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의 짐싸기에 이어 진짜 이삿날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이삿짐 직원분들이 오셔서 짐을 포장하기 시작하셨고, 

저희는 몇 명은 하중동에서 짐 나가는 거 확인하고,

몇 명은 홍제동에 가서 이삿짐 받을 준비하고,

몇은 필요한 거 사러 이케아를 비롯해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사람이 여러명이니 이럴때는 참 동시에,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ㅎ

 

아침부터 시작된 이삿짐 포장
전문가들이 하면 확실히 다름니다. 머든지간에 ㅎ
이삿짐이 다 나가고 나니 이렇게 횡한 모습입니다. 4년 동안 많이 낡아지긴 했지만, 이러니 처음 오던 날도 생각나네요.
점심먹고 나서 이제 본격적으로 홍제동에서의 이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텅 비어있던 공간.
이삿짐이 하나둘 올라옵니다.
하중동에서 가져온 가장 큰 가구는 길이 2400 의 개인책상입니다. 여전히 쓸만하다고 할까요? ㅎㅎ 
우리 지연이 머하지?
저 책들은 저자리가 아닌데..... 가시면 다시 해야겠습니다 ㅠ
계속해서 짐이 들어옵니다.
종수가 인터넷과 서버를 먼저 연결합니다. 오늘 안으로 마무리해서 내일부터는 일을 할 수 있도록요 ㅠ
오후가 되니 천창을 통해 햇살이 들어옵니다. 
이사짐이 다 들어오고, 이제 본격적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올때 많이 버리고 와서 그런지, 짐이 많이 줄었습니다 ㅎ
본격적인 짐정리 시작!
ㅋㅋ, 정연이와 저 둘의 표정이 왜이리 다르죠? 정연이는 세상 저렇게 불쌍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ㅠㅠ 
택배로 도착한 3층 의자 조립, 합판 마감에 어울리는 합판 의자!
우리집 바닥도 이렇게 열심히 손걸레질 해본적이 언제였던가.. 오늘까지만 입니다! ㅋㅋ
저녁이 되어 어둑어둑해지면서 조금씩 마무리되어 갑니다. 우선은!
지연!창고!정리!
밖에서 너무 잘 보인다아아 -_ -;;;;;
어두워지니 간판이 멋져요 ㅎㅎ
홍제동 사무실에서의 첫번째 저녁을 먹습니다. 이렇게 첫째날이 마무리되어 갑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웃고 우는(맘속으로) 일들이 있을까요? ㅎ
어제는 하중동에서의 마지막 퇴근이었고, 오늘은 홍제동에서의 첫번째 퇴근입니다!

 

이렇게해서 "홍제동으로 이사하기" 이벤트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조금씩 조금씩 정리하며 할 것들이 있겠지만,

일단은 우리는 이제부터 홍제동 생활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이벤트를 위해 길게보면 작년에 땅을 알아보던 순간부터,

짧게는 공사가 시작된 이후의 인고의 시간들이,

더 짧게는 이사를 위해 본격적으로 일정과 업체를 알아보고,

그에 맞춰 하나하나 현장공사를 마무리하던 시간들까지

정말 긴 시간동안, 여러 사람의 수고가 있었고, 

그것들의 결과물이 바로 오늘의 이 이사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참으로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이 공사를 진행하며 몸과 마음이 두 배로 바빴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말에 필요할때 마다 나와 청소하고 정리하느라 모두가 다 수고해주었지만,

그 중에서 특히 공사의 8할을 진행해준 수연이와, 마무리하러 들어와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해준 지연이에게 특별히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와 조소장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잊지못할 순간일 것입니다.

8년전 신설동의 월세 50만원 사무실에서 시작할때는

상상해보지 못했던 일을 벌였고, 이렇게 이사까지 들어왔으니,

이 끝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는 그래도 잘 해온거라 생각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잊지못할 순간입니다.

지난 8년의 시간동안 잘한 일, 못한 일, 좋은 일, 나쁜 일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한가지 확실했던 건, 늘 배고파 했고, 늘 불안해 했고, 안주하지 않으려 늘 노력했고,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 새로운 영역을 찾으려, 더 새롭고 다양해지려 노력해 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수 많은 돌뿌리들에 휘청휘청하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게 해 준 비결인 것 같습니다.

 

사옥을 계획해보신 많은 분들이 아마도 그러한 마음이겠지만, 

이것을 가장 망설이게 하는 것은 현재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미래에도 우리가 괜찮을까, 지금과 같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인 것 같습니다.

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사는, 사무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저희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속으로 이 끝이 어찌 될 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홍제동 사옥을 준비하면서도 늘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우리를 괴롭히던 불안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그나마 작은 희망과 믿을을 갖게 된 것은,

우리가 그 동안 해왔던 것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지려는 욕망을 놓지 않는다면,

늘 배고파하며 새로운 일에 목말라 한다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고 한발 더 빠르게 해간다면,  

그리고 지금 있는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긴다면,

적어도 그 끝이 쉽게 무너지거나 흩어져 버리는 엔딩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입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도

늘 긴장하고 늘 돌이켜보고 늘 배우고 나아지려 노력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지난 8년의 경험으로 늘 괴롭고 아프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흐트러지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현재보다 못하진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갖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새로 마련한 이 공간이 그 치열한 과정과 시간에서 

우리에게 그나마 편안과 위안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홍제동 사옥 프로젝트에 가장 큰 공이 있는 조소장에게 

모두를 대신해 감사를 드립니다.

 

 

 

합정동 사무실에서 이곳 하중동 사무실로 온지 정확하게 만으로 4년하고 1개월이 되었습니다. 

본래는 4년의 계약기간을 다 못채우고 이사나갈 것 같아 주인어르신께 죄송해하고 있었는데,

공사가 늦어지고 늦어져, 4년의 계약기간을 한달이나 넘기게 되었네요. 

 

처음 하중동으로 오면서 하중동이라는 동네를 처음 들어봤고, 

왠만한 서울 토박이 분들도 하중동이라는 동네를 거의 들어보지 못할만큼 생경한 이름의 동네였는데

(무려 마포구에 있음에도 말이에요 ;;;) 

그 생경함처럼 서울도심임에도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그런 동네였습니다.

덕분에 우리 건물 주인어르신은 임대가 안나가 늘 근심이셨지만, 

저희가 있던 4년 동안 위층이 비어있던 이유로 3층의 저희는 불편함 없이 지냈습니다.

이곳에 있던 동안 좋은 일도 많았고, 처음 겪어보는 정말 힘들고 황당한 일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이렇게 조금마한 사무소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

전체적으론 와서 좋았다고 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중동 사무실에게.

 

돌이켜보니 처음  

신설동에서 약 1 년

합정동에서 약 3 년

하중동에서 약 4 년 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4 년의 시간동안 익숙해졌던 이 환경이, 이 환경에서의 움직임들이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몸에 베어 있는 듯 합니다.

그 중에선 좋아하던 것도 있고, 불만인 것들도 있었지만 막상 떠나려니 다 눈에 밟힘니다.

이 곳에 오면서 나름 신경써서 인테리어도 하고, 

야심차게 그린그린 한 식물도 심고,

그 화분 하나하나, 테이블 하나하나까지 직접 그려서 금속으로 만들어서 쓰던 것들인데

4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건 애물단지가 되기도 했고, 어떤 건 여전히 잘 쓰고 있기도 하고,

어떤 건 좀 지겨워지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처음엔 자주 쓸 것처럼 옥상에 테이블과 블럭도 사서 올려놨었는데,

4년 중에 3년은 거의 올라가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변기도 고장나거나 덜렁거리고,

겨울에는 추워서 손씻기도 힘들고, 추워서 쓰기도 고욕이었던 화장실도,

사무실에 조용히 얘기할 공간이 없어서 은밀한 얘기나, 상담이나 면접이라도 보려면 

주변 까페를 전전해야 했던 사무실 공간 계획의 오류?도,

주변에 밥먹을 곳이 정말 없는, 하지만 그 덕분에 하나 찾은 

가장 가까운 훌륭한 식당을 일주일에 많게는 4,5일을 가게 되던 것도,

그 바로 옆집의 조금은 부실한 인테리어지만, 그래도 커피맛이 일품이었고,

친절하고 조용했던, 사무실의 미팅룸 역할을 해주던 작은 까페도,

그리고 그 식당과 까페의 두분 사장님들도,

모두가 자연스러운 우리의 일상이었고, 

집같이 편안한 활동의 영역이었고, 

지난 4년의 우리 모습이었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공간에 가서 생활하다보면 

또 그 곳의 공간에 익숙해지고, 행동은 자연스러워 질 것이며,

그럼 자연스럽게 하중동에서의 생활들이 점점 잊혀져 가게 되겠지만,

그래도 떠올리려고 애쓰면

이때의 이 공간과, 이 공간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 그 사람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무실 이사는 사무실 전문 포장이사업체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할 것들이 많습니다.

우선 개인짐들을 각자 잘 챙겨서 미리 싸놔야하고,

가져가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것들은 이사 전날 미리미리 철거하고, 모으고, 분류해서

폐기물 차량을 통해 버려야 합니다.

저희같은 경우엔 그 동안 모아놨던, 하지만 보지 않고 쌓여있던 각 종 샘플들을 처리해야 했고,

책장을 차지하고 있는 잘 안보는 오래된 책들도 큰맘먹고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바로 화분이었습니다.

역시 생화를 빛이 들지 않는 실내에서 키우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걸 실감하며,

관리가 안되, 죽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식물들과 그 금속화분과 그 안의 어마어마한 흙들...

식물 중 입양보낼 애들은 보내고, 화분 중 일부는 가져가고 나머지는 기증하고, 

그 외에는 모두 폐기물 처리입니다... ㅠㅠ

어쨌든 이러한 막노동 중의 막노동, 그 현장의 모습입니다. 

9월 14일 월요일 아침, 힘차게 짐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개인 짐들 정리부터 시작합니다. 
다음으로 컴퓨터를 분리하고, 다음으론 가장 어려운 화분정리에 들어갑니다 크크;;;
그 동안 뜨겁고 차가운 금속화분에서 고생했을 식물들에게 깊은 사과를...
짐과 화분정리를 마치고 한숨 돌립니다.
이제 샘플로 제작해 천정에 달아놨던 원형 폴리카보네이트판도 제거하고,
신설동에서부터 합정동을 거쳐 하중동까지 함께 한 물고기도 챙깁니다.
주방정리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폐기물을 3층에서 1층까지 내리고 나니 저렇게 등에 하트가!! ㅋㅋ
이렇게 사무실에서 나온 폐기물이 무려 1톤 트럭 한차가 넘었습니다 - -;;;
이제 좀 휑한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결국엔 저렇게 누웠습니다... 마치 이미 여러번 저래본 것 처럼 자연스럽게.. ㅋㅋ
모두에게 필요한 건 바로 당!!!

모두가 퇴근한 후 조소장과 둘이서만 남았습니다. 

둘이서만 하중동 사무실 마지막 날 밤을 보내고 있자니

상상했던 것보다 별 느낌이 안나기도 하고, 또 아무렇지도 않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마치, 군대 전역하던 전날밤 같은 느낌이랄까?

엄첨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인데, 막상 닥치니 상상만큼 흥분되진 않는,

어쩌면 기쁨의 감정을 잘 표현못하는 우리네 성향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날 둘이서 놓친 저녁대신에 컵라면에 맥주를 한잔씩 하며, 

그렇게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며 하중동 사무실 마지막 업무를 마쳤습니다.

 

이사를 기다리는 하중동 사무실 모습

 

하중동 사무실에서 둘이 먹는 마지막 저녁.

 

이제 퇴근합니다!

 

안녕! 하중동!

 

이렇게 하중동에서의 마지막 퇴근을 했습니다. 

안녕~ 지난 4년동안 잘 지냈다!

 

P.S. 하중동 10-1, 국수집, Cafe Brother & Sister, Cafe Joker, 광흥창역, 커반!  안녕~ 

처음 약 3개월을 예상했던 공사는 이어지는 주변의 악성민원과 

역대 최장으로 기록된 장마까지 겹쳐 늘어지고 늘어져 결국 6개월짜리 공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거의 마지막 공정인 간판달기를 끝으로 공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이제 이사날짜를 잡았습니다.

그 동안 이전 사무실들에서는 한번도 간판을 달아본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좀 눈에 잘띄는 JYA 세 글자를 달았습니다.

 

이 글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주변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무실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매일매일 출근하며 멀리서도 눈에 잘 보이는 이 이름에

조금이라도 자긍심과 애정을 갖게 되기를 바라고, 그로인해 건축을 하는 것이,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있는 것이 좀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았습니다. 

여전히 "건축사사무소" 라는 이름이 어디에도 없어서 

머하는 곳이냐고 지나가며 물어보시는 분들이 태반이지만 그래도 저걸로 마지막 간판달기가 끝났습니다.

 

공사가 하도 길어지다 보니 끝날것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막상 이사날짜를 잡으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이사하고 몇일만 지나도 저곳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곧 자연스런 우리 일상이 되겠죠?

그러기 위해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사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화이팅 하겠습니다.

 

그럼 이사까지 마치고, 다시한번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9월 15일까지 힘을 내요 J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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