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은 늘 어렵다.
특히 지방은 더욱 그렇다.
지역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건축주분들이 시공사를 선정할때 서울에서 활동하는 시공사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공사를 비교하고 싶어한다.
우선 지역 시공사가 비용이 더 저렴하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기대 때문이고, 이는 대부분 그러하기도 하다.
가까이에서 오고가면서 공사하는 것이 멀리서 와서 공사는 하는 것보다 하다못해 모텔비 하나,
아침밥값 하나라도 더 쌀수밖에 없으니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껴지는 돈이 분명 있다.
하지만 사실 지역 시공사와 계약할때의 문제는 공사비의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실제 견적을 작성하고, 현장에서 공사를 담당하는 사람과,
그 견적서를 가시고 와서 영업하는 사람이 따로따로다.
공사견적서라는 것이 애초에 비용과 항목이 꼼꼼하게 체크되고 이루어져야하는데,
계약하는 사람과 공사하는 사람이 다르니 서로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계약하는 사람은 퉁으로 소위 네고쳐서 어떻게든 계약하려가고,
막상 그렇게 공사가 들어가면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사람은 불만이 가득해진다.
그런 불만은 현장에서 싸게싸게 로 돌아가게되고, 조금의 감리와 수정에도 짜증이 나게 된다.
그리고 조금의 추가공사 항목이 생겨도 이걸 기회로 그동안 마이너스난 공사비를 보충하려한다.
하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제어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공사견적서를 꼼꼼하게 작성하질 않았기 때문에 변경에 대한 항목도, 근거도 명확하지 않고,
그러니 근거없는 주장만 난무하게 된다.
거기다 계약할때 담당자는 계약이후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을 위해 했던 많은 말들이 머리가 아닌 입에서 나왔으니
실제 기억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물론 모른체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아수라장같은 상황의 틈바구니에서 현장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쟁과 집착과 수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나를, 직원을, 사무실을 갈아 넣어야 가능한 일이다.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모두 감수해야한다.
이 모든 비정상적 행위의 목표는 오직 좋은 건물로 남기고자 하는 의지와,
그 동안의 계획과정에 대한 집착,
그리고 건축주의 행복 뿐이다.
입에 바른 말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
그것 외에 우리가 얻을 것은 없다.
물론 그런 과정을 모두 감수하고 프로젝트가 끝났다고해서 결과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건축주와 불편해진 적도 있고,
그럼에도 원하던 결과가 만들어지지 못한 적도 있다.
담당했던 직원이 지쳐서 퇴사를 결심한적도 있다.
최근에 또 그런 현장을 하나 겪고 있다.
지역의 시공사는 감리라는 사람이 와서 이것저것 참견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견적서에 대해 말꺼내는 것에 대해서 경끼를 일으킨다.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것을 시공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계약금액의 근거가 되었던 견적서는 엉망진창이고,
이때 오고갔던 말들에 대한 문서 한장이 없다.
지금이야 다 포함해서 해준다고 하지만 그 끝이 어떠할지 70%는 예상이 된다.
그저 이번에는 운좋게 이 시공사가 내 예상과 다른 30%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공사 중에 정말 좋은 곳들도 많다.
내가 겪어본 부산의 도담건설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렇게 투명하고 검증된 시공사가 아닌,
지역의 시공사를 금액이 싸다는 이유로 건축주가 계약하는 경우에는
'앞으로' 미련을 크게 두지 않으려 한다.
모든 문제는 비정상적 과정에서 생긴다.
그 비정상적 상황을 맨몸으로 부딪치는 것은 우리의 몫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 공짜가 없고, 싸고 좋은 건 없다 라는
단순한 진리를 결정적 순간이 왔을때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이번까지는'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마무리한다.
이 모든 건 착하디 착한 건축주 가족들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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