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전에 한국에 들어와 개인적인 일들과 함께 내년 2월초에
독립을 위한 좀더 구체적인 사항들을 준비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보이는 것은 역시나 사무실자리를 얻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독립하고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줄 가능성이 있는 "potential client" 를 만나
일의 진행 시기와 가능성을 점검하고 독려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첫번째로 사무실을 정한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서 J가 글에서 쓴 것처럼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성북동 근처의 몇몇 후보들 중에서 2군데정도를 추려서 둘러보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성북동 깊숙히 자리잡은 작고 매우 저렴한 원룸을 염두해 두고 있었다.
한성대입구 역에서 내려 사무소까지
가는길은 높은 담장의 고급주택들과 그 사이사이 자리잡은 갤러리들이 도착하기까지
사무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줄 것이고 찾아오는 이의 마음속을 주눅들게 할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따라오던 대로변에서 접어들어 사무소에 닿기 위해 올라야 하는 급경사의 경사로는
찾아오는 이의 허리를 다시한번 굽히게 할 것이다.
건축주 혹은 협력자를 만나기 위한 사무소로는 매우 훌륭한 위치였다.
나 또한 매일매일을 사무소를 향해 허리를 굽혀 오만한 마음을 버리고 겸손해질 수 있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일 것이다.
주변은 매우 조용하고 나무도 많고 주차할 곳도 많고 마음에 들었다.


사무실공간까지 올라가는 길 _ 스트리트 뷰
안타깝게도 내부 사진은 없다

다만 내 마음속에 걸리는 것은 내부가 너무 좁아서 둘을 위한 책상을 두고 나면
여유공간이 별로 안남는 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넓직한 테이블을 두고 만남도 갖고 얘기도 하고 프로젝트에 관해 토론도 하고
차도 마시고 싶은 욕구를 채울 수 없을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좁은 공간이 나의 사고와 마음을 제안하고, 초조하게 하고, 좁게 만들것 같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금전적 자산에 비추어봤을때 포기하기엔 아까운 옵션이었다.
따라서 옵션으로 우선 두고 출국까지 몇일이 남았으니 좀더 찾아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사무실을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원하는 지역의 부동산중개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문의를 해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인터넷의 직거래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앞서 J도 얘기했듯이 여러가지 이유로 강남의 빌딩숲은 피하고 (물론 여러가지 이유중엔 임대료에 대한
현실적인 요인이 한가지이기도 하다) 좀더 사람사는 곳 같은, 약간은 느슨한 동네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찾아본 곳이  성북동지역이었다
나는 시간과 물리적인 한계상 우선 인터넷 직거래사이트를 주로 이용하였다.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고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그만한 시간적여유와 나의 체력적 한계가 충분치 않은 이유였다.

우리에게는 사무실 임대의 조건중에서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
우선 임대료는 보증금은 최대 1000만원까지, 매달내는 임대료는 가급적 50만원이하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혹시 여러가지 이유로 사무소등의 임대조건을 찾아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이런 조건에 서울에 있어야 하며 생각보다 넓어서 책상도 놓고 넓직한 테이블도 놓고 모델을 만들 공간도 있어야하는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사무실자리를 구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물론 그러면서도 당연히 좀 깨끗했으면 좋겠다.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는데 좁더라도 금전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을 찾을 것이냐
아니면 물리적인 측면에서 우리를 만족시키는 곳을 찾고 비용을 좀더 감수할 것이냐 였다.
고민끝에 후자를 선택했다.
우선은 비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독립하고 나서 좀더 즐겁게,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는 사무실의 물리적 조건이라고
생각했기때문이고 두번째는 비용은 사무실을 같이 사용할 누군가를 한명 찾아 공간을 같이 써서 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가지고 열심히 검색을 해봐도 원하는 눈높이에 맞는 사무실을 찾는것이 쉬운것은 아니었으나
가까스로 2군데 정도를 정하고 둘러보고자 연락을 했다.
한군데는 을지로 4가역 7번출구에서 약 5m 떨어져있는 말그대로 초역세권! 두둥!
다른곳은 신설동역에서 좀 걸어야하는 종로구 숭인동의 사무실.

먼저 을지로에 있는 사무실을 보았다.
알만한 사람은 아시겠지만 주변에 각종 자재상가, 출력소, 공예소등 영세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이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건물로 들어갔다. 2층에 들러 임대인을 찾고 함께 4층으로 올라갔다.
뜨악이다.
건물이 낡은것 또한 좋았지만 올라가는 길이....쉽게 표현하자면 누군가를 데려오기가 좀 민망할 것 같았다.
특히나 화장실은 내가 쓰기에도 민망하고 불편할 것 같았다.
4층에 도착해 사무실로 들어갔다.
우와이다.
무진장 넓었다. 왠만한 작업대까지 다 있었다. 건물이 매우 낡은 것이긴 했지만
내부는 수리를 좀 해서 깔끔한 편이었다 좀 추운것만 빼고.
음... 좋다 나쁘다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
나오면서 보니 또 한가지 안타까운점이 주차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내부가 넓은 것에 마음이 끌려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겨울에 난방비도 좀 많이 나올것 같긴 했지만.
조건은 1000만원에 월 55만원이었고 전기세는 따로 였다.
이쯤되면 함께 사무실을 나눠 쓸 누군가를 구해야 할것 같은데
4층까지 올라오다가 그냥 돌아가 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을지로 사무실 _ 인터넷 직거래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들이다



다음으로 숭인동에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청계천을 면하진 않고 한블럭 뒤로 들어간 곳에 있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은 쾌적한 편이었다.
여기서 쾌적한 편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차들도 지들 맘대로 주차되있고
걸어다니면 심심하진 않을 것 같은 그런 환경이라는 얘기다.
사무실은 빌딩 2층에 있었다.
우선 계단을 한번만 올라가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건물또한 깨끗한 편이었다. 특히 화장실이
거기다 앞서 얘기했듯이 건물이 확보하고 있는 주차장도 많이 있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주차할곳이 언제든지 있을 것 같은 여유로운 느낌이 좋았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을지로의 사무실만큼은 아니었지만(어립잡아 을지로는 약 18평정도는 되 보였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을만큼은 여유로워 보였다
특히나 맘에드는 것이 ㄷ 자 형태의 내부구조가 공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것 같았다
내부도 깨끗하고 특별히 손댈곳이 없어 보였다.
마음이 이곳으로 기울었다.
건물주인과 통화를 하고 내년 2월부터 계약을 하기로 했다.
이곳은 조건은 보증금 600만원에 임대료는 전기세를 뺀 55만원이다.


숭인동 사무실 _ 인터넷 직거래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들이다

이제 이 사무실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맘에 들면 별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진행하는 편이다
살면서 몇번인가를 고민하다가 놓치고 후회한적이 있어서
그때의 아쉬운 느낌이 싫고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는 것이 귀찮아서 인듯 하다.
우리어머니가 "별놈없고 별년없다" 고 하시는 말처럼 너무 이것저것 잰다고 해서
특별히 별난 놈이 나오지 않으니 괜히 시간낭비, 에너지낭비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해서 기타 인터넷 서핑을 위한 시간을 빼면
사무실을 결정하는데 약 3일, 2번의 외출 이 소요되었다.

111227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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