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Low Cost House series 그 네번째 집이자 올해의 첫번째집이 완공되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제서야 완성이 되었지만 

시작은 한참 전에 시작되었다. 


다만 이렇게 긴 시간이 걸려서 완성된데에는 몇가지 사연들이 있었고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해 보고자 한다. 


작년에 세 채의 저비용주택들을 하면서 우리는 많은 한계를 느꼈다.

우선은 물리적, 육체적인 한계를 느꼈고 

아직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계시다는 것에 또한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올해에도 Low Cost House series 를 계속한다면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프로젝트에 여러사람들, 특히 건축을 하시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혹 더 나아가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 보고 싶었다.

특히나 우리가 그랬듯 첫발을 떼기가 어려운 많은 젊은건축가 혹은 학생분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정말 좋은 시작이며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올해 그 네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오픈하기로 하였다.

그 요지는 디자인부터 현장관리까지 모두 맡아서 하실 분을 찾는 것이었고 그에 들어가는 

경비와 공사팀을 꾸리는 것은 우리가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작은 프로젝트이니 우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 가 계실 수 있는 분" 을 유일한 조건으로

사무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모집을 하였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척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다.

그 후 어쩔 수 없이 선착순으로 끊어서 총 6팀을 모시고 현장방문을 하였고 

제출된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정도만 보고 한팀을 선정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게도 그 한팀이 끝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못하였다.

물리적 여건상 촉박한 시간안에 설계안을 끝내는 것에 문제도 있었고, 

어떤이유에서인지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이 반영된 안으로 계획안이 발전하질 못했던 문제도 있었고, 

또한 Low Cost House series 에 어울리는 아이디어가 부족해 보였다. 

즉, 공사비 4000만원이라는 것에 대한 소위 "감" 을 잡기가 어려웠던 듯 싶다.


그렇게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나름 한달여의 시간을 들여 진행하던 이 일련의 과정들이 아쉽게도 

그 결과를 만들어 내진 못하였다.



현장방문 중 가족들과의 대화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다시 시작된 공사에 이번엔 쟁쟁한 분들이 동참해주셨다.

Max Min House 의 원빌더 님과 위빌의 전대표님. 


그렇게 해서 시작된 공사는 순조롭게 가는가 싶더니 역시나 쉬운게 없었다.

사실상 이런 프로젝트를 네개째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현실과 이상은 그 차이가 있다.

또한 건축주와 시공자는 그 생각하는 바는 같더라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고

기대하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차이도 있다.

저소득층분들이라고 마냥 순수하신 것도 아니고 

개인이 느끼기에 따라 도움의 이유가 충분하게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이윤으로 둘 사이가 묶여있지 않기에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가 있다.

즉, 마음에서 납득이 되지 않으면 이러한 프로젝트는 하기가 쉽지않다.


그런 덕분에 공사는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고 여러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되어져갔다.

어느때보다 쉽게 될거라 예상했던 공사가 어느때보다 어렵게 완성되었다.



주소에서 알 수 있듯이 작년에 전남에서 하던 프로젝트들이 올해는 전북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와 처음 뵈었고 

집짓는 사업을 이번에 처음 해보시는 것이라 의욕적으로 진행을 해주시고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다만 안타까웠던 것은 열심히 활동하시면서 여러 후원들을 많이 계획하시고 약속받으셨는데 

그것들이 마지막에 마무리가 잘 안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재단에서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후원을 찾아와주시면 그 부분에서 생기는 공사비의 차액을

그 집에 다시 집어넣는다. 

그래서 집을 조금이라도 더 넓게 해준다던지, 재료라도 좀 더 좋은걸 쓴다든지 해서 예산안에서 공사비가 

남지 않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이때 문제는 전제했던 후원이 취소가 되어 버리거나 했을때 문제가 생긴다.

이번에도 몇번 그런해프닝들이 있었고 이는 결국 공사비를 관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3월에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약 4개월가까이 걸려서 끝이 났다.


이 집은 많이 부족한 집이다. 

돈이 조금만 더 있으면 여기를 요렇게 해주면 좋을거 같은데....

라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 집이다.

마지막에 공사비가 변수가 생기고 예정했던 것들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오면서

그런 아쉬움이 생겼다. 

또한 친환경자재를 쓴 집도 아니고 OSB를 노출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의 series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실내공간을 얻었고 

가장 많은 수납공간이 만들어 졌으며 

흥미로운 내부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이집의 둘째딸이 집을 짓는 동안 K-pop star 오디션에 합격을 해서 서울로 오디션을 보러 간단다.

조만간 이 친구를 티비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가족의 활약을 기대한다!!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 내려가 2박3일동안 처녀들로써 쉽지않은 

"산속 친환경오픈화장실"을 기꺼이 감내해가며 바니쉬냄새에 중독될 만큼 열심히 해준 사무실 식구들과 

사진찍느라 고생한 황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140712 Y







지난 6월에 시작해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작업한 날짜는 약 25일밖에 되지 않지만 장마를 피하고 다른현장과 겹치다보니 시간이 미루고 미뤄져

9월2일 에서야 완공식을 하게되었다.


그 사이에 오매불망 집을 기다리시던 가족들, 특히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번 주택은 개인적으로 지난번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장마덕분에 다른현장들도 여름내내 일정이 미뤄지다 보니 이곳에서 작업하시던 분들이 내려오시는 날짜를 잡기가 어려웠다.

덕분에 장흥군이나 어린이재단과도 일정때문에 많은 이견과 타협과 이해가 필요했다. 


하지만 찌는 날씨와 어려운 스케줄속에서도 무사히 작업을 마쳐주신 작업팀과 

부암동에 이어 또다시 현장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었던 우리 JYA 가족들. 

특히나 Low Cost House series 를 보고싶어 하던 채연이와 명화, 

아마도 현장에서 느낀 모습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을 것 같지만 

끝까지 웃으면서 함께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2박3일 일정으로 장흥에 함께 내려가 잡일부터 저녁준비까지 투덜거리면서 해줄건 다 해준

우리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사진작가 황효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덕분에 우리의 전라도 나들이가 더 재미있었지 싶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돌아나오면서 몇몇 아쉬움이 남았다.

건축주 아버님과 덜 싸울걸 하는 것, 마루위의 조명을 좀더 밝게 할걸 하는것 등등

보여지는 문제만이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느낀다.

Low Cost House series 를 하면서 배우는 많은 것들 중 하나다. 


끝으로 사람이 고프고, 관심이 고프고, 안심하고 살아갈 집이 고팠던 다섯아이들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아마도 다섯명이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냈기때문에 이리도 밝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집이 이 밝고 명랑한 아이들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집이 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130928 완공식이 한참지나서 Y



부암동 현장에 있는데 어린이재단 전남본부에서 전화가 왔다.

"소장님~두번째 집 이제 지으셔야죠~ 돈이 마련될거 같아요~"

뜬금없이 전화하셔서 갑작스레 지으시잖다. 

그래서 나두 단번에 보자며 내려간다고 하고는 오늘 전라남도에 다녀왔다.

사실 말이 뜬금없이 전화했다고 했지 사실은 알고있다. 

집 짓기 위한 돈을 후원받아 마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서 재단분들이 얼마나 수고하셨는지를.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쭤봤다. 

"그래서 얼마나 모으셨어요?"

3천인데요 쫌 더 할수도 있을거 같아요.

또 다시 시험에 들거 같은 기분이다. 

첫번째주택인 벌교보다도 작은 돈이다.

하지만 예산에 대한 걱정보다 어떤 집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다.


새벽에 일어나 목포를 거쳐 두번째 집짓기 장소인 장흥에 도착했다.

장흥은 강진과 벌교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지난 겨울 강진과 벌교를 거의 매일왔다갔다 하던 나에겐 장흥가는 길이 매우 낯이 익었다.


장흥집을 가면서 대상자분들의 상황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어째서 고난은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분들에게만, 그것도 한꺼번에 몰아서 오느냐는 것이다.

이분들도 그런 상황이었다.

다행히 부모님이 정말 열심히 살려고 하시는 분들이지만, 

아버님과 어머님이 번갈아서 사고가 나시고 병을 얻고, 수술을 해야하고, 

그러면서 수입이 없어지다 보니 아이들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아.... 아이들은 또 어찌도 그리 많이 낳으셨단 말인가. 

이 집엔 부모와 다섯아이 해서 총 일곱가족이 살고 있다.

집은 너무나 오래되어서 상태가 매우 안좋았고 화장실이 없이 

대문옆에 문도없는 변기만 하나 놓여있었다.

상상이 가는가. 

엄마를 포함해 청소년이 된 여자아이들까지도 문도없이 훤히 다 보이는 

변기를 화장실로 쓰고 있었다는 것이.

거기다 집에는 과거 소를 키우던 우사가 남아있어 그곳에 있는 소의 배설물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악취와 파리들이 집에 가득했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그건 바로 집에 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낡은 집이다 보니 그렇겠지만 옷장이며 주방이며 

심지어 밥먹는데 밥상 밑으로도 쥐가 지나갈 정도라는 것이다. 

오늘 현장을 방문했을때 짐정리를 위해서 옷장의 옷이며 이불등을 꺼내놨는데

그 안에서 나온듯한 쥐똥들이 바닥에 가득했다.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살아온 다섯명의 아이들이 정말 건강할수 있을까 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이곳에 내려오면서 재단분들에겐

최근 부쩍 바빠진 사무실 사정을 핑계로 가급적 빨리 하겠지만 

언제쯤 공사를 시작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핑계만은 아닌 사실이긴 했지만 이런 광경을 보니 차마 그런이유를 대면서 공사를 미룰 순 없을 거 같았다,

우리가 하루이틀을 미루면 아이들은 이런집에서 

하루이틀을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내려와야 할거 같았다. 

같은게 아니라 그래야 한다. 


현재 아버지는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계신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건 그저 고등학생이 된 자녀들도 있으니 최소한 남자와 여자끼리는 따로 잘 수 있게

아이들방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현재는 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고등학생인 두 자녀는 그 방에서, 부모님과 나머지 셋은 거실(?)같은 

부엌앞에서 잔다. 그리고 집이 너무 어두워 집이 좀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화장실과 씻는곳도 있었으면 좋겠단다.


들어보면 당연히 집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들을 어려운 부탁인듯이 조심스레 말씀을 하신다.

마음이 참 아팠다.


벌교때보다 예산은 적고 가족은 많다보니 필요한 공간은 더 많은 상황이다. 

또 그때는 일부 자재도 후원받을 수 있었으니 두번째집의 상황은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더싸고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이제부터 머리를 싸메고 고민을 해야하는 이유다.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자원봉사자분들이 집을 정리하고 계셨다.

쓰레기가 한트럭이 나왔다며 웃으셨다.

이번 장흥프로젝트는 군청에서부터 장흥의 복지단체들이 매우 적극적이시고,

거기다 마을에서도 이 가족을 위해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새로 집을 짓게 된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시고

적극적으로 돕고 싶어 하신단다.

그래서 우리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우리를 오랫동안 기다리던 손님맞듯이 반가이 맞아주셨다.

이런 마음들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저런 좋은 마음들이 모였을때 좋은 집이 나오는게 아닐까. 


어쨌든 이렇게 해서 갑작스레 Low Cost House series 그 두번째 집 "장흥" 편이 시작되었다.


130605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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