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 같은 부암동 집


생활의 편의를 위해 현대적으로 설계한 양옥

한옥 맞은편에 위치한 삼각지붕 모양의 양옥은 가족이 모여 옹기종기 잠을 자는 생활공간으로, 한옥 끝자락과 통로로 연결돼 있다. 중앙 정원과 나란히 배치된 긴 구름다리를 지나 양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드레스룸을 만나게 된다. 은은한 핑크 컬러가 안정감을 주는 이 공간은 가족의 옷과 살림살이를 정리할 수 있는 수납장이 벽면 가득 채워져 있고, 작은 세탁실과 샤워실, 화장실, 그리고 슬라이딩 도어로 공간을 분리한 네 가족만의 복층형 침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옥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양옥으로 들어오면 처음 만나게 되는 공간. 남편이 직접 골랐다는 은은한 핑크 컬러의 친환경 페인트 벽이 돋보인다. 해가 잘 들어올 때면 살구 빛으로 색이 변하는 아늑한 공간이다.
한옥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양옥으로 들어오면 처음 만나게 되는 공간. 남편이 직접 골랐다는 은은한 핑크 컬러의 친환경 페인트 벽이 돋보인다. 해가 잘 들어올 때면 살구 빛으로 색이 변하는 아늑한 공간이다.

	아파트로 치면 안방에 딸린 작은 욕실 같은 공간. 큰 세면대를 놓아 자잘한 손빨래도 겸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좌) 좁은 공간을 짜임새 있게 활용하기 위해 침실을 복층 구조로 설계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끝내줘 남편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아들 하윤이의 놀이방으로도 다양하게 사용한다.(우)
아파트로 치면 안방에 딸린 작은 욕실 같은 공간. 큰 세면대를 놓아 자잘한 손빨래도 겸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좌)좁은 공간을 짜임새 있게 활용하기 위해 침실을 복층 구조로 설계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끝내줘 남편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아들 하윤이의 놀이방으로도 다양하게 사용한다.(우)

“가족실로 사용하는 한옥이 옛 흔적을 살린 오픈 공간이라면 양옥은 생활하기 편하게 새로 리모델링한 저희 가족만의 사적인 공간이에요. 양옥은 워낙 낡기도 했고, 한옥과는 다른 현대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거의 새롭게 짓다시피 했죠. 공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침실은 다락, 창고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복층으로 설계했어요.”

이들 부부의 집은 단조로운 구조의 아파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다채로운 공간이 구석구석 숨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양옥에도 아파트처럼 앞 베란다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작약, 찔레, 수국, 철쭉, 잉글리시 로즈 등이 자라는 또 다른 한국식 정원이 펼쳐진다.


	1 복층에서 바라본 1층 침실 모습. 은은한 블루 빛 벽면과 플라워 패턴의 침구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좁은 공간이지만 천장이 높아 답답함이 없다. 2 블루와 화이트 타일, 그리고 원목 선반으로 깔끔하게 꾸민 샤워실. 3 침실 앞 정원에서 바라본 양옥의 외부 모습. 창을 크게 내어 빛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1 복층에서 바라본 1층 침실 모습. 은은한 블루 빛 벽면과 플라워 패턴의 침구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좁은 공간이지만 천장이 높아 답답함이 없다. 2 블루와 화이트 타일, 그리고 원목 선반으로 깔끔하게 꾸민 샤워실. 3 침실 앞 정원에서 바라본 양옥의 외부 모습. 창을 크게 내어 빛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침실 맞은편 창가에는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아내의 작은 작업실이 꾸며져 있다. 작은 정원을 내다보며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침실 맞은편 창가에는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아내의 작은 작업실이 꾸며져 있다. 작은 정원을 내다보며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옥과 양옥을 이어주는 통로. 가족은 이곳을 구름다리라고 부른다.
한옥과 양옥을 이어주는 통로. 가족은 이곳을 구름다리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고, 흙과 식물을 만지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내년쯤 극장 개봉 예정인 <달빛 연못>이라는 애니메이션과 9월에 그림책으로 선보일 TV 만화 <하얀 물개>를 준비 중에 있는데, 제 그림 동화에는 언제나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현줄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해요. 저희 아이들에게도 그림 동화 속 현줄이처럼 자연과 가까이하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룬 것 같아 행복해요.”

아파트에 가족이 모이는 거실이 있다면 이들 부부의 집에서는 갖가지 식물로 꾸민 향기정원이 가족을 모이게 하는 거실인 셈이다. 자연 공간이 거실처럼 생활의 중심이 되며, 새것이 아닌 옛것의 흔적을 소중히 간직한 집, 이 집은 부부의 상상력과 꿈이 완성한 그들만의 온전한 휴식처이자 새롭게 이야기를 써내려갈 가족의 일기장 같은 공간이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진행 박미현 | 사진 이종수 | 시공 제이와이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070-8658-9912www.jy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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