것 같았다. 

그런 두분을 뵙고 나니 이 집에 담겨진 의미와 무게감을 새삼 느낄 수가 있었다.


두 동사이의 마루에서 바라다보이는 하늘이 무척이나 멋졌다.

정말 좋은 집이 만들어 질거라 생각한다.





이제 다음주부터는 이 컨테이너 하우스를 품을 '바깥집' 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거기서부터 또 눈깜짝할 사이에 완성이다.

한순간도 방심할 새가 없다. 


130720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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