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 의 김희준 소장님과 함께 곤지암에 자그마한 프로젝트를 위한 사이트를 보러 갔습니다

간김에 양평에 들러 소장님이 사주신 민물고기매운탕도 먹고

마지막으로 egg chapel 에 들러 그 웅장한(?) 자태를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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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 시기에 그 정도 되는 사무소를 그런 상황에서 그만두기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하지만 성일은 이 주렁주렁 붙은 우려들을 단순히 좀더 재밌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별거 아닌듯 과감히 떨쳐내었다.

물론 본인에겐 별거 아닌일은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그의 과감한 용기에 응원을 보내고 

또한 언젠간 반드시 부상할 새로운 건축의 시기에 함께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 그의 짧은 글을 소개하며 그의 다음 선택이 무엇이 될지 기다려본다.





-우주의 중심이 대지빌딩 205호에 머물었던, 지난 한 달-


“그만두겠습니다.”

사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두 분 소장님을 만나고 여기에서 일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이 모든 일은, 짧은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 했을 일, 그런데 우연찮게 제가 하게 된, 저에겐 매우 특별한 경험.

지리산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친구에게 온 메세지,
“선배가 하는 사무실이 있는데, 전인적인(?) 인간을 원해.  지금 당장 하는 거 없으면 해볼래?”
“전에 있던 사무소와는 극과 극인데?  무엇이든 해보는 게 좋겠지?  가볼게.”

그렇게 시작한 일이 한 달이 되었습니다.  

JYA-rchitects에 오게 된 것은 분명히 행운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었고 경험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동시에 맡았던 일이 잘 되지 않은 것은 불행입니다.  뛰어난 인재는 주어진 시간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일을 마무리 짓는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이 일은 사무소 측에서는 ‘손해’이지만, 저에게는 무조건 ‘이득’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지난 한 달을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아가는데 쓸 수 있었으니까요.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저에게 이 소중한 경험은 앞으로 한 달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겁니다.  해 본 것과 안 해 본 것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니까요.  그 차이를 알기에 이 모씨는 그렇게도 ‘해봤는데’를 연발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 모든 상황은 우연의 백만 제곱 정도는 될 것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우주의 중심이 제 주위를 맴돌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이 번 경험이 이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겨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누군가의 눈에 ‘실패’로 보이더라도  그 때는 ‘실패’가 아니라 누구도 무시못할 ‘경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믿습니다.  거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척박한 모래 밭에 조금씩 더 깊은 뿌리를 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과도한 노동과 적은 보수’, ‘사양 산업’, ‘염가 설계’라는 암울한 말들로 점철된 건축계에, 쓰러지더라도 부러지지 못할 굳건한 나무로 자라날 수 있는 뿌리가 되어주세요.
‘나만 살면 돼’가 아니라, ‘내가 잘되야 내 후배들도 나를 보고 따라오지’라고 자신감 있게 말하던 그 모습, 몇 년 뒤에도 그대로 뵐 수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첫 번째 collegue가 된 것을 감사하며,
2012년 7월 11일
박 성 일 드림

추신 : 누군가는 걸음마를 내딛는 갓난 아기로 볼지 몰라도 제 눈에는 무소불위의 전차같았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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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J 와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중에서 어떤게 제일먼저 지어질까 하고 얘기를 하곤 했다.

시기적으로 울릉도 프로젝트가 그리될 줄 알았었지만 1년짜리가 2년짜리 프로젝트로 바뀌면서

그럼 울산 프로젝트가 먼저 되겠다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혹시 이게 내년으로 가면 충청도 어딘가에 지어질 프로젝트가 먼저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일이 먼저 끝나버렸다.

이 일은 예기치 않게 들어와서는 눈깜짝하는 사이에 끝나버렸다.



이 프로젝트를 돌아보면 우선 머리가 아파온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렇고

건축주의 얼굴을 떠올리면 미안하고

또한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글로 정리해야 하나 생각하면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적 결론을 내린다면

이 프로젝트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반은 실패했다고 본다.

물리적으로도 우리는 돈을 손해봤으니 실패한 것이고

건축주입장에서는 공사가 끝나고 나서 몇몇 골치아픈일들을 겪었으니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을 것이다.

건축주가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다면 심리적으로 나는 실패했다는 느낌을 갖는다.



프로젝트는 인테리어 겸 외부디자인 프로젝트였다.

아는분이 부탁하신 이 프로젝트는 첫 미팅이후 바로 진행되었다. 

건물은 신촌역근처에서 오래사신분들은 대부분 아실만큼 매우 오래된 건물이었고

이 오래된 건물은 관리되지 않아서 물리적으로 너무나도 열악한 상태였다.

이에 더해 건물주와의 (혹은 건물주사이의) 관계도 복잡했고 예산 또한 매우 적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손대야하는것은 1,2 층외관, 계단, 화장실, 그리고 점포 내부까지였다.


다행히 건축주는 매우 열린분이셨고 한복디자인을 하시는 분 답게 디자인에 대한 존중이 있으셨다.

따라서 전적으로 믿어주시려 하셨고 다른 일련의 간섭도 하지 않으시려 하셨다.

매우 이상적인 건축주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점이 우리의 부주의로 인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지만 말이다.


건축주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구체적이었다.


'한복집이되 한복집같지 않게 해달라.

모던하고 심플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점포가 작은 크기이지만 홀같은 여유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

그외엔 기타 한복집에서 요구되는 실들이 필요하다.'


앞서도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대한 소회를 적으면서 인테리어 프로젝트가 갖는 장점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다.

그러한 매력은 바로 이러한 요구를 받았을때 어떻게 이를 담아내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나름대로 

만들었을때 얻을 수 있다.

즉, 속도감 있이,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 특별함을 만들어 내는 공간탐구의 기회라는 것이다.

내부적으론 저런 건축주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외부적으로는 어떻게 이 조금은 특별한 한복집에 어울리는 외부디자인을 만들것인가에 집중을 하였다


그 결과에 대한 보고는 다음의 링크에 담겨져 있으니 여기선 보여지지 않은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프로젝트 보기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리는 몇가지 관계를 시험, 정립해 보고자 하였다.

(적어도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한해선 작동할 수 있는 관계를 말이다)



그중 첫번째는 우리와 시공자와의 관계였다.

인테리어프로젝트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디자인 이후과정에 있어 최대한 에너지 소비를 아끼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의사소통이 잘 되고 정직한 시공자를 찾아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런 관계의 시작이라 보고 이 일을 여러업체를 알아보지 않고 알고 지내던 한 업체와 계약을 하였다.

물론 서로에게 충분치 않은 예산이었지만 우리의 이윤을 포기하고라도

시공자에게 최대한 맞춰서 계약을 하고자 노력하였다.

(노력했다라는 말은 시공자가 만족할만큼 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함께 일한 시공자분께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설정은 일정부분 실패했다고 본다.

첫째는 본래 시공과정에서 현장을 찾는 빈도나 기타 수반되는 잔업을 줄여서 우리의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려는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거의 매일 가다시피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물론 내 개인적인 성향상 매일 봐야지만 안심이 되는 것도 있었지만 매우 속도감있게 하루하루 달라지는

현장에선 설계자가 보거나 확인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거기서 생긴것이 아니었다.

외장재를 붙일때 외부갈바업체에 색을 포함한 이미지를 넘겨주었다.

그리곤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도장을 할때 직접 가서 확인하질 않았고

막상 현장에서 색을 칠해온 외부조형물을 보는 순간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보라색에 분홍색이 칠해진 조형물들이 외벽에 붙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건축주의 우려와 개인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색의 조형물을 달아둘 수 없는 이유로

다시 떼어다 재도장을 하는 상황까지 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결국 예산을 넘겨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색이 전달되는 과정엔 총 2번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첫번재는 우리가 만든 이미지를 업체로 보내서 출력을 할때다.

이때 이 업체가 무슨 종이에 출력을 하느냐,

어떤 파일형태로 출력을 하느냐 등등의 조건에 따라 우리가 보내준 색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색이 출력되어진다.

두번째 포인트는 이 출력한 종이를 가지고 업체는 다시 도장공장을 찾아가서 출력된 색대로 칠해주기를 주문한다.

이때 도장공장에서는 숙련된 분이 손으로 색을 섞어 가며 눈으로 색을 비교해가면 색을 맞추신다.

바로 여기가 두번째이다.

보통의 경우 두번째보다는 첫번째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 오류는 색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결정적 오류가 되버린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출력한 색을 가지고 업체에 전달을 해야했고

도장을 할때 공장에 직접가서 확인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오류가 발생할 거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고 결국 건축주와 우리 모두에게 불쾌한 상황이 만들어졌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셈이다.


현장에서 도장아저씨가 수작업으로 조색중인 모습


이 시공자와의 지속적이며 신뢰를 만들어 가기 위한 관계설정에 있어선 

사실 이 프로젝트 이후 다른 프로젝트가 있어서 연속적으로 시공자와 일을 함께 해가면서

관계를 다듬어 갔으면 좋았을 것이었겠지만 그렇지못해 그 효용성에 의문이 남는다.



두번째는 건축주와의 관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건축주는 매우 이상적인 타입이다.

모든것을 믿고 맡길테니 알아서 해달라는 것이다.

이 '알아서 해달라' 가 건축가에겐 굉장히 달콤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은 그것이 독이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프로젝트를 하는동안 특히 외장에 대해서 우리는 가급적 간판을 작게 만들고 (처음에 아예 안만들까도 했지만)

한복집 자체가, 더 나아가 그 건물 자체가 그냥 하나의 이미지만으로 인식되기를 바랬다.

그래서 이 의도를 3D 이미지를 포함해서 건축주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건축주분께 '알아서 해주세요' 라고 말씀하지 말고 꼼꼼히 보시라고 요구했어야 했다.

그때 그렇게 넘어간 일이 결국엔 시공이 되고 나서 문제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임은 일견 우리에게도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외장에 칠해진 색이 우리가 원했던데로 100%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주께서도 이 부분을 일전의 미팅에서 간과하셔서 막상 시공되고 나서 당황해하신 측면이 있었다.

또한 간판에 관한 부분도 결국 건축주께서는 규제를 넘기더라도 최대한 큰 간판을 원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설치한 간판을 보시곤 좀 걱정을 하셨다.


이렇듯 건축주가 어느부분에선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을 지으시면 건축가는 마음이 불편하다.

돌이켜보면 이 문제의 원인은 초반 미팅에 있었다고 본다

초반에 좀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건축주에게 가급적 많은걸 꼼꼼하게 설명하고 얘기하고 의견을 교환했어야 했는데

'알아서 해달라' 는 말에 '알아서 해줘야겠다' 라는 맘으로 답을 했으니 결국 문제 아닌 문제가 생긴것이 아닌가 싶다.


건축을 하면서 언제나 건축주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때로는 서로 얼굴찡그릴때도 있고 서운할때도 있고 아쉬움이 남을때도 있다.

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만 그것이 그 과정에서 서로 충분한 의사소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면

서로가 마음속에선 납득할 수 있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럴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미팅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아쉬운부분이 생긴다면

이는 서로 서운한마음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설령 건축주가 지인이기때문에 그럴 필요성이 없다고 판달될지라도,

최대한의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지만 이후 결과가 나왔을때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 걸 최대한 방지할 수 있기때문이다.


특히나 인테리어같은 경우엔 시공속도가 매우 빠르기때문에 사전에 얘기되지 않은 부분을 수정하고

중간에 다시 상의할 여유가 많지가 않다. 혹은 그럴수 있는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또 다시 강조하지만 언제나 충분한 의사소통과 의견교환이 중요하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첫번째 결과물이 끝났다.

비록 온전한 건축프로젝트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모든게 건축이고 디자인이라는 마음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감회도 새롭고  또 아쉬움도 남는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건축주의 얼굴이 떠오른다

처음에 우리에게 찾아왔을때의 얼굴과 프로젝트가 끝났을때의 얼굴을 떠올려보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특히나 더 건축주에게 감사드리고 또 미안한 마음도 동시에 든다.

부디 원하던 '한복계의 아이돌' 로서 한복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 있도록 사업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저 한복집이 그 성공의 조력자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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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Habitat magazine 에 소개될 울릉도 집합주거 프로젝트를 위해 신예은팀장님과 약 1시간동안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사무실의 첫번째 colleague 인 박성일군이 6월4일부터 출근하였습니다 :)


어느새 말머리 제목에 "2장" 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그렇다고 3장, 4장 이라는 단계를 염두해 두고 있는건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독립" 이라는 것을 했으니 분명 우리는 '준비'라는 제목을 갖던 "1장" 에서 다음단계로 넘어왔음이 분명하다.

어떤 계기가 있어 앞으로 3장 혹은 4장 이라는 쳅터를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런계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우선 "2장" 이라고 명명하고 개업이후의 일들을 기록하고자 한다.


애석하게도 개업이후에 글을 자주 쓰질 못했다.

본래는 매주매주 그 생생한 처절함을 쓰고자 하였으나 현재까지는 사실 기대했던 것만큼 그다지 처절하지가 않았고

두번째는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생중계를 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운면도 있었다.

왜냐하면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이 될지 안될지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윤곽이 들어났을때 쓰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미뤄둔 경우가 있다.




오늘은 개업이후 오늘까지 약 한달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진행하였던, 혹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중 하나에 대해 글을 써보고자 한다.


한국에 귀국한지 약 3일정도가 되었을때, 존경해 마지않는(?) 김머머소장님께서 신사동에 돈안되는 프로젝트가 있으니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소개를 해 주셨다.


프로젝트는 신사동에 수입유아용품을 위한 flagship store 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리적인 조건은 약 40평의 1층과 그 외부공간을 디자인 하는 것이었고 다행히도

신사동 대로변이 아니라 블럭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이 아늑한 스케일의 골목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우선 처음에 이 프로젝트를 소개받았을때 몇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다.

첫번째는 개인적으로 소위 '매장' 인테리어 의 범주에 들어가는 일에 대해선 흥미가 없었다.

그 이유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J 를 통해서 인테리어업계에서 일어나는 일의 진행프로세스를 들었기 때문에

우리가 굳이 단가를 가지고 경쟁하는 대열에 끼여들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하였다.


처음 건축주를 (건축을 하는게 아니니 건축주라는 표현이 맞는진 모르겠고 후에 인테리어쪽에 있는 분과 대화를

하는동안 유심히 들으니 그분은 이런 의뢰인을 '소비자'라 불렀다. 머 어쨌든 우리는 모든것을 건축의 범주로 보고

생각하고자 하니 그냥 그 의뢰인을 '건축주' 라 부르겠다)

만나러 가면서 위에서 언급한 조건의 경우라면 정중히 거절을 하고 오고자 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프로젝트는 몇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건축주가 굉장히 많은 레퍼런스들을 보여주면서 "디자인된" 어떤 store를 만들고 싶어 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하기 여하에 따라 기존의 유행을 따라가는, 예쁘게 꾸미는데 초점을 둔 매장과 다른 것을 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번째는 예산이 매우 적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건축주가 원하는 것들에 비하면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다.

따라서 이는 일반적인 매장으로 가서는 안되는, 디자인된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고

이런 논리로 충분히 원하는 것을 건축주에게 제안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머 개인적으론 예산이 매우 적은 프로젝트에 대해 승부욕을 느끼기도 한다.


사실 내가 알기로 네덜란드에서는 건축가가 인테리어 디자인, 혹은 인테리어만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는거 같다.

적어도 VMX 에 있는 동안 '인테리어 디자이너' 라는 직업을 가진사람이 따로 인테리어를 디자인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전에도 말했듯이 이는 주택의 경우 기본적으로 집주인 스스로가 자기집의 인테리어를 시간을 가지고 완성해 간다.

그래서 삐까뻔쩍하진 않더라도 아기자기하고 아늑하고 섬세하게 꾸며진다.

그 집의 인테리어는 집주인의 인간적인 면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외에 공공적인 프로젝트의 경우 적어도 VMX 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건축가가 내부디자인에 대한

컨셉을 잡고 공사가 진행되었다.

이는 건축물의 전체 컨셉과 내부공간은 당연히 일관된 개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개념의 범주를 넘어서는 스케일의 프로젝트에서는 다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러한 두가지 이유로 프로젝트에 흥미가 생겼고 맡아 진행하게 되었다.

거의 개업식도 하기 전의 일이다.

이후 디자인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떤 개념을 가지고 디자인되었는지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프로젝트를 보면 다 나와있으니 다시 설명을 하진 않고 여기선 그 뒤얘기들을 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보기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최종단계에서 지어지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건축주가 가지고 있는 예산이 첫미팅때 얘기했던 것보다 더욱 줄어서이다.

즉, 공사비의, 숫자의 함정에 빠진것이다

건축주가 디자인을 매우 맘에 들어했음에도,

우리에게 양해를 구해 디자인을 좀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건축주가 꼭 하고싶어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사비라는 숫자의 함정에 빠져서 포기하고 말았다.


여기서 공사비라는 숫자의 함정이라 한 표현을 부연설명을 하자면

어떤 인테리어 공사이든 건축주는 결국 복수의 견적을 받아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원하든 원치않든 그 견적을 가지고 공사비를 비교하게 된다.

앞서 우려했던 단가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숫자를 보고 비교를 하는 순간부터 숫자의 함정에 빠진다고 나는 주장한다.


이 경우도 비슷했다. 특히나 건축주의 예산이 굉장히 빠듯했기때문에

건축주입장에서는 많이 싼 숫자를 쉽게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장점이 단점이 되어 돌아온 결과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사실 우리에게 첫번째 고민의 순간이 있었다.

돌이켜보건데 분명 우리가 강력하게 밀어붙였으면 건축주를 설득시켰을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그러하기를 주저했던데에는 매장 오픈 이후의 일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분명 우리가 제시했던 디자인과 훨씬 싼가격을 제시한 경우를 두고 매출이라는 측면에서 고민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제안한 것을 매우 맘에들어했지만 그것이 매출의 증가로 이어질거란 확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확신은 물론 우리에게는 있었지만 그것을 증명하거나 보장해줄 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좋은 디자인의 매장이 분명 매출뿐만 아니라 매장의 이미지 제고효과, 이슈를 만드는 효과 등등의

가시적, 비가시적 측면에서 분명한 플러스가 있다는 것을 믿지만

그것을 건축주에게 매출이라는,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로, 장담을 해줄 수는 없었다.

매출이라는 것이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것인데 그것을 디자인의 한가지 요소만을 가지고 우리가 주장하기에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건축주를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결정을 건축주에게 맡겨놓은 것이었다.


이후 두번째 고민의 순간이 있었다.

사실 이건 고민의 순간이었다기보다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한 순간이기도 하였다.

단언하건데 우리가 제시한 디자인은 최초 건축주가 원했던 예산의 범위에 들어와 있었다.

(이미 견적서를 가지고 보여줬기때문에 확실하다)

이후 예산이 줄어서 우리는 이 줄어든 예산의 범위에 맞추기위해

건축주와 여러가지 수정들을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이는 수정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디자인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예산이 매우 빠듯했다)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건 건축주의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것이 99%이고

이에 맞추어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건축가의 몫이기때문에 이는 결코 우리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건축주가 다른 터무니없는 공사비를 제안한 공사업체의 경우를 얘기하시는 순간

이 프로젝트는 이미 가격경쟁의 프로세스에 들어갔다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 순간이 아주 홀가분하게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순간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해서 프로젝트는 마지막에 와서 좌절되었다.

한편으론 줄어든 예산에 의해 일부가 수정 혹은 포기된채 공사되었을때 과연 우리가 원한 것이 잘 표현되어질수 있을지

그 결과물에 대한 우려도 있었기때문에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아쉬운것은 건축주분과 개인적으로도, 디자인 결과에 대해서도 매우 좋은 관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숫자의 함정에 빠져 최종 결과를 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게 남는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인테리어" 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중 첫번째 경우였다.

(물론 나는 이 또한 건축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진행한다)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단 생각할 여지가 많은, 매력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처음에 우려했던 것만큼 프로젝트 프로세스자체가 왜곡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느꼈다.


다만 내부공간의 평면을 짜고 공간을 상상하고 만들어 감에 있어서 매우 훌륭한 공부가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매우 제한된 여건안에서 "특별함" 을 만들어 내는 공부를 하기에 매우 좋았다.

또한 그 진행이 매우 속도감있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던 것 같다.


끝으로 비록 우리와 함께 완성해 가지는 못했지만

이자리를 빌어 우리를 믿어주시고 또한 좋은 선물까지 주신 두분 건축주분께 감사드린다.


120406 Y








이지만 아쉽게도

이런저런 일정덕분에 3월 10일이 되어서야 개업식을 하였습니다.


개업식을 굳이 이렇게 해야할까 싶기도 했지만

걱정하시고 궁금해하시는 가족분들을 위해

가족들만 모시고 이렇게 뻑쩍지근하게 시작하였습니다


자 그럼

모두의 바램처럼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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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와 몸이 몹시나 바쁘다.
개인적으로는 새로 들어가 살집을 정리하는 일이고
공적으로는 사무실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은 사무실이 안정이 되고 준비가 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급한것은 내부에 하얀색 페인트를 칠하고 책장과 책상 및 테이블을 들이고
컴퓨터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중에서 선행되어야 할것은 내부 페이트칠이다.
하루 날을 정해서 둘이서  시작했다.

J 가 페인트칠을 위한 사전작업을 했다.

무척이나 꼼꼼한 그다 ㅋ

날이 너무 추운날이어서 창문을 열수도 안열수도 없는 상황이다.

열면 금새 춥고 안열면 냄새에 질식할 것 같은..


약 하루종일에 좀 모자른 시간동안의 노동끝에 작업을 끝냈다.

세상에 모든 페인트 노동자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허리와 무릎이 하염없이 아프다.

다만 사무실을 칠해간다는 것에, 그리고 확연히 하얗고 깔끔해진 사무실분위기에

큰 보람과 재미를 느꼈다. 한번이라면...ㅎ


청소를 끝내고 미리 주문해 두었던 책장을 받았다.

하얀색의 총 15칸짜리 책장이다.

일산의 가구단지를 뒤져서 10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럼한 가격에 구입했다.



사무실의 책상 및 테이블을 어디서 어떻게 구입할까 하고 고민이 많았다.

이유는 테이블은 구입처와 만드는 방법, 혹은 스타일에 따라서 그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사무실 책상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책상들은 우선 선택에서
제외를 하였다.
분위기가 곧 일의 능률이라는 모토(?)아래 좀더 자연스러운 책상을 원했다.
그래서 맞춤가구를 알아봤는데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아는분의 소개로 알게된 funnyturemaker 라는 공방을 운영중인
furnituremaker 를 만났다.
젊고 활력넘치고 열정적인 아가씨로 우리의 큰 걱정인 비용면에서도
거의 손해를 보다시피해가며 테이블을 제공해 주시기로 하였다.
미안했다. 거의 협박하다시피했으니.. ㅎ

어쨌든 그렇게 해서 책상용으로 쓸 테이블 두개와 회의용으로 사용할
테이블 한개, 총 3개의 테이블을 주문하였다.

또한 더블어 책상용 테이블의 도착과 시간을 맞춰 친구를 통해 부탁한
컴퓨터를 찾아왔다.
모니터와 본체를 합쳐 100만원정도의 예산에서 최고의 성능으로 맞춰달라고
또 협박을 하였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린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존재이다. 흐흐흐

이자리를 빌어 테이블을 협박당한 정리나씨(www.funnyturemaker.com)와
컴퓨터를 협박당해 주문, 조립 및 OS설치까지해준 친구 이제훈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우리 사무실도 처음부터 모든걸 다 만들어 놓고 시작하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JYA 의 성장과 함께 채워져 가길 바란다.

12021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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