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왜 하는 건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건축설계사무소에서 도대체 버터가게는 왜 하는 건가? 
아니, 더 근본적으론 건축사무소를 하면서 다른 사업은 왜 하려고 하는 건가?
이게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들인가? 

일단 사무소를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난 이후, 
건축사무소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하고 고되고 꾸준히 생존하기조차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들이 보기에 상대적으로 일찍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실제 느끼기에는 그러했다. 
그래서 그 이후 내 머리속에는 늘 좀 더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매개로 연결된 생태계냐 했을 때, 
그것은 건축, 디자인 이런 것들을 매개로, 
그리고 어쨌든 지금 우리의 본업인 JYA-RCHITECTS라는 사무소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무소라는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건축설계를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 재미있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무소를 중심으로 그 어떤 형태가 되었든 따로 존재하기도 하고, 상호 시너지가 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서로 연결되고 이어져, 건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디자인으로 확장될 수 있고, 다양한 영역과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가 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로부터 좀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를 바랬고,
일거리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랬다. 
그리고 그로부터 우리 안의 구성원들이 좀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랬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버터는 건축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진 않지만, 
좀 더 넓고 길게 보면 버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게 디자인이고 
또한 이후 다양한 형태로의 변형과 확장을 고려했을때 건축을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그 확장이 어떤 식으로 또 어떤 형태로 이루어질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분명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생태계를 만들어가면서 또 하나 기대하고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다. 
나나 조소장이 잘 할 수 있는게 있고 못하는게 있다. 
우리가 경계해야하는 것은 못하는 것을 해보려고 욕심내는 것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못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과 이어지는 것이다.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은 이처럼 우리가 못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고 그들로부터 우리 능력 밖의 기회와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버터로 시작된 이 시도가 결국엔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전에도 사무소에 관해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나나 조소장이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혹시나 우리가 우리를 지켜보는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맨땅에서 시작한 후 조금씩 성장해가고 버텨내고 결국 생존해 냈을 때 일 거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어쩌면 이 생태계도 그런 비슷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비롯 자본도, 규모도 부족하지만 건축을 중심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것이 잘 작동해 흥미로운 결과들을 만들어 갈 때, 부동산이나 거대한 자본을 통해서가 아닌, 
좀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생존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디 우리의 이 도전이 지금의 이 극단적 건축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는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  

왜 버터인가?

사실 왜 버터인가에 대한 답은 특별하지 않다. 
그저 원우가 버터를 하고 싶어했고 자신있어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와 조소장) 관점에선 그것이 전부였다. 

내가 사무실을 시작하고(일종의 사업이란 걸 시작하고) 깨달은게 하나 있다. 
어떤 일이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그걸 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말그대로 인사가 만사다. 
일을 하는 사람이 그 일을 애정하고 있어야하고, 
오롯이 자신의 일이라 여겨야하며, 
끝없이 높은 수준을 달성하려는 눈높이가 높아야하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책임을 지라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시스템도, 원칙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결국 마지막엔 사람이었다. 

이 버터는 철저히 그런 관점에서 선정된 아이템이다. 
즉 무엇을 할지가 중요하지 않았고, 누가 할 것이냐가 먼저였고 바로 그 누가가 원우였다. 
원우는 오랜시간 지켜본봐 무척 부지런하고, 무척 성실하며, 매우 책임감이 높다. 또 센스가 있다. 
거기다 건축설계를 하고 있지만,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쭉 요리와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 그런 자신의 관심사와 장점을 펼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다만 문제는 본인이 건축설계도 하고 싶고, 음식에도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 어떤 것도 대충 해서는 성공할 수 없기에 이 둘을 병행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한때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하려는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둘을 어떤 식으로든 조합해 보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여럿이서라면 가능할거란 믿음이 있었다. 

또한 여기서 다 밝힐 순 없지만 어쨌든 후보로 올라있던 것이 버터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었다. 
그 중에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여건, 판매방식의 다양성, 이후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버터를 결정했다.

가미버터를 구상하려면, 
당연히 우선은 기본 재료가 되는 버터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어떤 재료를 더할지, 
그래서 최종적으로 어떤 맛을 구현할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모든 개발은 100% 원우의 능력이었다. 

또한 버터를 가지고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버터 뿐만 아니라 디자인하고 만들어야 할 것들이 무척 많다. 
사실 버터 맛을 개발하고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이 디자인이지만, 
그 외에도 이름을 짓는 것, 포장지를 만드는 것, 로고를 만드는 것, 온라인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것, 
그 안에 들어가는 아주 작은 아이템들 하나하나까지 디자인이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지점이 건축설계사무소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우리에게 있어 하나의 즐거움 이었다. 
그 동안 하지 않았던 스케일과 종류의 디자인을 고민해 보고 작업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의 자극이 된다. 
이 모든 것 또한 원우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이번에 준비를 하는 동안 가미버터를 이러저런 음식과 함께 조합해 먹어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버터맛의 깊이와 다양함을 알게 되었다. 
먹는 것에 대한 깊이가 조금도 없는 내 입장에서도 버터는 생각보다 어떤 음식과도 좋은 조합을 만들어 낸다고 느꼈다. 
특히 별거 없던 음식(완전한 육식주의인 내 입장에서 평소에 살기 위해서만 가끔 먹던 음식들이 있다)들이 
그저 버터 한 조각으로 전에 느끼지 못했던 풍요롭고 풍미있는 맛이 되는 걸 보면서, 
버터라는 아이템을 탐구하고 발전시켜 보고 세상에 내놓는 것이 해볼만 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버터는 어쩌면 실제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줄 수도 있을 거 같다. 큭!

JYA-RCHITECTS제이와이아키텍츠가

Architects' Butter라는 프리미엄 수제가미버터브랜드를 오픈했습니다.

JYA-RCHITECTS 는 건축설계사무소입니다.

그리고 이 건축은 그 어떤 공학보다도 수제의 성격이 강합니다.

손으로 찍은 작은 점이 선이 되기까지,

그리고 그 가는 선으로부터 하나의 건물이 탄생하기까지,

건축가는 그 모든 과정에 직접 손을 대고 관여합니다.

 

저희가 내놓은 프리미엄 수제가미버터 ‘ Architects' Butter ‘ 또한 그렇게 탄생하였습니다.

 건축가가 사용자의 윤택한 삶을 위해 공간을 고민하듯,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올라가는 음식에 관해 수없이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9가지 종류의 버터 들은 건축을 구성하는 재료와 그 재료로 설계된

JYA-RCHITECT9가지 작업들로부터 영감을 받았습니다.

건축을 구성하는 수 많은 재료들의 물성이 다르고 그 쓰임으로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듯,

한가지 버터로부터 출발한 아홉가지 결과물들 또한 그 쓰임도, 맛도 전혀 다른 아홉가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Butter Built Better

 저희가 선보이는 버터들은 여러분의 모든 음식들을 더 풍미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 •

Architects' Butter

오프라인 _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모래내로 383 101호

온라인 _ https://smartstore.naver.com/architectsbutter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마치 데자뷰처럼 지금의 이런 마음이 이전에 겪어본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 든다.

근심이 가득하고, 의욕은 없고, 걱정만 많던 그런때

문득문득 두려움이 엄습하고, 때려치고 싶은 욕구가 울컥울컥하던 그런때

지금 잘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등에서 식은땀이 나고,

내가 혹시 중요한 걸 놓치고 있거나

중요한 때를 모른체 지나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그런때 

모든 것이 '불안한' 그런때 말이다. 

 

요즘 많은 분들을 만나고, 여러 상황들을 보고 겪으며 우리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을 깊이한다. 

마치 깨지지않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같은 껍질속에서 의미없이 허우적대고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서서히 죽는지도 모르고 끓는 물안에 그대로 있는 개구리는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다. 

 

이 총체적 불안함 의 이유에는 지금의 건축계가 겪고있는 공통적 이유도 있고,

그와는 별개의 특수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유들로 인해 발생가능한 결과들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중에서 나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사무실 직원들에 대한 책임을 다 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일 것이다.

마치 준비없이 어른이 된 것 처럼,

사무실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직원들 삶의 한 시기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는 늘 그럴수 있음이 감사한 일이었지만,

동시에 나는 아직 그 만큼의 어른이 되지 못 한것 같아 당황스럽고 힘겨울때가 있다.

특히나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내가 끝까지 그 역할을 할 수 없을까봐 두렵다. 

 

불안함이 나를 짓누루고 그런 마음이 내 머리속을 채우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람이 점점 조급해진다. 

조급해지다 보면 서두르게되고, 기다리지 못하게 되며, 성질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그런 태도로 대하는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럼 더더 불안해지고 모든 안좋은 것이 반복된다. 

 

따라서 이럴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하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있다. 

옛 일본의 존경받던 고승이

" 걱정하지마라, 어떻게든 된다" 

라는 일견 평범해 보이는 말을 일생의 깨우침으로 후세에 전했던 것처럼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버티고 버티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지금 내 손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전에도 이렇게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나도 모르는새에 다른 상황과 마음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이것이 내가 30대를 지나면서 얻은 경험이라면 경험이다.

 

내가 불안해하고 조급해하면 사무실 전체가 그렇게 느낀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제 마음을 좀 정리해야할 듯하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거나 근심하지말고

당분간은 내 손안에 있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하나하나에 애정을 쏟고자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고 괴롭더라도 피하지말고 준비할 것은 준비해야 한다고 마음먹는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 더 큰 후회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쓰다보니 이 글을 누가보라고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하고싶었던 다짐인데 여기에 왜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사무실을 해오며 불안하기로 몇 손가락에 드는

지금의 이 시기를, 이 마음을 이곳에 글로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또 불안함을 대하는 지금의 이 태도가 훗날 잘 한 짓인지도 확인해보고 싶다. 

 

여기에 한가지 소박하게 더한다면

각자가 그 이유를 자세히 얘기하기 어렵고, 

어쩌면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재 불안함에 조급해 하고 있는 여러, 많은 사람들에게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작은 위안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은 버텨내자.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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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은 늘 어렵다. 

특히 지방은 더욱 그렇다. 

지역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건축주분들이 시공사를 선정할때 서울에서 활동하는 시공사와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공사를 비교하고 싶어한다. 

우선 지역 시공사가 비용이 더 저렴하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기대 때문이고, 이는 대부분 그러하기도 하다. 

가까이에서 오고가면서 공사하는 것이 멀리서 와서 공사는 하는 것보다 하다못해 모텔비 하나, 

아침밥값 하나라도 더 쌀수밖에 없으니 전체적으로 보자면 아껴지는 돈이 분명 있다. 

 

하지만 사실 지역 시공사와 계약할때의 문제는 공사비의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실제 견적을 작성하고, 현장에서 공사를 담당하는 사람과,

그 견적서를 가시고 와서 영업하는 사람이 따로따로다. 

공사견적서라는 것이 애초에 비용과 항목이 꼼꼼하게 체크되고 이루어져야하는데,

계약하는 사람과 공사하는 사람이 다르니 서로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계약하는 사람은 퉁으로 소위 네고쳐서 어떻게든 계약하려가고,

막상 그렇게 공사가 들어가면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사람은 불만이 가득해진다. 

그런 불만은 현장에서 싸게싸게 로 돌아가게되고, 조금의 감리와 수정에도 짜증이 나게 된다. 

그리고 조금의 추가공사 항목이 생겨도 이걸 기회로 그동안 마이너스난 공사비를 보충하려한다. 

하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제어하기는 어렵다. 

애초에 공사견적서를 꼼꼼하게 작성하질 않았기 때문에 변경에 대한 항목도, 근거도 명확하지 않고, 

그러니 근거없는 주장만 난무하게 된다. 

거기다 계약할때 담당자는 계약이후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을 위해 했던 많은 말들이 머리가 아닌 입에서 나왔으니

실제 기억이 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물론 모른체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아수라장같은 상황의 틈바구니에서 현장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쟁과 집착과 수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나를, 직원을, 사무실을 갈아 넣어야 가능한 일이다. 

심리적, 경제적 피해를 모두 감수해야한다. 

이 모든 비정상적 행위의 목표는 오직 좋은 건물로 남기고자 하는 의지와, 

그 동안의 계획과정에 대한 집착, 

그리고 건축주의 행복 뿐이다. 

입에 바른 말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

그것 외에 우리가 얻을 것은 없다.  

물론 그런 과정을 모두 감수하고 프로젝트가 끝났다고해서 결과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건축주와 불편해진 적도 있고,

그럼에도 원하던 결과가 만들어지지 못한 적도 있다.

담당했던 직원이 지쳐서 퇴사를 결심한적도 있다. 

 

최근에 또 그런 현장을 하나 겪고 있다. 

지역의 시공사는 감리라는 사람이 와서 이것저것 참견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견적서에 대해 말꺼내는 것에 대해서 경끼를 일으킨다.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것을 시공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 

계약금액의 근거가 되었던 견적서는 엉망진창이고, 

이때 오고갔던 말들에 대한 문서 한장이 없다. 

지금이야 다 포함해서 해준다고 하지만 그 끝이 어떠할지 70%는 예상이 된다. 

그저 이번에는 운좋게 이 시공사가 내 예상과 다른 30%이기를 바랄 뿐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공사 중에 정말 좋은 곳들도 많다.

내가 겪어본 부산의 도담건설이 그러했다. 

하지만 그렇게 투명하고 검증된 시공사가 아닌,

지역의 시공사를 금액이 싸다는 이유로 건축주가 계약하는 경우에는

'앞으로' 미련을 크게 두지 않으려 한다. 

모든 문제는 비정상적 과정에서 생긴다. 

그 비정상적 상황을 맨몸으로 부딪치는 것은 우리의 몫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 공짜가 없고, 싸고 좋은 건 없다 라는 

단순한 진리를 결정적 순간이 왔을때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이번까지는'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보자고 다짐하면서 마무리한다. 

이 모든 건 착하디 착한 건축주 가족들을 위해서 !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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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뜸해지거나 그 간격이 너무 먼 경우에는 해야할 일이 밀려있어서(혹은 미뤄두어서),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은 찜찜함으로 인해, 그래서 마음이 불편해 키보드에 손이 가지 않는 경우와 
다른 하나는 반대로 너무 별일이 없어서 골똘히 생각해봐도 딱히 글빨 설 만한 사건사고가 없는 경우이다. 

그럼 요즘은 이 둘 중에 어떤 상태이냐 생각해보니 약간 후자에 가까운거 같다. 
요즘은 마음은 바쁘고 걱정과 스트레스가 가득한데, 딱히 그거만큼 몸이 바쁘진 않다. 
사실은 개인적으론 이럴때가 가장 불편하고 불안한 상태이긴해서 먼가에 집중을 잘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시간은 헛되이 가고, 그럼 맘은 더 불안해지고, 그럼 더 집중을 못하고 이것이 돌고돌아 악순환이 된다. 

그래서 이렇게 무작정 블로그에 글이라도 써볼까 생각을 하면서 몇줄 써내려가다보면 수시로 글이 막힌다.
그럼 다시 음… 멀쓰지 하면서 나의 최근을 뒤돌아보게 된다. 
별일이 없을리가 없는데 딱히 생각나는 별일이 없다. 
그리 편안하진 않았는데 막상 보면 또 쓸만한 별사건이 없는 이 모순은 멀까.
난 그럼 별일 아닌 일들로 그동안 괴로웠던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설마 그럴리가… 하며 필사적으로 생각하다보니 몇가지 얘깃거리가 떠오른다. 
좋아 앞으로 몇번은 그것들에 대한 얘기를 좀 써보자 맘먹었다.

얼마 전에 디자인미팅을 하면서 오랜만에 분위기가 매우 격렬해졌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오랜만이 아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주 오랜만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날 오랫동안 지켜본 몇몇에게 확인할 수 있다 ㅋ)

우리는, 그리고 나는 사무실에서 가급적 여러 사람의 의견들을 모아 방향을 결정하고
디자인을 발전시키고 완성시키고 싶어한다. 
앞서 정말 여러번 언급했듯이 여기에 많은 가치와 의미를 두고 있고, 
이를 위해 많은 에너지와 시간과 시도들을 써 왔다. 

물론 이것이 가장 무난한 것을 찾자는 것은 아니다. 
모두의 생각들을 1/n 씩 더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지금 고민하고 다듬고 있는 이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기까지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을 공유함으로서 
적어도 이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 하는 것을 건축주와 세상에 내 놓고 싶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것을 통해 무색무취의 정답같은 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조건들 안에서 나름 각각의 색깔과 흥미로움이 있는 결과물들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이 특정인의 취향과 스타일이 아닌 ‘아름답고 흥미로운 어떤 것’ 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름답고 흥미롭다는 것은 늘 변화한다. 
따라서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딱 잘라 정의하기는 불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어떤 느낌’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 ‘어떤 느낌’의 대상이 너무 좁거나 편중되거나 하지 않고 
더 많은 것들을, 더 다양한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러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 스스로는 내 취향과 선호를 강요하거나 하진 않는지 경계하려 늘 노력해왔다. 
직원들과의 미팅에서 그들이 이 프로젝트의 최선을 찾고자 노력하길 바라지,
내 취향과 선호를 고려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나는 그들 각각이 미팅을 준비하면서, 이런 관점에서 더 많은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찾고자 노력해주길 바라고, 미팅은 이 과정이 좀 더  생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되길 바란다. 

무척이나 어려운 과정이다. 
사무소를 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어렵다.
정확히는 아직도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과의 미팅때마다 마음속에서 많은 갈등을 겪는다. 줄타기가 아슬아슬하다. 
내가 선을 넘는지 아닌지 늘 고민을 한다. 
그렇다고 늘 하는 고민으로인해 늘 괴롭다는 것은 아니다. 
난 그들과의 이런 시간을 한편으론 좋아하기 때문이다.

화를 내는 것은 이런 과정과 의도를 상대방(직원이)이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낄때, 
그래서 이런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동안의 매몰비용이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들때이다. 
그리고 사소할 수 있는 표현들로 인해서.

하지만 그럴때마다 다시한번 다짐하는 것은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더디지만, 함께 더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돌고돌아 현재로 돌아온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번뇌가 무한반복되겠지만 
그 과정도 익숙해지다보면, 어쩌면 그 과정 자체가 결과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론 그런 치열한(?)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즐거운 순간이었고
앞으로도 늘 이렇게 치열하길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규민이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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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4년이 되고도 한달가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엊그제 시작한거 같은데 어느새 끝나가고 있습니다. 1월이 -_ -;

그래서 더 늦기전에 작년 워크샾을 정리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2023년 워크샾은 22년보다는 좀 가까운데로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오고가며 차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 줄이고 함께 있는 시간을 좀 더 늘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즘 상황이 워크샾을 갈 상황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같이 지금의 상황을 공유하고 또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2022년 워크샾 피드백
2023년 워크샾에서 다루어야할 주제들

 

우선 늘 그랬듯 가기전에 작년 워크샾 이후에 일년동안 얼마나 피드백이 이루어졌나를 같이 점검했고, 

그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올해 같이 얘기해봐야하는 주제에 대해 미리 선정을 했습니다. 

그 개별적인 내용 하나하나는 너무 세세해서 이 글에서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었지만, 굴직하게는

첫째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상황들(현장이든, 계획과정이든, 프로젝트 피드백이든)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과 시스템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만들자. 

두번째는 다양한 스케일과 성격의 프로젝트를 다루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역량을 좀 더 갖춰야 한다는 

요구와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 동안 요리조리 미뤄두기만 했던 새로운 영역의 일을 같이 시작해 보자 였습니다. 

물론 건축을 중심으로 두고 이루어지는 고민이고, 사무실의 구성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전제입니다. 

 

전체적으로 약 7시간 정도 함께 논의를 했던 것 같고, 감정이 좀 격해질 때도 있었지만

끈질기게 자리를 지키며 논의를 마지막까지 마무리 하는 지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ㅎ

 

새해가 시작하고 약 3주정도가 지났는데 

이미 몇몇 사항들은 개선을 시도하거나 적용을 시작한 것도 있고, 아직 정리가 되지 못한 항목들도 있습니다. 

차례차례, 빠뜨리지않고,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잘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사항인 새로운 영역의 사업은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착수해서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구성원  모두에게 즐거움과 기대감을 주는 순간이길 바라며, 

잘 만들어서 오픈할 수 있는 순간이 곧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Y

 

PS

워크샾 준비하던 사진은 이거밖에 없네요. 이건 대체 멀 위한 짓이었을까요?

목요일 아침, 의도치 않게 비가 주룩주룩 옵니다. 

그래서 일단은 단체사진은 내부에서 찍고 출발합니다! ㅎㅎ 

참, 워크샾에 맞춰 신입사원(예정)인 예림이와 지우가 함께 참석했습니다. 

입사 전 이런 시간이 당황스러웠을텐데 어쩔 수 없죠 머 ㅋ

애기보느라 못온 세지만 빼고 이렇게 출발합니다!
장소는 화성의 어느 바닷가 어느 펜션이었는데, 솔직히 그렇게 안보이는데, 방시혁이 왔다가 갔다네요 ㅎ 그 기운 그대로 받겠습니다 고럼~
안에 별게 다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스트리트파이트(?) 한판! 나의 승리!
작년에 썼던 플랜카드, 재활용입니다 ㅋ
요자세 그대로 거의 7시간을 앉아있었습니다. 다리도 저리고 엉덩이도 아프고...사장님은 숯 언제 주냐고 눈치주고... ㅋ
사장님의 눈치덕분에(?) 이렇게 딱 맞춰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ㅋㅋㅋ, 이제 먹으러 갑시다~
펜션이 시스템이 먹고 놀기에 딱 좋습니다. 이래서 방시혁도 왔었나 봅니다 ㅎ
종수의 고기굽는 실력이 훌륭합니다~쓰읍
혜원이의 석화굽는 실력이 훌륭합니다~쓰읍
다들 먹는 실력이 훌륭합니다~
고기먹기가 끝나고 이어진 게임시간입니다. 이 나이에 왜 게임을 해야되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했습니다. 수련회 느낌 그대로~
대학 시절 이후(몇년 전인가...) 벌주는 오랜만입니다.. 젠...
고깔콘 쓰고 이런 짓도, 사람인지 먼지,,, ㅋㅋ 라이브로 보면 더 대박입니다. 흐흐흐흐
사무실에 수련회 전문이 두명이나 있어서 느낌 그대로~ 살렸습니다 허허허허허

그나저나 세번째 게임이 윷놀이였는데 이건 사진이 없나보네요 ㅠㅠ

이게 진짜 대박이었는데요. 역시 윷놀이가 편갈라서 싸우기에는 제격인 게임인거 같습니닼!!

그리고 나서 예정에 없던 마피아게임으로 이어집니다. 이때가 몇시였더라... 암튼 남 속여먹는건 참~ 꿀잼입니다 ㅋㅋ
시간이 어느덧 지나 쓰러질 사람들은 쓰러지고 남은 좀비들만 김치찌게라면에 술을 먹습니다... 사진의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인거 같군요 -_ - 크
급기야는 이렇게 앉아서 졸도한 좀비가 출현했습니다. 이때는 아마 4시가 넘은 듯... 이제는 자야할 시간인거 같습니다아~

다음날 아침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어떤 상태인지 아실 듯 합니다. 

원래 예정인 성모성지 답사 같은건 집어치워버리고 반만 정신이 돌아온 상태로 근처 카페에 들렀다 집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가 그렇지 머~ ㅋㅋ

솔직히 안에서 보니까 진짜 발리같았습니다... 비록 발리엔 못가봤지만..
있는 힘을 다해서 멀쩡한 표정으로 이렇게 워크샾 둘째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유후~

워크샾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해본 (교회)수련회 느낌의 게임들... 

첨엔 머 그런걸 하나 싶었는데 이게이게 참 사람을 원초적으로 자극하는 먼가가 있는 거 같습니다. 

덕분에 가열차게 잘 놀았습니다. 

혜원이의 경품추첨 대상(다이슨드라이기!!) 사진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 무사히 2023 워크샾을 마무리했습니다. 

준비하느라 고생한 우리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방시혁의 기운으로 2024 가자아~~~~ ㅎㅎ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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