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3,24일의 1박2일 일정으로 전라북도 장수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여름에 어린이재단과 장수 지자체 관계자 분들과 처음 방문했던 집, 

바로 Low Cost House 그 아홉번째 집의 완공식을 위해서 입니다.


처음 이 집에 가서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보고, 그 동안의 사정들을 전해 들으면서 

많은 아쉬움과 동시에 부끄러움도 느꼈습니다.


단지 다문화가정 이라는 이유로, 그래서 아주 조금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친구들을 왕따시키고,

나보다 아주 조금 못산다는 이유로, 우리 집보다 조금 부족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따돌리고 괴롭히는 아이들을

우리사회와 우리 어른들이 만든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성장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분노를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Low Cost House series 를 하면서 세번째 다문화가족을 만났습니다.

만날때마다 늘 느껴오던 것은 아직 우리 사회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사회에 동화되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 노력하는데 

아직 우리사회는 이들을 의심하고, 다르게 보고, 차별하는 듯한 느낌. 

이번에 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고통받고 있는 걸 보면서 

결국 문제는 어른들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른들이 다문화가족에 대해 편견어린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아이들이 그런 어른들을 따라하고, 

다시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그러지 말라고 교육시키지 않고... 

그래서 결국 이것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집의 아이들이 새 집에서 바라는 것은 

보란듯이 친구들에게 우리집을 자랑하고, 내 방을 자랑하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동안은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집에서 고민했던 것은  많지 않은 예산안에서

집이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띌 수 있고, 학교의 그 어떤 친구방 보다도 더 좋은 방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집은 그 동안의 다른 Low Cost House 프로젝트들보다 편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이 모든건 공사를 맡아서 진행해 주신 전주의 아일종합건설 대표님과 소장님 덕분입니다.


건축가와 시공사는 서로가 모든게 맘에 들 순 없는 관계이지만,

적어도 시공사가 이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가 설계하며 원했던 것을 최대한 만들어주시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일종합건설과 양소장님의 그런 마음 씀씀이를 느낄 수 있었기에 참으로 감사했고, 

왠만한 것들은 알아서 다 해주셔서 참으로 편하게 진행했던 현장이었습니다.


덕분에 이번엔 굳이 저희가 가서 도울일이 없었지만,

사무실에 새로 온 친구들에게도 Low Cost House 볼 수 있는 기회이고,    

저희에게도 이제 사무실의 문화가 되어가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1박 2일의 일정으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장수로 가는 길 입니다.... 가는길부터 험난해 보입니다 ㅋ



장수에 도착해 하는 일은 청소와 .....


창문에 매달려서 이런 거? .......


곧 32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귀엽습니다... ㅋㅋ;;


사무실에 새로 합류한 남자들.... 남자가 늘어서 이젠 이런 걸 우리가 하지 않아도... ㅋ



맹세코 이번에 한 일이 이정도의 복장을 요구하는건 아니었습니다. ㅎ


!!!!!! 굿!!!!!!


역시 지난번 보성에서의 사진에 이어 역시 사진하면 임태경이죠!


1번의 감시하에 2번이 후드캡을 설치 중 입니다..



아.... 이번에는 반나절 정도 청소와 페인트, 주변정리, 실리콘, 후드캡설치 등을 했는데 너무 피곤했습니다.

전에 정읍에가서는 2박3일이나 이렇게 일을 했다는데....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큭..;


덕분에 저녁은 BBQ를 급 취소하고 식당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사진하면 임태경이죠!


오랜만에 대학생때의 MT 같은 포즈... 이날은 사무실이 어떻게 하면 야근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토론을 매우 감정을 섞어서 얘기하는 그런 감정적인 자리가 되었습니다. ㅎ 

마지막으로 울분을 랩으로 표현한 채연이에게 사과를 .... 


다음날의 완공식 행사 입니다. 준비하느라고 어린이재단에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채연이는 방송국 인터뷰까지... 

이를 계기로 이제 곧 신소장이 될... 응?


이날의 점심은 준비해주신 다과를 먹으면서 해결했습니다. 수육과 김치가 진짜 맛있었죠..흡!


이렇게 끝은 훈훈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이 지나 내일모레면 Low Cost House 여덟번째 집의 완공식이 해남에서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는 총 3개의 Low Cost House series 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적으로 어린이재단 덕분에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이기때문에

내년에 더 할수 있을지 없을지를 우리가 결정할 순 없지만 

또 기회가 생긴다면 힘닿는데 까지는 해보려고 합니다.


끝으로 힘든 일정 수고해준 우리사무소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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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6월 25일에 Low Cost House series 네번째 집 정읍주택을 완공하였습니다

완공식이 마을잔치가 되버려서 어느때보다 많은 이웃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거기다 대학생봉사단에 다른 각계각층의 여러분들까지, 정말 풍성한 완공식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걸 열심히 준비해주신 전북 어린이재단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족한 집이지만 이곳이 이 가족에게 행복한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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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화순에서 Low Cost House series 세번째 집이자 올해의 마지막집인
화순주택의 완공식을 하였습니다.
어느때보다 많은 주민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특히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유니세프의 이름을 따 윤희라 이름지으실 만큼 나눌 줄 아시는 어머님이
앞으로는 세아이와 이 집에서 더 따뜻하고 행복하게 잘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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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에서 Low Cost House series 두번째 장흥주택 완공식이
많은 분들의 축하속에 지난 2일에 있었습니다.
마감 전에 내려가 열심히 일해준 JYA 전 가족들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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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벌교에서 Low Cost House series 첫번째주택 벌교주택 완공식을 하였습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신 덕분에 의미있는 완공식이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여러분들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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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 

Low Cost House series 그 네번째 집이자 올해의 첫번째집이 완공되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제서야 완성이 되었지만 

시작은 한참 전에 시작되었다. 


다만 이렇게 긴 시간이 걸려서 완성된데에는 몇가지 사연들이 있었고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해 보고자 한다. 


작년에 세 채의 저비용주택들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한계를 느꼈다.

우선은 물리적, 육체적인 한계를 느꼈고 

아직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계시다는 것에 또한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올해에도 Low Cost House series 를 계속한다면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프로젝트에 여러사람들, 특히 건축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혹 더 나아가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 보고 싶었다.

특히나 우리가 그랬듯 첫발을 떼기가 어려운 많은 젊은건축가 혹은 학생분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정말 좋은 시작이며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올해 그 네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오픈하기로 하였다.

그 요지는 디자인부터 현장관리까지 모두 맡아서 하실 분을 찾는 것이었고 그에 들어가는 

경비와 공사팀을 꾸리는 것은 우리가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작은 프로젝트이니 우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 가 계실 수 있는 분" 을 유일한 조건으로

사무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을 하였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척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다.

그 후 어쩔 수 없이 선착순으로 끊어서 총 6팀을 모시고 현장방문을 하였고 

제출된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정도만 보고 한팀을 선정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게도 그 한팀이 끝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못하였다.

물리적 여건상 촉박한 시간안에 설계안을 끝내는 것에 문제도 있었고, 

어떤이유에서인지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이 반영된 안으로 계획안이 발전하질 못했던 문제도 있었고, 

또한 Low Cost House series 에 어울리는 아이디어가 부족해 보였다. 

즉, 공사비 4000만원이라는 것에 대한 소위 "감" 을 잡기가 어려웠던 듯 싶다.


그렇게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나름 한달여의 시간을 들여 진행하던 이 일련의 과정들이 아쉽게도 

그 결과를 만들어 내진 못하였다.



현장방문 중 가족들과의 대화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시작된 공사에 이번엔 쟁쟁한 분들이 동참해주셨다.

Max Min House 의 원빌더 님과 위빌의 전대표님. 


그렇게 해서 시작된 공사는 순조롭게 가는가 싶더니 역시나 쉬운게 없었다.

사실상 이런 프로젝트를 네개째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현실과 이상은 그 차이가 있다.

또한 건축주와 시공자는 그 생각하는 바는 같더라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고

기대하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차이도 있다.

저소득층분들이라고 마냥 순수하신 것도 아니고 

개인이 느끼기에 따라 도움의 이유가 충분하게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이윤으로 둘 사이가 묶여있지 않기에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가 있다.

즉, 마음에서 납득이 되지 않으면 이러한 프로젝트는 하기가 쉽지않다.


그런 덕분에 공사는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 여러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되어져갔다.

어느때보다 쉽게 될거라 예상했던 공사가 어느때보다 어렵게 완성되었다.



주소에서 알 수 있듯이 작년에 전남에서 하던 프로젝트들이 올해는 전북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와 처음 뵈었고 

집짓는 사업을 이번에 처음 해보시는 것이라 의욕적으로 진행을 해주시고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다만 안타까웠던 것은 열심히 활동하시면서 여러 후원들을 많이 계획하시고 약속받으셨는데 

그것들이 마지막에 마무리가 잘 안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재단에서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후원을 찾아와주시면 그 부분에서 생기는 공사비의 차액을

그 집에 다시 집어넣는다. 

그래서 집을 조금이라도 더 넓게 해준다던지, 재료라도 좀 더 좋은걸 쓴다든지 해서 예산안에서 공사비가 

남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이때 문제는 전제했던 후원이 취소가 되어 버리거나 했을때 문제가 생긴다.

이번에도 몇번 그런해프닝들이 있었고 이는 결국 공사비를 관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3월에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약 4개월가까이 걸려서 끝이 났다.


이 집은 많이 부족한 집이다. 

돈이 조금만 더 있으면 여기를 요렇게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라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 집이다.

마지막에 공사비가 변수가 생기고 예정했던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오면서

그런 아쉬움이 생겼다. 

또한 친환경자재를 쓴 집도 아니고 OSB를 노출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series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실내공간을 얻었고 

가장 많은 수납공간이 만들어 졌으며 

흥미로운 내부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집의 둘째딸이 집을 짓는 동안 K-pop star 오디션에 합격을 해서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 간단다.

조만간 이 친구를 티비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가족의 활약을 기대한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 내려가 2박3일동안 처녀들로써 쉽지않은 

"산속 친환경오픈화장실"을 기꺼이 감내해가며 바니쉬냄새에 중독될 만큼 열심히 해준 사무실 식구들과 

사진찍느라 고생한 황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140712 Y







장흥 서울 장흥 서울 ...

오늘까지 지난 4일간의 일정이다.

땅끝마을 강진 옆의 장흥까지 서울에서 하루걸러 하루씩 다녀오는 일정이 되었다.


최근의 많은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이 Low Cost House series 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도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원인이 멀까. 

이유는 직영공사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각 공정이 넘어갈때마다 

현장에서 확인을 해야하는 것이 있을테고

또한 도면이 사전에 모두 완전하게 그려지질 않았으니 불안해서 일 것이고

마지막으론 현장이란 것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수시로 그 상황이 바뀌니

멀리 서울에서 손놓고 있기엔 현장의 긴박감을 놓쳐 자칫 이상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물론 슬램덩크의 안선생님이 강백호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그 어떤 현장보다 짧은 공기를 가져서 하루하루 몰라보게 달려져 가는 현장을 보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처음 시도해보는 컨테이너 하우스이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장흥현장의 컨테이너 하우스는 말이 컨테이너지 모두 현장 조립이다.

이유는 현장의 진입여건이 좋지가 않아 5톤 이상의 크레인이 들어올 수 없어 

조립된 컨테이너를 가지고 와선 내려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나와 똑같은 질문을 할 분들을 위해 자세히 설명하자면

크레인에서부터 컨테이너가 앉혀질 자리까지 거리가 좀 되면 크레인의 팔이 뻗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엔 크레인의 팔 길이가 늘어날 수록 지탱할 수 있는 무게가 줄어들어

이 현장의 경우엔 5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팔을 뻗어 크레인을 지탱해서 앉힐려면.)

따라서 공장에서 조립해야 하는 것을 현장에서 조립하기로 했다.

머 현장조건이 좋지 않은 곳에선 종종 있는 일이라며 

사장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해주셨지만  

어쨌든 사실 나에게도 또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덕분에 컨테이너하우스의 조립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조립과정은 생각보다 더 체계적이었고 흥미로웠으며 빨랐다. 

그래서 세명이서 약 17평쯤 되는 컨테이너 세동을 삼일만에 거의 완성을 하였다. 

거의 모든 자재와 조립과정이 규격화가 되어있어 공장에서 재단해온 자재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니

빠르고 정확했다. 물론 작업자분들도 기대보다 더 꼼꼼하게 시공해 주셨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놓치기가 아까워 (혹은 불안해)

결국 장흥을 옆집가듯 매일 왔다갔다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가지 더 이유가 있다면 

지난주에 마을회관에서 만났던 이집의 부모님들 때문이다. 

마을회관에서 자려는데 밤늦게 복숭아를 들고 찾아오신 부모님은 

역시나 열심히 살아오신 얼굴을 하고 계셨다. 

지난 몇년간 혼자서 집을 새로 지어보려 여기저기 알아보고 노력하셨지만 

참으로 어려웠다던 아버님의 말씀은 특히나 가슴에 와 닿았다.

다쳐서 없어진 손가락이 눈에 먼저 들어올 정도로 녹녹치 않은 삶에서 

일곱가족이 살아갈 집을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마련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새집을 짓는 다는 것에 더더욱 감회가 새로우신 것 같았다. 

그런 두분을 뵙고 나니 이 집에 담겨진 의미와 무게감을 새삼 느낄 수가 있었다.


두 동사이의 마루에서 바라다보이는 하늘이 무척이나 멋졌다.

정말 좋은 집이 만들어 질거라 생각한다.





이제 다음주부터는 이 컨테이너 하우스를 품을 '바깥집' 을 만드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 

거기서부터 또 눈깜짝할 사이에 완성이다.

한순간도 방심할 새가 없다. 


130720 Y



부암동 현장에 있는데 어린이재단 전남본부에서 전화가 왔다.

"소장님~두번째 집 이제 지으셔야죠~ 돈이 마련될거 같아요~"

뜬금없이 전화하셔서 갑작스레 지으시잖다. 

그래서 나두 단번에 보자며 내려간다고 하고는 오늘 전라남도에 다녀왔다.

사실 말이 뜬금없이 전화했다고 했지 사실은 알고있다. 

집 짓기 위한 돈을 후원받아 마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서 재단분들이 얼마나 수고하셨는지를.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쭤봤다. 

"그래서 얼마나 모으셨어요?"

3천인데요 쫌 더 할수도 있을거 같아요.

또 다시 시험에 들거 같은 기분이다. 

첫번째주택인 벌교보다도 작은 돈이다.

하지만 예산에 대한 걱정보다 어떤 집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다.


새벽에 일어나 목포를 거쳐 두번째 집짓기 장소인 장흥에 도착했다.

장흥은 강진과 벌교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지난 겨울 강진과 벌교를 거의 매일왔다갔다 하던 나에겐 장흥가는 길이 매우 낯이 익었다.


장흥집을 가면서 대상자분들의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어째서 고난은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분들에게만, 그것도 한꺼번에 몰아서 오느냐는 것이다.

이분들도 그런 상황이었다.

다행히 부모님이 정말 열심히 살려고 하시는 분들이지만, 

아버님과 어머님이 번갈아서 사고가 나시고 병을 얻고, 수술을 해야하고, 

그러면서 수입이 없어지다 보니 아이들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아.... 아이들은 또 어찌도 그리 많이 낳으셨단 말인가. 

이 집엔 부모와 다섯아이 해서 총 일곱가족이 살고 있다.

집은 너무나 오래되어서 상태가 매우 안좋았고 화장실이 없이 

대문옆에 문도없는 변기만 하나 놓여있었다.

상상이 가는가. 

엄마를 포함해 청소년이 된 여자아이들까지도 문도없이 훤히 다 보이는 

변기를 화장실로 쓰고 있었다는 것이.

거기다 집에는 과거 소를 키우던 우사가 남아있어 그곳에 있는 소의 배설물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악취와 파리들이 집에 가득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집에 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낡은 집이다 보니 그렇겠지만 옷장이며 주방이며 

심지어 밥먹는데 밥상 밑으로도 쥐가 지나갈 정도라는 것이다. 

오늘 현장을 방문했을때 짐정리를 위해서 옷장의 옷이며 이불등을 꺼내놨는데

그 안에서 나온듯한 쥐똥들이 바닥에 가득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살아온 다섯명의 아이들이 정말 건강할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이곳에 내려오면서 재단분들에겐

최근 부쩍 바빠진 사무실 사정을 핑계로 가급적 빨리 하겠지만 

언제쯤 공사를 시작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핑계만은 아닌 사실이긴 했지만 이런 광경을 보니 차마 그런이유를 대면서 공사를 미룰 순 없을 거 같았다,

우리가 하루이틀을 미루면 아이들은 이런집에서 

하루이틀을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내려와야 할거 같았다. 

같은게 아니라 그래야 한다. 


현재 아버지는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계신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건 그저 고등학생이 된 자녀들도 있으니 최소한 남자와 여자끼리는 따로 잘 수 있게

아이들방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현재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고등학생인 두 자녀는 그 방에서, 부모님과 나머지 셋은 거실(?)같은 

부엌앞에서 잔다. 그리고 집이 너무 어두워 집이 좀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화장실과 씻는곳도 있었으면 좋겠단다.


들어보면 당연히 집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을 어려운 부탁인듯이 조심스레 말씀을 하신다.

마음이 참 아팠다.


벌교때보다 예산은 적고 가족은 많다보니 필요한 공간은 더 많은 상황이다. 

또 그때는 일부 자재도 후원받을 수 있었으니 두번째집의 상황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더싸고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이제부터 머리를 싸메고 고민을 해야하는 이유다.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자원봉사자분들이 집을 정리하고 계셨다.

쓰레기가 한트럭이 나왔다며 웃으셨다.

이번 장흥프로젝트는 군청에서부터 장흥의 복지단체들이 매우 적극적이시고,

거기다 마을에서도 이 가족을 위해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새로 집을 짓게 된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시고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하신단다.

그래서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우리를 오랫동안 기다리던 손님맞듯이 반가이 맞아주셨다.

이런 마음들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저런 좋은 마음들이 모였을때 좋은 집이 나오는게 아닐까. 


어쨌든 이렇게 해서 갑작스레 Low Cost House series 그 두번째 집 "장흥" 편이 시작되었다.


130605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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