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달동안 수십번을 넘나들던 진안의 첩첩산중 모래재고개길.

마지막 공사감리를 하고 돌아오던 지난 토요일, 

돌아오던 길에 눈에 들어온 눈 덮인 이 광경이 왠지 아쉽습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고 뿌듯함과 짜증과 빡빡함이 공존하던 현장이었지만 그래도 끝은 언제나 작별의 아쉬움인거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2013년과 함께 진안현장도 끝나 갑니다.







신혜원소장님의 세심한 준비와 배려로 2013년 젊은건축가상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참석해주신 신혜원소장님, 김주경소장님, 최교식소장님, 민병걸교수님, 

구본준기자님, 김인성교수님, 최원준교수님, 박정현작가님, 그리고 장희와 현희와 저.


앞으로 언제 또 이렇게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요

정말 아쉬운 자리였습니다. 


끝으로 최교식소장님의 무사출산을 기원하며! 건배!! 




2013년 젊은건축가상 책이 27일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의 출판기념회를 통해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기념회와 함께 시작해 다음주 화요일까지 열리는 전시가 아마도 

2013년 젊은건축가상에 대한 마지막 공식행사 일듯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상을 지원하려고 준비하던 지난 5월부터 오늘까지의 

지난 약 6개월여동안은 참으로 놀라운 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에 지원을 하려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지난 1년여의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사무실을 시작했는지, 당시에 무엇을 고민했었는지, 

처음 프로젝트가 지어질때 얼마나 설레였는지,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무엇을 지키려고 노력해왔는지,

어쩌면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질 수 있는 당시의 시간들을 돌이켜 떠올려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난 1년여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음을 새삼스레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지원을 하고 한동안 잊고있다가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떨리는 마음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 학교다닐때부터 귀로만 듣던 심사위원분들, 

앞서 이 상을 수상하신 젊은 건축가분들, 그리고 그외 이름은 모르지만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신 여러 건축가분들 앞에서 

우리를 보여주고, 우리의 작업들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2차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엔 후련한 마음과 함께 한 점 아쉬움도 남지 않았었습니다.

최선을 다 했고, 또한 단지 이런 기회를 갖을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장에 나가있다가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처음엔 얼떨떨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참으로 감사한 일이란걸 느껴갔습니다.

로컬디자인의 신혜원소장님, 오우재의 김주경 최교식 소장님들과 함께 수상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 후 덕분에 심심치않게 인터뷰도 하고 강연도 하면서 많은 분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또한 이 상을 받은 덕에 얻었던 기회들이었습니다


그리곤 지난 10월에 아직 많진 않았지만 나름 의미있게 완성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지난 1년반의 작업들을 

대한민국 건축문화재에서 전시도 하였습니다. 


그 후 서울여대의 민병걸 교수님, 한겨레의 구본준 기자님, 비평의 글을 써주신 김인성 교수님, 최원준 교수님,

박정현 작가님등 이런 기회가 아니면 만나고 함께 작업하기 어려웠을 훌륭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이렇게 멋진 책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작업을, 아니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을 누군가가 들여다 봐주고

그에대해 비평을 해주신다는 것이 얼마나 흔치 않은 일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비교적 객관적으로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인성 교수님이 써주신 글과 '인디건축' 이라는 단어로 표현해주신 우리의 정체성에

진심으로 동의와 감사함을 느낌니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하나의 객관적 이정표를 갖게 된 것 같아 동시에 큰 책임감과 부담감도 느낌니다.

달게 가져가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출판기념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축하해주시기 위해 와주신 많은 분들을 뵈었습니다.

그 많은 분들을 한분한분 보면서 

지금 이자리에 서있고, 그분들과 서로를 소개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

또한 얼마나 감사해야할 일인지를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로 기적같은 일들의 연속이었고 환상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 다음주 화요일이면 공식적인 행사들은 모두 끝나지만

우리에겐 아직 과분할 수 있는 이 상을 주신 그 기대와 격려와 비판들을 잊지않고

작업 하나하나에 처음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하는 의무가 남아있습니다.


작업을 하나하나 해 나갈때마다 좋은 건축가가 되는 것은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몸으로 깨닫습니다.

절대로 한순간 갑자기 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좋은 건축가' 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받은 젊은 건축가상에 '젊은' 이라는 말이 붙는 것 같습니다.

젊음을 바탕으로 고통스럽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겠습니다.


이 상을 축하해주신 분들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31129 Y

  





   

참고로 저희는 1분 38초부터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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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평 숲속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도 시공자 찾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부평 숲속집 프로젝트는 지난 5월인가? 에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콕집어 얘기하자면 나에게) 커다란 한가지의 교훈을 남겨준 프로젝트이다.

그것은 '아는것이 힘이라면 잘못알고 있는 것은 독이다' 라는 것과 '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큰일난다' 라는 것이다.


어느날 메일한통과 함께 두분의 자매를 만났다.

부평에 순대국집을 하고 싶으시단다. 이미 예산에 대한 계획도 어느정도 갖고 계셨다.

판넬로 지었을때 평당 250만원정도 한다고 사전조사를 하고 오셨었고 이렇게저렇게 지으면 될거 같다고 

생각을 하고 계셨다.


내가 두분께 처음으로 한 말은 "저희한테 멀 바라세요? " 였다.  


질문의 의미는 멀로 지을지, 얼마에 지을지에 대해 이미 조사를 어느정도 다 하고오셔서 

굳이 내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비 라는 것을 내고 우리와 작업을 하는 경우 저희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냐는

의미였다.


건축주분은 무조건 재미있는 것을 원하신다고 하셨다. 평범한 순대국집이 아닌 특이한 순대국집.

그러면서 판넬로 짓는 것과 같은 공사비에서 할 것.

이런것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셨다.


평당 250만원이라. 

당시 내가 아는 어떤분이 상가를 평당 200만원에 짓고 계시다고 말씀을 하셨었다.

오 200만원? 역시 상가라서 그렇게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있던 찰라였다.

근데 평당 250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이것이 찰라의 미친실수 였다. 

잘못 알고 있으니 그것이 독이 되는것이었다.  나중에…


어쨌든 그렇게 해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대지는 법규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 동네였는데 미관지구에 머에 걸려있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거기다 재미있는 집, 순대국집 처럼 안보이는 순대국집 을 표방하신 건축주의 요구를 

충족시켜드리기 위해 예산과 법규와 건축주의 요구 사이에서 많은 줄다리기를 해야만 했다.

(언제나 그랬든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해주시기 바람)


프로젝트 보기


하지만 '아는것이 독이 되고 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큰일난다' 라는 교훈을 몸으로 느끼게 된건 

설계가 끝나고 나서였다. 


설계가 몇차례의 변경끝에 끝이나고 이제 시공사를 선정하려고

몇군데의 시공사에 견적문의를 하였다.


시공사들과의 첫 미팅때 공통적으로 나온말은 

"예산이 빠듯해 보이는데요.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견적을 뽑아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였다.


그리고 나서 날라온 견적은 5억, 4억7천, 4억2천….등등 이었다 ;;;

참고로 우리는 평당 250만원 예산에 규모가 80평이었다. 

전체 예산의 2배가 넘는 견적이었다.


한 유명시공사에서는 그래도 이 프로젝트를 꼭 해보고 싶다며 어떻게해서든 맞춰보려 노력해주셨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은 상가라도 평당 250은 말이 안된다.

지금은 판넬로 공장만 지어도 평당 300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모든 사태는 모두 나의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서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처음에 할 수 있다라고 주둥이를 놀리고 시작한 프로젝트 였으니 이제와서 못한다고 할 수도 없고

시공사들에게는 퇴짜맞고… 정말 괴롭기 짝이없는 상황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진짜로 그랬다. 


이제 방법은 한가지였다.

실행가로 공사를 해야하고 예산에 맞춰서 줄일 수 있는것들은 모두 조정을 해서 가는 것.

그렇게 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공팀 사장님과 만나 수차례 조정을 하며 공사비를 맞춰가는 과정을 거쳤다.

사장님이 직접 작업을 하는 팀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행가가 많이 줄어들기도 하고 공사의 공정들을 

조정하면서 또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마침내 지난 9월말에 착공을 할 수 있었다.

먼가 엄청난 숙제를 마친 느낌이었다. 


사실 어느것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공사들로부터 견적을 받으면서 느낀것은 우선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어느 견적서는 이건 머 거의 막던지는 구만 이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엉성한 것들도 있었다.

형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런 단순한 형태에(입면빼고) 자재도 아주 기본자재마감인데

이렇게 까지 비싸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공사들에서 받은 견적은 평균적으로 평당공사비가 거의 500만원 수준이었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재의 공사비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를 찾아오시는 많은분들, 

아니 앞으로 우리가 건축가로서 만나야 하는 우리주변의 많은 분들 중 대부분은 

넉넉한 돈을 갖고 계신분들이 아니다 

또한 최근 건축계에서 얘기하고 있는 건축의 대중화 그리고 좋은 건축에는 

최소한 주변의 평범한 분들을 위한 눈높이, 

그리고 그분들을 위한 건축 시스템과 생태계의 다양화가 포함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사의 목적과 예산의 범위에 맞게 다양한 성격의 시공자들이 존재해야 한다.

물론 겉으로 볼때는 아직까지 그런 생태계가 활발히 조성되어 있는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그러나 좀더 안으로 들어가보면 다양한 특성을 가진 시공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따라서 우리같은 젊은건축가들에게는, 

그리고 우리같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와 프로젝트를 만나고 싶고, 그것들을 업으로 삼고 싶은 사무소라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성격과 특성을 가진 시공자들을 많이 알아두고 옥석을 가려야하며

또 그들과 열린마음으로 테이블에 앉아 논의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131113 Y 






 



장흥주택이 끝나고, 즉 9월과 10월 두달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저 나뿐만 아니라 사무실 전체가 다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지냈다는 것 정도만 머리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이렇게 한참이나 지나서야 글을 쓰게 되었다. 머 이런 변명이 한두번도 아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지난 약 두달간을 머하느라 그렇게 정신없이 바빴나 하고 되짚어보니 

그래도 다행이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지난 봄의 끝자락에 시작한 부암동 프로젝트가 무더웠던 한여름을 지나 가을이 다되서야 

간신히 공사를 끝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중에 가장 힘든 프로젝트였고 처음으로 사무소를 

시작한걸 후회할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었다. 

다음으로 너무나 타이트한 공사비때문에 적당한 시공자를 찾을 수 없어 걱정이 많았던 부평의 숲속집이

다행히 시공자를 찾아 착공을 했고 그새 골조공사가 끝나가고 있다.

또 많은 수정과 인내와 고민이 요구되었던 목동의 오이삼 프로젝트가 양천구와의 몇번의 사투를 끝내고

(서로 물러설곳을 만들어놓지않고 싸웠다는 점에서 사투 가 적당한 말인듯하다) 또 한참의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시공사를 선정해 착공을 하였다. 

음 그리고 진안의 three one house (내가 오늘부터 이렇게 부름 ㅋ, 구 이랑교사사택) 프로젝트가 

시공사를 결정하고 착공에 들어가 벌써 골조가 끝나간다.

거기다 장흥주택이 끝나자 마자 압박이 들어온 세번째 Low Cost House 화순주택이 10월초에 공사를 시작해

지난 11월 1일에 완공식을 마쳤다. 엄청난 속도였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10월 22일에 2013 젊은 건축가상 시상식을 시작으로 대한민국건축문화제에 전시를 

하였고 건축가와의 대화도 무사히 마쳤다.

물론 그 사이사이 몇몇 대학과 단체에 특강을 하기도 했다.


휴… 정말 놀랍다. 

적고 나서 보니 이렇게나 많은 일이 지난 두달동안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이러니 거의 단 하루도 별일없이 평화롭게 지난간 날이 있었나 하고 느낄만 했다. 


참 하나하나 되짚어 볼라치면 정말 많은 할얘기들이 있는 사건들이었는데 

무엇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할지 막막할 정도다. 

아쉽게도 각각의 이야기들이 적당한 때를 놓친것 같긴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차근차근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지난 몇일동안 젊은건축가상 책에 들어갈 원고들을 썼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쓰는 글보다는 훨씬 공식적이고 공손하고 정제해서 쓸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다시 막상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보니 아직 편하게 글을 날려쓸 수가 없다.

하루쯤 쉬고 다시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쓸 준비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글이 너무 딱딱해지는 느낌이랄까. 



131110 Y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건축가와 함께하는 토요일11시_가을강좌에

'좋은 건축'이라느 주제로 강연하고 왔습니다. 찾아와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기간에 젊건 전시가 예정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 사전답사 다녀왔습니다. 다른 전시4개와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젊건전시는 양지바른 그러나 유효공간 별로없는 창가쪽에 배치.
10월22일 전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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