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볍씨학교로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앞서 경기도건축상 특별상을 수상했을때와 같은 소감입니다. 

 

"

설명을 하자면 정말 여러 의미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한참을 나와야 하는 프로젝트였던

광명 볍씨학교, 

그 중에서도 건축주 역할 이었던 학교와 건축위원회 분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돌이켜보니 정말로 훌륭했던 분들을 만나 일을 했던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고생을 하셨는데, 그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 상이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많은 이야기와 의미만큼이 잘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도 남지만,

마음속에 늘 특별하게 남아 있을 거라는 뜻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불편해지고, 더 때가 타고, 더 볍씨스러워지기를 기원하며!

"

 

참고로 시상식에 대신 참석한 정실장 얼굴이 화면에 초클로즈업되어 비춰진 덕분에 시상식이

영화제 시상식인줄 알았다는 사람이 아쉽게도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기대했을텐데...ㅋ;;;;

 

 

 

 

설명을 하자면 정말 여러 의미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한참을 나와야 하는 프로젝트였던

광명 볍씨학교, 

그 중에서도 건축주 역할 이었던 학교와 건축위원회 분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돌이켜보니 정말로 훌륭했던 분들을 만나 일을 했던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고생을 하셨는데, 그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 상이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많은 이야기와 의미만큼이 잘 전달되지 못해 아쉬움도 남지만,

마음속에 늘 특별하게 남아 있을 거라는 뜻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불편해지고, 더 때가 타고, 더 볍씨스러워지기를 기원하며!

 

https://www.archdaily.com/911667/gwangmyeong-ymca-byeopssi-school-jya-rchitects


광명 YMCA볍씨학교가 Archdaily 에 소개되었습니다


오랜시간 여러분들이 고생하셨던 프로젝트인데 


그 모든 분들께, 특히 강옥희선생님 이하 건축위원회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JYA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볍씨학교 in World Architecture Community web  (0) 2019.03.26
볍씨학교  (0) 2019.03.17
Presentation in Tanzania  (0) 2019.02.06
포항나눔센터 사진촬영  (0) 2019.01.29
어울림플라자 국제지명현상  (0) 2019.01.18

" 우리들이 새로 건축을 하기로 결정하고나서 가장 염려하는 것은 

  새로 만들어진 학교가 너무 편해질까봐, 그래서 아이들이 너무 편한것에 익숙해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건축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국 상당부분 편한 공간을 추구하게 된다.

편한 공간이란 곧 잘 계획되어진 공간이고, 효율적인 공간이고, 안전한 공간이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란 

의미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말은 틀린말은 아니지만 왠지 어딘가 의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그 동안 건축 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영역에서도 이 편리함 이란 것을 쫓아 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발전이 있었고 우리의 인식은 변했으며 그 결과 우리 생활은 크게 변했다.

건축에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편리한 공간이란 곧 효율적이 공간이고, 

그로인해 사람의 동선은 매우 효율적이어야 하고

이는 곧 사람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기 위한 공간배치와 동선의 계획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기계적인 측면에서도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뜬한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집은 점점 외부와 차단되어 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패시브하우스처럼 창을 열지 않고도, 심지어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움직이면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위에 대한 가치,

외부 자연과 더 많이 접촉하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풍성함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즉, 몸이 편해지는 만큼 정신도 그만큼 건강해지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광명볍씨학교의 철학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15년동안 하나하나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손으로 만들어온 이 학교는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웠고 사랑받는 학교였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학교 건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학교를 새로 짓기로 결정하고, 학교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처음 들려준 말씀이 바로 아이들이 편한것에 익숙해 질까 하는 염려였다.


내가 이해한 볍씨학교의 철학은 "불편한 학교" 이다.


기존의 학교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웠다. 

대신 그래서 겨울에는 따뜻한 방바닥에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학교주변의 산에서, 나무 그늘 아래에 모여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식힐 줄 아는 삶의 지혜를 배우고, 

수돗가의 작은 물줄기의 시원함과 소중함을 배운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울때는 더위를, 추울때는 추위를 참아낼 줄 아는 인내심을 배운다.


기존의 학교는 교실과 화장실, 수돗가, 식당 등이 모두 따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교실에서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와야 하고,

수돗가에 가기 위해서도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하루에도 여러번 아이들은 교실에서 나와 바깥공간의 흙을 밟아야 한다.

이는 한번 학교에 들어가면 체육시간과 집에 갈때를 빼고는 밖에 나올일이 없고, 

심지어 교실이 있는 층 말고는 다른 층에 갈 일도 별로 없는 대부분의 다른 학교에 비하면 불편할 수 도 있다.

하지만 볍씨학교의 아이들은 덕분에 

햇살이 좋은 날엔 햇살의 따뜻함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비가 올때는 비가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비를 맞으면서 몸이 젖는 느낌, 비가 나무와 땅에 부딪쳐 만들어 내는 물방울의 움직임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바람이 불때는 바람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바람이 몸에 와 닿는 느낌도 수시로 느낄 수가 있다.

또 눈이 올때는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보고, 쌓인 눈을 밟아야만 한다. 

이처럼 아이들은 설령 원하지 않더라도 생활을 위해서는 자주 외부로 나갈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자연의 변화를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그 안에서 정서적으로 매우 풍부해 질 수 있다. 

이 것이 자연과 가까이 살아갈때 얻을 수 있는 이로움이다.


기존의 학교는 최소한의 학교였다.

학교 건물은 최소한의 크기에 최소한의 역할 만 한다.

담장도, 경계도 없고, 지붕이 있는 것이 교실(혹은 부속시설)일 뿐이다. 

하지만 덕분에 이 곳의 아이들은 학교라는 울타리에 제약받지 않는다.

대신 이 아이들에게는 주변 일대 산자락이 모두 학교이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학교주변의 나무와 나무사이, 언덕, 풀숲 등에 비밀 아지트(호그와트라 불리는)를 만들고, 

놀이터를 만들고, 야외 교실을 만든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공간을 정의하고,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기능을 넣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스스로 학교라는,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해가고 만들어 간다.

다른 대부분의 학교들이 담장으로 둘러쌓여 있는 영역이 있고, 교문이 있고, 그 안에서 다시 학교건물이 있어서 

그 건물에 들어가면 또다시 하나의 영역에 갇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볍씨학교는 어쩌면 최소한의 건물만 있는 작은 학교일 수도 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가장 큰 학교이기도 한 것이다.

이 모든건 아이들을 포함한 학교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학교를 채워나가고 완성해 가기 때문이다.


기존의 학교는 오랜 시간동안 학교구성원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져 온 진행형의 학교이다.

그래서 비록 기존의 건물들이 어설프고 초라해보이기도 했지만 그 안에 녹아져 있는 시간과 기억은 감히 

적다고 할 수 없다. 

그 시간과 기억속에는 그 동안 이 학교를 구성해온 구성원 모두의 추억이 담겨져 있어서 

그 모두가 그렇게 이 학교를 사랑하나보다.

이렇게 구석구석 어느 한 귀퉁이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는 이 공간이 바로 볍씨학교의 철학을 말해준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의 흐름에서 지금 이 순간은 역시나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통과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계획하는 이 학교건물이 이 학교의 완성이거나 과거부터 이어져온 시간들의 종착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과거 15년 동안 학교의 시간과 철학을 이 시점에서 한번 정리하는 것 뿐이고, 우리가 계획한 학교가 만들어지면

그곳에는 다시 볍씨학교 구성원들의 시간과 노력들이 채워져, 지금까지 이어온 학교의 정체성을  채워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계획은 그저 우리가 이해한 학교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최소한의 물리적 그릇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자유와 구성원들의 손때와 자연이 담겨질 그릇이.


우리가 계획한 학교도 역시 "불편" 하고자 했다.

어쩌면 기존의 학교보다 더 "불편" 해 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여전히 비바람이 불고 눈이 올때도 

화장실과 식당 혹은 수돗가와 심지어 다른 교실에 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신고 밖을 나가야 한다. 

아니 오히려 어떤 아이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3층에서 신발을 신고

외부 계단을 내려와 다른 교실 앞을 지나 땅을 밝고 걸어서 화장실에 가야한다. 

이제 아이들은 2차원의 공간이 아닌 3차원의 공간을 수시로 움직여야 한다.

가는 길에서 자연의 변화도 느껴야 하지만, 다른 교실의, 다른 공간의 아이들을 또한 만나야 한다.

이렇듯 많은 아이들은 3차원의 공간에서, 실내와 실외가 섞인 공간에서 수많은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다.

각각의 교실은 기존의 학교보다 더 넓고 쉽게 자연과 통할 수 있고, 아이들은 더 쉽게 실내와 실외를 넘나들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이 학교는 진정한 생명력을 얻을 것이다


광명볍씨학교는 진행과정에서도 행정적으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공사중인 지금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어쩌면 이 또한 학교를 짓기 위한 "불편함" 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 학교를 진행하면서 학교의 구성원들을 보며 "불편함" 이라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이 분들은 그 "불편함"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를 알고 계시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겪고 있는 과정에서의 "불편함" 안에서 우리가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멋대로 명명한 "불편함" 이란 단어를 혹시나 불편해 하실 수 있는 학교 관계자 분들께는 사과를 드립니다.

  

161207 어서 철골제작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Y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