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제작(Making Model)과 자재샘플(Materials)들을 모아놓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던 M 이 있었습니다.
약 3년은 지난거 같은데 사실 그 동안 사용률이 매우 저조한 편이었죠.
우선은 저희가 워낙 모형을 잘 안만들다보니 모형제작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자재들은 점차 정리를 안하기 시작해 자재실인지 창고인지 구분이 잘 안되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사람이 잘 들어가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심지어 전단지도 쌓여가던 공간이 되었었습니다 ㅠ.
그러던차에 마침 작년 워크샾때부터 불붙기 시작해 올 전반기동안 구상했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곳에 해보고자 오늘 드디어 짐을 빼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역시 머든 주기적으로 뒤집어줘야 되나봅니다.
그동안 관심갖지 않고 방치하고 있던 동안 먼 자재들이 이렇게나 많이 쌓였는지,
한참을 옮기고 버리고 옮기고 버리고를 반복했습니다.
비슷한 자재가 한무데기,
누가 받았는지도 모르는 자재도 한무데기,
쟤가 받고 얘가 받은 똑같은 자재가 한무데기.
그 동안 건축사무소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위해 가지고 있던 정~말 최소한의
허접한 모형들도 이참에 모두 과감히 버렸습니다.
이제 저희는 모형이 하나도 없는 그런 사무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손으로 만든 무언가라곤 오직 건담들뿐.. 크;;;
한참을 정리하고 뒤돌아보니 저 공간에서 나온 쓰레기만 거짓말안하고
트럭 한대분량이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지구에 해가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깊이 깨달았습니다.
건축은 정말 문제입니다.. 크크;;;
그나마 점심으로 먹은 중국음식이 회수해가는 그릇에 담겨온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ㅎㅎㅎ;;
슬슬 시작해볼까~아씨~ 계속 나옵니다~ai시대에도 결국은 한땀한땀 옮기는 수 밖에~이참에 오래된 잡지들도 다 버려버리고...이렇게 2층 사무실 한켠에 엄선된(?)자재들이 정리가 다 되었습니다~요즘 보기 드문 수거해가는 그릇으로 가져오신 중국집~ 잘 씻어서 내놓을께요~짐을 다 빼고 나니 이렇게 텅빈 공간만... ㅎㅎ저 두 쓰레기 더미가 다 우리한테 나온거... 지구야 미안해~ ㅠ
이돈 들여서 할 순 없다라는 오기에 3D 프린터기 2대를 사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저야 당연히(?) 사용할 줄 모르고,
사무실의 팔방미인 태헌이가 할줄 안다고 해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제 구실을 못하던 JYA.M 이 드디어 그 역할을 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태헌이와 자윤이가
모형제작실 몇 달만에 청소 후 셋팅작업,
3D 프린팅을 위한 파일정리작업,
프린터기가 중간에 뻥나지 않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작업,
뻥나면 욕하면서 다시 돌리는 작업,
프린터기가 만들어낸, 못생긴 누런색 모형에 흰색으로 뽀얗게 젯소칠하는 작업,
손으로 땅 만드는 작업,
땅에 제소 칠하는 작업,
나무 만드는 작업,
도로 내는 작업,
땅에다가 모형 합치다가 안맞아서 짤라내고 머하고 하는 짜증나는 작업,
못찍는 실력으로 사진찍는 작업,
전시장까지 택시타고 가서 주무관께 검사 받고 설치하는 작업,
등등 정말 많은 일들을 해'내' 주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별로 재미는 없는 전시지만 관심있는 분들은 가서 보셔도 좋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다시금 느끼는건
참 세상 놀라워졌다는 것과,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할뻔(?)했다는 것과
이렇게 기술이 좋아지다 좋아지다 어느순간엔가 우리가 필요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ㅎ
3D 프린터 가까이서 첨봄 -_ -;;;;
우선 땅부터 만들고 갑니다~
다음은 아파트다! 중간에 수많은 뻥남이 있었지만, 잘 달래며 계속 갑니다~호~ 이런 모양까지 다 되네요~
단지를 구성하는 모든 피스들이 완성! 똑같이 생긴 동이 별로 없어서 프린터가 개고생! 했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ㅋ;;이렇게 단지가 만들어졌습니다 ㅎ다음은 이제 무한 나무 만들기~ 태헌이 나무도 잘 만드네요~세심한 손길로 도로를 뚫고 있는 자윤이~ 노담이라 그런지 손도 안떨고 잘하네요 ㅋㅋ와씨~산에 나무를 꽉 채웠습니다~이렇게 완성! 너무 오랜만에 M에 불이 켜져있어서 그런지 지나가던 분들이 다들 처다보고 가십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이 되어 무사히 전시중에 있습니다.
다시한번 고생해준, 그리고 돈을 아껴준 태헌이와 자윤이에게 베리베리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