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주택이 끝나고, 즉 9월과 10월 두달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저 나뿐만 아니라 사무실 전체가 다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지냈다는 것 정도만 머리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렇게 한참이나 지나서야 글을 쓰게 되었다. 머 이런 변명이 한두번도 아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지난 약 두달간을 머하느라 그렇게 정신없이 바빴나 하고 되짚어보니 

그래도 다행이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지난 봄의 끝자락에 시작한 부암동 프로젝트가 무더웠던 한여름을 지나 가을이 다되서야 

간신히 공사를 끝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중에 가장 힘든 프로젝트였고 처음으로 사무소를 

시작한걸 후회할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었다. 

다음으로 너무나 타이트한 공사비때문에 적당한 시공자를 찾을 수 없어 걱정이 많았던 부평의 숲속집이

다행히 시공자를 찾아 착공을 했고 그새 골조공사가 끝나가고 있다.

또 많은 수정과 인내와 고민이 요구되었던 목동의 오이삼 프로젝트가 양천구와의 몇번의 사투를 끝내고

(서로 물러설곳을 만들어놓지않고 싸웠다는 점에서 사투 가 적당한 말인듯하다) 또 한참의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을 하였다. 

음 그리고 진안의 three one house (내가 오늘부터 이렇게 부름 ㅋ, 구 이랑교사사택) 프로젝트가 

시공사를 결정하고 착공에 들어가 벌써 골조가 끝나간다.

거기다 장흥주택이 끝나자 마자 압박이 들어온 세번째 Low Cost House 화순주택이 10월초에 공사를 시작해

지난 11월 1일에 완공식을 마쳤다. 엄청난 속도였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10월 22일에 2013 젊은 건축가상 시상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건축문화제에 전시를 

하였고 건축가와의 대화도 무사히 마쳤다.

물론 그 사이사이 몇몇 대학과 단체에 특강을 하기도 했다.


휴… 정말 놀랍다. 

적고 나서 보니 이렇게나 많은 일이 지난 두달동안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이러니 거의 단 하루도 별일없이 평화롭게 지난간 날이 있었나 하고 느낄만 했다. 


참 하나하나 되짚어 볼라치면 정말 많은 할얘기들이 있는 사건들이었는데 

무엇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막막할 정도다. 

아쉽게도 각각의 이야기들이 적당한 때를 놓친것 같긴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지난 몇일동안 젊은건축가상 책에 들어갈 원고들을 썼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쓰는 글보다는 훨씬 공식적이고 공손하고 정제해서 쓸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다시 막상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보니 아직 편하게 글을 날려쓸 수가 없다.

하루쯤 쉬고 다시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쓸 준비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글이 너무 딱딱해지는 느낌이랄까. 



131110 Y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