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상의 명성(?)도 생겨나고 있고,

각 종 형식은 형식대로 다 갖추고 있는데

이름을 누가 저따위로 지었는지 여전히 의문인 

'건축사와 함께하는 우리동네 좋은집 찾기 공모전' 시상식에

또 이름을 누가 저따위로 지었는지 저조차도 모르겠는

'철도터널 위 공원을 빌려사는 작은 집' 프로젝트로 수상을 하기위해

조소장과 오팀장이 다녀왔습니다. 

 

오늘 하루 건축주를 대리한 오건축주님. 

근엄하게 서있었을, 그 어색함이 가득할 것 같은 표정을 현장에서 보지 못해 참으로 아쉽습니다 ㅎ 

비록 오늘 참석은 못했지만

건축주 가족에게 작은 즐거움이 되기를 바람니다~ 

 

*사진은 지음건축 서대국소장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ㅎ

 

약 6개월부터 오른쪽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왼발 발등이 아프다거나 발목이 아프다거나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리기 할때만 아픈 것이 아니라 
점점 걸을때도 아프고, 오래 서있어도 아프고, 자고 일어나 첫발을 내딪을때도 
오른발 뒤꿈치부터 발 중앙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에는 달리기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통증이 있지만, 
문제는 달리기를 하고 나서 그날 밤 혹은 다음날 아침에는 통증이 특히 심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 달리기 자세가 문제인가 라고 생각을 했다. 
주로 발뒤꿈치가 아프니 아마도 달리면서 착지할때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는게 아닌가 의심을 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최대한 발의 중앙부가 먼저 땅에 닿도록 하려고 자세에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 
내 머리 속 이미지와 실제 발을 딪는 모양이 다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무게중심을 앞쪽에 두고 발 앞부분으로 땅을 딪고 달리려고 노력해 보았다. 
마치 무협영화에서 고수들이 물위를 달려갈때 발 앞꿈치로만 물의 수면을 차면서 달려가듯이 말이다. 
하지만 무협영화의 고수들이 그런 자세로 오래 달려나갈 수 없듯이 나 역시도 그런 자세로는 오래 달릴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엔 달리는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달리면서 발에 무리를 주지 않기로 했다.
흔히들 존2라고 하는 달리기 페이스가 있다. 
흔히들 그것은 달리면서 옆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라고 한다. 
달리기라기 보다 조깅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한 듯 하다. 
당분간은 이 속도로 뛰어보기로 했다.

우선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꼼꼼히 한다. 특히 오른발은 더 그렇다.
여기저기서 배운 스트레칭 방법들을 추가로 써봤다. 
시작 전 앞꿈치를 들고 걷기, 뒤꿈치를 들고 걷기, 힘빼고 제자리 뛰기 등등 머 그런 것들이디.  
그리고 처음에 아주 천천히 달리기 시작한다. 
속도는 630에서 700사이를 맞추려고 한다. 
주로 혼자 뛰니 ‘옆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정도’ 라는 속도는 가늠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이정도면 무리가 안가는거 같다는 느낌으로 뛴다. 
그게 대체로 630에서 700사이다.
그렇게 뛰기 시작하면 처음 2킬로미터 정도까지는 오른발 바닥에 살짝 통증이 느껴진다. 
못뛸 정도까진 아니지만 아주 편한 상태도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2킬로가 넘어가면 어느 순간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발이 편안해진다. 
아마도 몸에 열이 오르고, 부드러워지면서 근육이 이완되고 
그러면서 몸이 달리기에 적합한 상태가 되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 상태에서 10킬로까지는 큰 무리없이 뛸 수 있고 10킬로가 넘어가면(원래도 그랬지만) 
몸에 무리가 가는게 느껴진다. 이건 내가 한번에 10킬로 이상을 많이 안 뛰어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천천히 뛰는 동안 가장 힘든 것은 지루함이다. 
이전에 이것보다 빨리 달리고, 또 빨리 달리는 것을 목표로 했을때는 
달리는 동안 내내 내 호흡이 괜찮은지
다리에 느껴지는 피로감은 괜찮은지, 
내 입에서 나오는 호흡을 귀로 들으면서 이를 리듬삼아 달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는 온 정신을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딱히 지루할 틈은 없었다. 

하지만 천천히 달릴때는 좀 달랐다. 
우선 꼭 온 정신을 집중해 최선을 다 해야지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 호흡을 크게 하지 않으니 귀로 들을 들숨날숨도 없고, 그래서 몸을 맡길 리듬도 없었다. 
그러니 달리기가 지루했다. 
따라서 천천히 달릴때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이고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는 그것이 자세였다.
빠르게 달리려 노력할때도 물론 자세에 대해 머리속에 이미지를 떠올리며 뛰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엔 나에게 편한 자세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다.
그때 그 편한 자세가 좋은 자세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천천히 달리면서는 
발이 땅에 닿을때의 착지위치, 
무릎이 어떤 각도로 접히고 어느 위치까지 올라오는지, 
엉덩이가 뒤로 빠져있는지 아닌지, 
허리가 곧게 펴져있는지, 
팔은 적당한 각도로 접혀서 적정한 폭으로 흔들리고 있는지, 
턱은 위로 들려있는지 아닌지, 
그래서 시선은 전방을 보는지 하늘을 보는지, 
호흡은 팔이 흔들리는 리듬에 맞춰서 편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
발끝부터 시선까지 뛰는 동안 이루어지는 몸의 부분부분을 다 머리속으로 생각하면서 뛸 수 있다.     
물론 아쉬운 것은 이것이 내 머리속 이미지로 확인되는 것이고, 
내 달리기 자세가 내가 생각하는 데로 이루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다.

어쨌든 이렇게 달리기 자세를 최대한 신경쓰면서
일정 거리 이상을 달리다 보면 그 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좀 더 단순화해서 내가 머리속에 떠올리며 뛰는 세 문장이 있다.

하나는, 무릎 아래는 없다 라고 생각하고 허벅지로 뛴다고 생각해라. 
이는 무릎 아래로는 최대한 힘을 빼고 가볍게 뛰라는 의미이고, 무릎을 들어서 뛰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뛰는 느낌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우선 근육이 가장 많은 허벅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힘을 쓰지 않고자 하는 것이고, 다리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허벅지를 움직이는 느낌으로 하면 
착지하는 발이 내 몸통 앞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 중앙으로 딪게 되고 보폭도 짧아지며 케이던스도 늘어난다. 

두번째는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게, 앞으로 내밀면서 뛰어라.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펴지고, 가슴이 앞으로 나오고, 속도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중요한 것은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뛴다는 느낌보다는 위로 뛴다는 느낌으로 달린다. 
역시나 이러면 보폭이 짧아지고, 케이던스도 늘어난다. 
 
세번째는 팔은 앞뒤로 스윙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스윙해라. 
팔꿈치가 몸통을 기준으로 앞으로나오지 않게 뒤로만 짧게짧게 치라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짧아져 케이던스가 올라가고, 힘을 덜 들이고 경제적으로 뛸 수 있다. 

이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내가 천천히 달리면서, 자세를 이미지화 하면서, 명심하려고 노력하는 세 가지 이다.
객관적으로 맞는 말인지는 전혀 보장하지 못한다. 
나에게는 최소한 내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달리기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현재 시점으로는 그렇다

이 처럼 목표를 갖고 (나름대로)빨리 달리다가, 혹은 달리려고 노력하다가 
천천히 달려보자고 결정했을때, 그것이 자의가 아닌 외부의 이유에서 라면 특히, 
처음에는 목표로부터 멀어지는 듯한 느낌? 좌절?이 있었다. 
하지만 천천히 달려야 할때, 
비로소 그 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뒤돌아 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천천히 달리면서 비로소 내 몸과 내 자세와 내 호흡 하나하나를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고, 
그로부터 오히려 더 오래, 꾸준히 달릴 수 있는 힘과 기초를 얻을 수 있었다. 

천천히, 빠르게 달려가지 못할때, 경쟁하지 않고 나 자신에 집중할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숨이 턱까지 차게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 그보다 느린 달리기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엔 나중에 더 빨리, 더 멀리 달리고 싶을때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반드시 필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무소를 운영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듯 하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건축사사무소는 바다 위의 작은 배처럼 경기가 출렁일때마다 
영향을 받아 함께 출렁거리고, 떠밀려 가기도 하고, 더 심할때는 뒤집혀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아 ‘불경기’를 넘어 ‘무경기’라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를 하는 지경이 되면 
자의가 아닌 외부의 요인에 의해서 사무소에 일이 줄고, 우리가 달려나갈 동력이 줄어든다. 

이처럼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달려야만 하는 상황이 왔을때, 달리기에서 처럼 
외부의 상황을 바꾸려고 하기보단, 우리 스스로에 집중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동안 프로젝트를 수주 하는 것, 그 프로젝트를 (어떻해든)해 내는 것, 
당장 넘어지지 않게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는 것에 매달려 왔었다면, 
이젠 속도를 줄이고, 사무소를 돌아보고, 그 동안 맘속으로 찜찜했던 것을 들춰보는 일들을 해보고자 했다.
지금이 사무소를 정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 내가 이미지화하고 있는 사무소의 모습은 ‘작고 단단하고 유연한 조직’이다.
‘작고 단단하고 유연한’ 
말 그대로 규모는 작지만 한명 한명이 모두 수준 이상이 되는, 
그래서 어떤 종류의 프로젝트라도 내부에서 다양한 조합을 통해 해결 가능한 조직.
이것이 생각하고 있는 ‘작고 단단하고 유연한’ 조직이다. 

우선 20명 가까이 되던 조직을 조금씩 줄여와서 현재는 그 절반이 조금 넘는, 작은 조직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이 작아진 조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조직을 줄인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역량을 줄이고자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량이 겹치는 경우,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 장기적으로 대체 가능한 경우, 유연하게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 등
아쉽지만 사무소를 구성함에 있어 일종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춰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명 한명 면면을 봤을때 충분히 역량있는 친구들로 구성하고자 하였고,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진행해야 되는 일일 것이다.  
일면 너무 계산적이라 할 수도 있고, 인간적이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인간적으로는 다 맞는 말이고, 개인적으로는 개개인에게 모두 애정을 갖고 있지만, 
사무소라는 개체로 봤을때는 다른 선택을 해야했다. 
이런 과정을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했다.
모든 것이 의도했던 데로 되진 않았지만 말이다. 

다른 쪽으로는 물리적으로 필요한 준비들을 하려 했다. 
우선 사무소의 도면들을 스탠다드화 하려고 작업 중이다. 
사실 이 부분은 시작은 오래되었지만 끝을 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긴 한데 
작업의 효율화, 도면 완성도의 상향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는 역시나 BIM 관련이다. 
사무소에서 BIM 을 사용한지는 꽤나 오래되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했던 것은 아니었고 몇몇 큰 프로젝트들에만 주로 사용하였다. 
당시 제주도 월령CAVE 등을 통해 작은 프로젝트에도 적용하려 해 봤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하는 방식, 건축주와 소통하는 방식, 프로젠테이션 하는 방식 등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이런 스터디들을 통해 디자인부터 최종 도면까지 모든 것을 BIM으로 진행하는 것은 
우리 작업방식에 효과적이진 않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우리 작업방식 안에서 어느 단계에 어느 정도를 적용할 것이냐에 대한 적정성을 
찾아보고자 하였고, 이를 위한 내부 테스트들을 진행했다. 
그래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와 좀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어느 단계에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냐를 판단하고 사용해 보고 있는 중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AI 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도 또한 중요한 준비이다. 
이 역시나 몇년 전부터 모든 단계, 특히 초기의 계획단계부터 적용할 수 있을지, 
현재처럼 결과물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사용할 것인지를 테스트해 오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초기단계보다는 결과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에서의 사용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나름대로 우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주었다. 
특히나 국회세종의사당 국제공모를 진행하면서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작업양을 AI 덕분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참고로 파이널에 올라간 5개 팀 중에서 우리를 제외한 4개 팀은 모두 대형사였고, 
이들 중에서 결과물을 생산함에 있어 AI를 활용한 팀은 우리밖에 없었다. 
즉, 대형사처럼 인력과 자본에 여력이 있는 곳에서 보다 
우리처럼 아뜰리에의 경우 오히려 활용에 의한 효과가 더 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시점에서, 특정 성격의 프로젝트에서는 말이다. 
(앞으로는 어떤 추세로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또 하나로는 작은 것이지만 사무실의 공간사용을 변경했다. 
한참 전부터 느끼고 있던 불편함, 
하지만 기존의 사용에 대한 익숙함과 변경에 따른 귀찮음, 
그래서 나중에 좀 한가해지면 하자 하고 미뤄두었던 일을 해버렸다. 
2층 직원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좀 거세긴 했지만, 
어쨌든 이제 손님들은 1층에서, 
우리는 2층과 3층으로 깔끔하게 공간이 분리가 되었다.
일단 나는 현재까지 아주 만족스럽다.

2024년부터 25, 26년을 거치면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거친 파고는 
쉽게 잦아들어 이전으로 돌아갈 것 같진 않다. 
즉, 단순히 오고가는 경기의 사이클이 아니고 근본적인 변화의 초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생겼을때 안타깝게도 
작은 아뜰리에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건축설계의 생태계는 너무너무나 취약하다. 
현재도 지난 몇 년간의 이 불경기라는 파고에 뒤집어진 사무실들이 곳곳에 있고, 
앞으로는 어쩌면 더 심화 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알아도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개개의 사무소가 아니라 우리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배가 되어
대처해야되지만 이는 개개의 사무소가 운좋게 살아남을 가능성보다 더 희박하다.
그만큼 현재 우리 건축계(특히 사협회를 중심으로)는, 적어도 내가 보기엔, 
관심도 없고 능력도 없다. 재앙적이다. 

때문에 관심과 에너지는 어쩔 수 없이 내부로 향할 수 밖에 없고,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우선 우리라도 채비를 해야하고, 파고에 배가 부서지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준비가 맞는 방향인지, 이 정도면 되는지 확신이 없고 늘 불안하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 밖에는 없다.     
  
P.S 
내 발의 통증 원인은 병원에 가보니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발병원인은 무엇이라 딱히 특정지을 순 없지만, 
의사가 해주는 말은 살을 빼시고, 되도록 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으셔라 였다. ㅠ
치료는 충격파 치료라는 것을 10회 받았다. 
받아본 분들을 아시겠지만 일상에서 겪어보지 못한 딴세상 통증이었다.
통증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 아니라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암튼 10회를 모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호전은 되었지만 완쾌는 되지 않았다. 
여전히 뒷금치에는 통증이 있다. 
매일매일 재활하는 느낌으로 집에서 케어를 하고 있다. 
이렇게 특별한 이유도 모른체, 몸에 오랜시간 달고 있는 아픈 곳이 생기니
이렇게 나이들어 가는 건가 하는 슬픈 마음이 든다.  

지난 몇 년간 날 가장 괴롭히는 것은 불안감이다. 
이 불안감으로 인해 나의 감정상태는 길게는 몇달을 주기로, 짧게는 하루에도 오르락 내리락 하기도 한다.
내가 조울증을 진단받아 본 적은 없지만, 가끔 조울증이 이런 감정상태를 말하는 걸까 하고 생각할때도 있다.

그렇다면 이건 무엇으로부터의 불안감일까?
그건 아마도 사무실 생존의 문제 때문 일 것이다. 
수주가 잘 되거나 문의가 많으면 기분이 좀 좋아지고, 
문의 연락이 없거나 계약되는게 없을 때는 기분이 바닥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사무소를 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이런 운명을 안고 하는 것이라는 것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우리 건축 경기가 무척 안좋아 ‘불경기’가 아니라 ‘무경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그 즈음부터 더 심해졌다고 해도 이상할 것도 없다. 원래 그런 것이니.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뜰리에 건축사사무소라면, 
누구나 겪는 일일 것이니 이 불안감은 특별할 것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불안감의 감정 뒤에 
나를 더 기분 나쁘게 하는 감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기와 질투다. 
‘질투는 나의 힘’ 이라고 했듯이 늘 경쟁심을 갖고, 주변과 비교해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누군가를 라이벌 삼아 질투하고 나를 더 담금질하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고,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고, 또 긍정적인 것일 수 있다. 
나도 매우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날 괴롭게 했던 것은 이 질투가 
누군가의 좋은 소식에 배 아파하고, 초조해지고, 심지어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런 진짜 시기심으로 변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불안감과 함께 잘되는 누군가를 시기하고, 잘 안되기를 바라고, 
잘 되도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 축하를 해주지 못하는 찌질한 이 마음. 
이 마음이 지난 몇년간 나를 가장 괴롭게 했던 본질 인 것 같다. 

이 못난 마음은 때로는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짜증나게 만들고, 
혹은 주변을 더욱 닥달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잘될때와 안될때가 아니라 
남이 잘될때와 안될때 감정의 기복이 더 심하기도 하다.
내가 중심이 아니라 
남을 중심에 두고 있으니
그것이 얼마나 괴롭고 못났는가 말이다.

특히나 주변에서 나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때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의 저런 못난 마음이 더욱 괴롭다. 
나는 왜 저분들처럼 단단하지 못할까?
나는 왜 저분들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품지 못하고,
찾잔 속 물처럼 이리도 찰랑찰랑 불안한 것인가.
나는 왜 내 내면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이렇게 감정이 흔들리는가. 
나는 왜 그들의 잘나감을 진심으로 기뻐하지 못하고 
나는 왜 주변 사람들을 경쟁상대로 인식하는가?
결국 
나는 왜 이리 속이 좁은 사람인가.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 보고자 스스로 여러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지금 왜 그런지를 생각해보다가 
내가 많은 결핍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
내가 남의 시선을 더 많이 신경쓰는 사람인가?
가진 것을 잘 놓지 못하고, 남보다 뒤쳐지고 잃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인가?
하는 생각들도 해보았다.
이 모두에 해당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다. 
그 핵심은 ‘감사’ 라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자. 
누군가는 우리가 가진 것, 
우리가 이룬 것을 부러워할 수도 있으니
우리는 우리가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자.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에 집중하자.
지금 내 손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만 더 집중하자. 
지금 당장은 이것이 작은 것들처럼 보이지만 이런 것들에 집중하다보면 
이것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은 보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 수도 있다. 
그리고 짧게 보지 말고 더 길게 보자. 
길게 보고 길게 갈 수 있는 태도, 조직, 그리고 마음을 준비하자.  
내가 남들보다 꼭 더 잘되야 된다는 그런 얇팍한 마음도, 시기심도 내려놓자. 
내가 못 가진 것,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주변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려고 ’노력‘ 하자.
그러다 보면 진심이 생길 것이다.

알고 있었지만 실천이 잘 되지 않아서,
요즘 입으로 중얼중얼 말해보고 되새기고 있다.   
거기에 더해 혹시나 이 마음이 흩어지지 않을까 하여 글로 남긴다. 
오랜만의 고해성사 같은 글이 되었다. 

건축가로 생존하는 것은 참 어렵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 인간으로서 깨닿고 성숙해 지듯이, 
사무소를 하면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끄럽고 괴로운 여러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감정들의 본질을 마주하는 것이 또한 무척 어렵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피할 순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다만 이걸 인정하지 못하고 싸우기만 하는 그런 어리섞음 말고, 
좀 더 길고 현명하고 성숙한 방법으로, 그런 사람으로 이 감정들을 마주하고 싶다. 

Y

주말에 넷플릭스에서 일명 '모자무싸'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음... 이 작가분의 작업이 '나의 아저씨', '나의해방일지', 그리고 이' 모자무싸' 라는데

'나의 아저씨'는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고, '나의 해방일지'는 고개를 꺄우뚱 했고, '모자무싸'는 별 재미가 없었다. 

그저 보다가 익숙한 풍경이 나오길래 눈이 번쩍 떠진것 말고는... 

우리 사무실이 내려다 보이는 고은산 정상의 바위에서 찍은 듯한 각도, 

작가는 이 풍경을 내려다 보는 주인공들을 통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암튼 신기했다. 

이곳의 이런 풍경을 발견하고 촬영까지 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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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기 위해서 신체적으로 필요한 조건은 크게 두 가지 인것 같다.
내가 달리면서 느끼는 고통이 크게 두 파트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당연히 중력을 거슬러 우리 몸을 앞으로 그리고 위로 밀어내주는 다리, 더 구체적으로는 발바닥부터 종아리 
그리고 허벅지까지의 모든 근육 들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렇게 달릴 수 있도록 다리에 피를 공급해주고, 
피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심장과 폐일 것이다. 
즉, 호흡과 다리근육이 조화롭게 작동해야 달리기를 오래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머 쌀로 밥짓는 소리처럼 당연한 얘기다. 

우선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때는 호흡이며 다리근육을 구분할 것 없이 그냥 힘들다. 
숨쉬기도 너무 힘들고, 다리도 천근만근 질질 끌린다. 이땐 그냥 온 몸뚱아리가 다 힘든거 같다.
하지만 꾸준히 달리기를 시도해보고 그 거리가 점차 늘고, 
그 시간이 조금씩 쌓여가다보면 다리의 곳곳에는 달리기를 위해 필요한 근육이 조금씩 생기는 거 같다. 
다리가 처음보다는 점점 고통이 덜 해지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러다가 어느 날은 다리에 심한 피로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건 그냥 오늘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된다. 
이렇게 근육들을 단련하는 느낌으로 하루하루 달리기를 하다 보면 이제 좀 더 효율적으로 달리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이때쯤 몇개의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그래서 달리기를 할때 발 바닥은 어떻게 착지해야 하는지 보폭은 어느 정도를 유지해야하는지, 
무릎은 어디까지 들어올려야 하는지, 상체는 어떠해야 하는지 등등 을 배웠다. 
하지만 보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이 따라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본대로(사실은 보고 머리속으로 상상하고 있는 데로)해보려고 하지만 당연히 어색하고, 더 힘들고, 심지어 다리도 더 아프다, 처음에는. 
거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튜브마다 얘기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고, 강조하는 지점도 다른데 나는 그것들 중에서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 건지 잘 모르고 
그저 좋아보이는 건 다 따라하려 해보니 처음에는 엉망진창이었다.  
또 어떤 유튜브는 오래 천천히 달리는 것을 강조하려는 내용이었고, 또 다른 유튜브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내용이었는데 
나는 그걸 다 따라하려 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도 저도 안되고 힘만 들 뿐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여러 유튜브를 따라해 보면서,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달리기 폼을 조정해 가고, 그렇게 또 달리면서 
그래도 다리의 근육이 발달해 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꼈을때 이 다리 근육은 어쨌든 근육이다 보니 달리는 시간과 거리를 늘리면 어쨌든 조금씩 만들어지고, 단련되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어떤 폼과 어떤 느낌으로 달릴 것이냐를 좀 더 배우고 달려서 그에 적정한 근육을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달리기의 한 축이다. 

두번째는 호흡, 더 정확하게는 아마 폐활량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달리기를 하다가 힘들다고 느낄 때는 둘 중 하나이다.  다리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아니면 숨이 너무 차는 경우이다. 
특히 익숙한 속도보다 조금만 빨리 달리면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가슴이 아프고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평소속도보다 조금만 빨리 달리면, 금새 호흡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아파온다. 
이런 속도로는 1킬로미터를 달리기도 쉽지 않은 상태가 된다. 결국 다리가 괜찮아도 이 호흡이 딸리면(부족하면) 오래 혹은 빨리 달리기는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이 호흡량 혹은 폐활량이라는 것도 다리 근육처럼 꾸준히 노력하면 개선 혹은 훈련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더 빠른 속도의 수준에 가본적이 없으니 내 수준에서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알기는 어렵다. 
다만 처음에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매우 느리게 1킬로를 뛰는 것도 숨이 찼기때문에 그때에 비하면 현재 그보단 훨씬 호흡이 편안해졌고, 
이런 원리라면 이것도 달리기를 하다 보면 늘 수 있는 건가 라고 추측하는 정도다. 
한편으로 유튜브에서 배운 또 다른 내용으로는 이 호흡량(최대산소포화도?)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어서 후천적 훈련으로 개선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리고 그나마도 이 후천적 개선을 위해서는 특별한 훈련(인터벌이나 업힐과 같은) 이 필요한 듯 했다. 
아직까지 시도해 볼 마음이 들진 않았다. 
어쨌든 이 호흡이 달리기의 또 다른 축이다. 

달리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위해서, 일정시간 혹은 일정거리를 달리기 위해서는 결국 이 호흡량과 다리근육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는 다리에 피로감을 심하게 느껴서 멈추게 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숨쉬기가 너무 힘들어서 멈추게 된다. 
이 두 엔진을 함께 관리해줘야 한다.


사무소도 마찬가지다. 
건축사사무소 일 중에서 설계의 성격은 어쩌면 크게 두 가지 인 것 같다. 
적어도 우리 사무실에선 그렇다. 
첫번째는 빠르게 요구되는 디자인이다. 
이는 처음에 개념을 정리하고, 이를 방향 삼아 기본 계획을 정하고, 나이스(Nice)하면서 균형잡힌 형태를 구성하고, 
마지막으론 이를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 까지다. 이 단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능력이 필요하고, 동시에 날카로운 감각도 필요하다. 
물론 좋은 공간과 형태에 대해 스스로 갖고 있는 높은 기준도 있어야하며, 이를 프로젝트에서 표현해 낼 수 있는 분별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두려움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  
기술적으로 3d툴을 포함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툴들을 잘 다루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빠른 호흡으로 속도감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주로 규모가 큰 계획이든, 현상공모, 혹은 프로젝트의 초기 디자인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더 느린 호흡과 함께 요구되는 똘똘함이다. 
우리 같은 아뜰리에 사무소의 기본이 되는 것들은 소규모 프로젝트들이다.
이 프로젝트들은 짧은 시간에 순발력 있는 호흡이 요구되기보다는 긴 호흡 안에서 지치지 않고 꼼꼼하고 차분하게 프로젝트를 대할 수 있는 
의연한 능력이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들은 건축주와의 소통을 통해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을 해야한다. 
이후에는 인허가를 위해 허가권자와, 때로는 비상식적이까지 한, 싸움을 해야하고, 각 종 법규와 디자인 의도, 공사 예산 등을 고려한 실시설계를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협력업체와 협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또 공사가 시작되면 시공사와 각종 사항들에 대해 조율과 협의를 해야하고, 건축주와도 계속된 소통이 필요하다. 
이 과정 속에서는 수 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그와 관련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때그때 상황을 정리하고 조정하는 것을 해야한다. 
따라서 꼼꼼하고 성실해야하며,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하고, 끝까지 원하는 수준을 구현해내려는 집요함도 있어야한다. 
번뜩이는 디자인보다 흔들리지 않는 유연함과 똘똘함이 요구된다고도 할 수 있다. 

사무소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크게 이 두가지 영역에 대한 역량을 모두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달리기의 근육과 호흡처럼 이 두 가지 능력 중 한가지만으로는 사무소를 운영해 가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그리고 사무소가 이 두 가지 영역에서 균형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로 균형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개인적으로 건축을 하면서 주변에 위의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사람도 물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능력 중 어느 한쪽에 좀 더 장점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위에 길게 나열해 논 것처럼 사실 디자인을 빠르게 잘 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해 낸다는 그 결과를 위해서는 너무나 다양하고도 많은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그 모든 걸 한명이 골고루 다 잘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능력을 요구한다. 
사람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 중에서 특정 영역에 더 장점을 보인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건축학과의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건축설계란 곧 디자인을 잘하는 것이라고 배워왔고, 이는 곧 형태를 만드는 행위와 동의어처럼 받아들여졌다.
꼭 말로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학교의 분위기가, 커리큘럼의 비중에서, 접하는 외부정보들에서 그렇게 알게 모르게 인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는 것은 건축설계의 극히 일부라는 것을 우리는 실무에 나오면 깨닫게 된다. 
디자인 이후에 이것이 현장에서 물리적 구조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도면하나하나, 디테일 하나하나, 재료 하나하나,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하나하나가 다 잘 설계되어야 하고,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똘똘함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더 깊고 입체적인 설계영역이라 할 수 있고, 수많은 자본과 시스템을 다룬다는 측면에서는 다른 의미의 예술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무실 인력을 조직하고 구성하면서 모두 다 잘하진 않더라도, 
앞서 얘기한 두 가지 측면 중에서 어느 쪽에건 명확한 장점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두 영역에 있어 장점을 가진 사람들을 균형 있게 구성해 사무소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지만 다양한 규모와 프로그램과 성격과 속도를 가진 프로젝트들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마치 달리기의 근육과 호흡처럼, 사무실이 더 오래 더 다양하게 더 멀리 달려갈 수 있는, 균형 잡힌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6년 전반기,

등산하기 가장 좋은 황금시기인 2,3,4월을 공모 전 준비한다고 다 날려버리는 바람에

올해 첫 등산을 5월에야 끊게 되었습니다.

말이 5월이지 날씨는 거의 여름날씨에,

저랑 희원이는 홍천 사진촬영 때문에 참석도 못하고, 

거기다 제가 마지막에 가려고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북한산을 턱! 하고 가버리고, 

암튼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등산이었습니다 ㅋㅋ

 

이날 등산의 백미는 뒤풀이로 먹은 용봉탕이었습니다. 

자라와 오골계를 넣고 끓인 진한 보양탕 -_ -;;;

희원이는 자라 발톱도 먹고... 

요즘것들 대단합니다 대단해~ ㅎㅎ;;

 

암튼 등산하면서 은지가 세상세상 예민했다는 얘기만 전해들은 

그날의 현장사진들 공유합니다~

이런 사진은 도대체 왜 찍는거야? 요즘것들 대단합니다 대단해~ ㅋㅋ
오~ 조소장 인생샷!
오리대리 사진을 안올릴 수가 없네.. ㅋㅋㅋ 웃기다
??? 무슨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알고싶지도 않고요 ㅋ
키티팀장 짜증1 (사진은 죽인다)
키티팀장 짜증2
키티팀장 짜증3(화삭힘)
등반완료! (키티팀장 짜증4)
마지막으로 자라와 오골계의 조합! 용봉탕! ㅠㅠ (왠지 자라한테만 미안해서 미안하다 오골계야)

 

이렇게 마무리된 5월의 등산이었습니다. 

같이 하지 못해서 사진 속 이야기가 생생하지 못하네요 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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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동안에는 설계공모를 많이 하지 않았다. 
24년도에는 두 개를 해서 운 좋게도 두 개가 모두 당선되는, 승률 100%의 기염을 토한 이후,  
25년도에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오랜만에 설계공모를 참여하기로 하고 시작했던 것이
국회세종의사당 마스터플랜 국제설계공모 였다. 

시작은 아는 소장님들과의 술자리에서였다. 
‘ 그래도 국회가 이전하는, 
우리 일생에 다시 없을 특별한 프로젝트인데 참여는 해봐야 되는거 아니냐, 
안되더라도 해보자 보자 보자 보자… ’ 
우리 가슴에 아직 패기라는게 남아있는 척, 사실 반쯤은 중년의 취기였다. ㅋ
그렇게 아는 소장님과 함께 팀을 이뤄 신청을 하고 기세좋게 시작을 했지만 
아는 소장님은 현실을 직시하신 후 ‘원소장님께 뒤를 부탁합니다~’ 라는 말씀과 함께 
중도 이탈을 해버리셨다. 
그렇게 허허벌판에 남겨진 후 어쩔까나 잠깐 고민을 한 후 우리는 단독으로라도 이미 
시작한 이 레이스를 마무리 해야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하였다.  

아니 현상하나 하면서 머 이렇게 중도 이탈이니, 무모한 결정이니 하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국회가 이전하는, 총 사업비가 약 5조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이고, 이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뽑기 위한 설계공모이다 보니 우선 군침을 흘리는 고래들이 너무 많을 것은 뻔하였다. 
거기다가 이 고래들을 생각해서 인진 몰라도 제출물의 양과 계획해야되는 양이 엄청나게 많았다.
또한 이건 공모기획단계에서 무슨 꿍꿍이가 있거나(이 정도 할 수 있는 규모만 참여해라 라고하는…)
제정신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밖에는 의심할 수 없는 지침들도 많았다.
 
그러니 이걸 우리같은 새우가 고래들 틈바구니에 껴서 해도 되는겨?
되도 않는 일 괜히 해서 줘터지고 나오는거 아녀?
이거 우리 인력으로 마감이나 할 수 있는겨?
건축판에 있는 고래들은 거의 다 들어올텐데 이 판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는겨?

등등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하기로 결심하기 위해서는 속으로 감수해야하는 것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일단 한번 시작한 건 어떻게든 마무리는 한다라는 우리의 가오(?)와 
안해도 딱히 할일이 없던 당시의 우리의 슬픈 상황과 맞물려, 
떨어질게 뻔하지만 그래도 끝은 본다며 고! 를 외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공모는 약 두 달간의 치열한 내부작업과 주말을 반납한 직원들의 헌신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1차를 통과해 최종 파이널리스트에 올라갔고, 최종심사에서 4등으로 마무리 되었다. 

사무실을 하면서 공모전을 여러번 했지만 공모 이후 이렇게 후기를 남긴 적은 없었다. 
우선 당선되지 못한 공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결국 패배자의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하지 않았고, 당선된 경우라면 굳이 자랑이 될거 같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공모 최종심사를 보며 
이번에는 짧게라도 후기를 남겨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다만 지금부터 쓰는 글이 결국 돌고돌아 패배자의 옹졸한 변명과 원망으로 보일 수 있음을 
나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너무 감정적이지 않고자 몇 번을 정제한 후 글을 올린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앞서 못먹어도 고! 를 외친 이유를 짧게 언급하긴 했지만 
그 이유에는 사실 가장 중요했던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난 계엄 이후 우리 사회의 권력관계는 
과거와는 분명하게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민들 사이의 어떤 보이지 않는 정신적 연대가 생겨났고
시민과 국회의원이 온전히 한편이 되어본 이후 그 사이에는 전에 없던 유대가 만들어진 듯 하다.
말로만 하던, 시민을 받드는 정치가 아니라 진심으로 국회가 시민의 눈치를 보고,
시민을 무서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의식도 생긴듯 하고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주권자는 국민이구나를 실감한듯 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반만년 우리 역사에서 이렇게
권력과 시민의 관계가 수평적이 된 적이 있었던가.  
따라서 이런 시점에 새롭게 계획되는 국회세종의사당은 재정립된 
국회권력과 시민의 관계를 공간화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우리의 민주주의는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다른 어느 나라보다 자발적이고 시민주도적이며 강한 회복력을 가진 민주주의를 갖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 국회가 보여주어야 하는 모습은 
세계에서 가장 앞에 서있는 민주주의 그 자체를 상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세계 1등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국회는 어떻게 정의되야 할까?
과연 그 모습은 어떠할까.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스스로도 너무 궁금했고, 
다른 많은 건축가들은 과연 그 모습을 어떻게 상상하고 구현해낼까, 
그들이 내놓는 답은 어떠할지 또한 너무나도 궁금했다.  
이 질문을 온전히 고민해보고, 남들이 내놓은 답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모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고민한 것 만큼 남들이 고민한 것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 공모에 참여한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그래서 당선은 어렵더라도 당선작을 보며 무릎을 탁! 하고 칠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볼 수 있기를 바랬다. 

우선 우리 스스로 그 답을 찾아보고자 많은 고민을 했다. 
역사적으로 권력기관이 가져온 관습적, 상식적 개념과 배치에서 벗어나고자 하였고,
우리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에 맞는 시민과 국회의 새로운 관계가 무엇일지 찾아보고자 하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스로 그런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제출하는 순간까지도  
우리 계획안이 정말 그 답을 찾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제출된 다른 안들에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제안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심사.
고대와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권력기관은 권위를 건축과 공간으로 표현하고자 하였고,
그 핵심은 축과 스케일일 것이다. 
개인을 움츠려들게 만들고, 가장 높은 권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함을 
의미하는 축과 스케일. 
권력과 시민 사이의 거리를 만들어 이를 권위로 치환하는 공간구조.  
개인적으로 이 상징적 축을 중심으로 배치를 하는 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식이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쉽게해선 안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왜 우리는 여전히 국회의 권위를 거대한 축을 통해서 보여주어야 하는가. 
그렇게 거대한 축의 끝에 위치한 국회가 과연 미래 국민주권시대에 그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들이 있어야할 자리인가. 
시민은 그 국회를 볼때 이 거대한 축을 통해서 보고, 
이 긴 축을 어렵게 가야지만 국회에 도달하는 것인가? 
그것이 주권자인 시민과 대리자인 국회의 수평적 관계인가? 
국가의 권위와 상징이 왜 앞으로도 축의 폭과 길이에 의해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심사과정에 나온 축에 대한 관점, 국회가 금강 변에 있어야하는 이유 등은 이해할 수 없었다. 
런던과 베를린 그리고 금강 주변의 도시맥락과 역사가 완전히 다른데
그저 강변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런던과 베를린이 그러하니 그래야 한다라는게 이유가 될 수 있는가? 
국가의 상징은 인공위성에서도 보일 만 해야하고 
그것이 국격과 이어진다는 방향의 심사평은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가?
민주주의, 국회, 그리고 그 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관계를 
여전히 근대적인 축을 통해 보여주고 상징해야 하는가? 
그럼 축이 더 크고 넓을 수록 국격이 올라간다는 것인가? 
그럼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크고 거대한 축이 필요한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상징축이 있다고 결정해도 좋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납득이 가게 설명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왜 우리의 새로운 국회는 미래에도 축이라는 것을 통해 국가의 상징과 국격을 표현해야하는지, 
그 비워진 거대한 공간이 평소엔 어떻게 시민의 일상과 닿을 수 있는 것인지, 
축을 통해 국회와 시민의 거리가 멀어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될 수 있는지.
새로운 국회의 정체성이 어떻게 해석되어서 축이라는 장치로 녹아들고 공간화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지를 심사과정을 통해 들려줬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지만 인구 40만이 안되는 세종시에 
폭이 100미터에 길이가 1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빈 공간이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본관 주변의 수공간은 또 무엇인가. 
해자와 같이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이 과연 시민 가까이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국회의 모습에 적절한 것인가?

개인적으로 이번 심사의 과정에 대해 무척 아쉽다.
우리가 당선이 되는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당선안이 좋다 아니다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부터 당선만을 목적으로 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공모 과정을 통해 매우 기대했던, 
오랜 전근대시대와 초기 우리 현대사를 거치며, 
수 많은 피로 어렵게 어렵게 비로소 이룩한 시민과 권력의 수평적 관계.
이 위대한 우리사회의 진보를 상징해야하는 국회를 계획하는데 있어, 
어떤 민주적 가치와 미래적 방향성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솔직히 몇몇 심사위원들로부터는 그 의도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심사과정을 통해, 최종 결과를 통해 배우고자 했던, 새로운 혜안을 보지 못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사무실 스스로는 
이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를, 
이 정도 양의 제출물들을 소화해낼 수 있다는
역량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   

또 그 과정에서 AI 를 활용해 
계획의 일부와 이미지를 생성해 낼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또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모형제작도 내부적으로 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앞으로도 이들을 더 폭넓고 능숙하게 다루는 역량을 키운다면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더 확장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끝으로 사무실 모두가 수고해줬지만
그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참여한 
종수, 태헌, 태훈, 서현, 병익, 도훈 이에게 특히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수상자들 표정이 다 썪었네요... 캬캬캬
좀 웃을걸.. ㅎ;;;
이런 전신사진은 앞으론 좀 지양해야겠습니다 ㅋ ㅠㅠ

이 녀석들 힘들다고 투덜대지 마라..

우리가 설계한답시고 처음 세상에 나왔을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8천만원짜리 주택하나 짓기 위해 

매일 해야했던 노가다였다.

 

 

 

 

신입들 힘들다고 투덜대지 마라..

저때 들어온 신입들은 첫날 출근이 

사무실이 아니고 현장 페인트칠이었다.  

 

책 작업 중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다가 예전 사진들 속에서 찾았습니다. 

나떼는~ 이라고 하면 바로 꼰대가 되는 건 알지만(사실 이미 꼰대이지만... ㅋ;;;) 

그럼에도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저렇게 일을 했지 싶습니다.

저렇게 설계와 노가다를 함께 했는데도 사무실 통장에 돈이 27만원이 남아있었던 충격적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돈도 없는데 신입들은 둘씩이나 왜 뽑았지....????

 

참. 이 글에서 정작 중요한 얘기는 책을 준비 중 이라는 것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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