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전에 포스팅하면서 시작된 강진산내들아동센터 프로젝트가 인허가준비에 여념이 없다

다음 주에 착공해야하니 그 일정에 맞춰 꽤나 빠르게 진행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중간에 추석이 끼어있었으니 그 시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약 20여일동안 디자인부터

현재의 인허가준비까지가 이루어진 셈이 다


프로젝트를 시작할때부터 디자인을 제외하고 그외 크게 두가지 측면을 고려해야했다.


첫번째는 일정이 매우 빠듯하게 진행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SBS와 함께 여러기업들이 십시일반 후원을 해서 진행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정이 방송스케줄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다.

그 첫번째 공식적 스케줄이 11월 중순에 있는 SBS 희망TV 라는 이벤트였고

따라서 이 때까지 건물의 형태가 어느정도는 방송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암시적 스케줄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디자인변경이란 없다' 라는 목표를 가지고 디자인을 시작하였다. 

디자인변경이 발생하면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고 그런상황은 이 빡빡한 스케줄에서

매우 치명적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최초에 내부에서 충분히 회의를 하고 몇가지 옵션들을 나름 심도있게 토론을 하였다.

그렇게해서 디자인 안을 결정하고자 하였다.

사실 개인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자금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즉, 건축에 필요한 모든 제반사항들이 준비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디자인이 끝나면 거기에 맞춰서 모든것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는 곧 디자인이 어떻게 되어지는냐에 따라 예산을 비롯해 모든 사항들이 그에 맞춰 준비되어야 하는 

것이기때문에 결정의 순간까지도 이 디자인안이 정말 다른 모든 사항들을 위해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고 부담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의미에서 이 프로젝트의 안은 매우 효율적이어야 했다. 형태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하지만 이런 한가지 가치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이들의 그림과 그들의 눈빛,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계신 많은 분들의 바램이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속의 집은 자유롭고 흥미롭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새로운 집을 상상할때 보였던 그 눈빛은 나에게 시작하기 전부터 미안함을 느끼게 하였다.

그들이 원하고 그래서 스케치북에 그렸던 그 그림만큼 자유로운 집을 만들어주지 못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기획하시고 모금활동을 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바램과 이상이 있다.

그것은 어쩔수 없이 건축물을 예산과 함께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나같은 사람보다도 훨씬 더 원대하고 순수하셨다.

이런 많은 바램과 꿈을 생각하면 이 아동센터는 재미있어야 하고 풍부한 공간이 있어야 했다. 경제적인 동시에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충될 수 있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서

깊은 한번의 고민으로 디자인을 결정했을때,

그 순간에 느껴지는 불안감이란 꽤나 컸던것 같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혹시 놓치고 있거나 잘못한 부분은 없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의 시간을 가질 새도 없이 프로젝트는 빠르게 다음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두번째는 앞서 잠시 언급한 공사비의 문제이다.

다만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공사비가 부족하다 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현재도 예상되는 공사비의 상당부분이 부족한 상태이고 많은 분들이 

정말 열심히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우리도 그 어느때보다 공사비의 절감 이란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 가장 일차적인 노력은 아는 인맥을 모두 동원해서 후원을 찾아보려 알아보고 것이다.

하지만 건축가가 알아볼 수 있는 후원이 과연 어느정도일지는 상상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다음은 바로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해서 연구해 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공사의 예상견적을 받아보고 적잖이 놀랐다.

너무 비싸다.

건축을 하는 내가 봐도 너무 비싼데 일반인이라면 더 크게 다가올거 같았다.

이런식의 공사비라면 누군가가 평생 돈을 모아 집을 짓고 산다는 것이 

지금같은 시기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감했다. 

물론 한국의 공사비현실을 잘 알고 있는 J 는 그게 적정한 가격이라고 말해줬지만

난 쉽사리 납득할 수가 없었다.

이 부분은 아직 진행중이다. 

우선 내가 그 공사비의 현실성을 아직 체감하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비상식적으로 생각되면 그건 먼가 이상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한다.

어쨋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과연 어디에서 얼마만큼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지

한번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의미있는 수치를 보여준다면 공사가 끝날때쯤에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찌보면 또 하나의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본다.

이 프로젝트는 이제 우리에게 디자인하고 완성하는 것으로 끝나는 제한적 영역을 넘어 

다양한 측면에서의 개입을 요구하고 원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의미를 갖는다.

우선 건축주와 건축가와 시공자의 관계가 매우 불분명해졌다.

이유는 건물을 완성하는 주체로서 기존의 요소가 앞서 말한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 이 세명이었다고 하면 

이 프로젝트에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주체로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건축주가 없고, 자금을 주는 사람이 매우 다양하고 그 자금의 형태도 또한 다양한다.

건축가는 있지만 수동적이지 않고 건축주의 역할도 일부 하기도 하고 건축주의 고민을 함께 하기도 한다.

시공자는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건축가와 일찍부터 접촉해서 디자인단계부터 많은 고민을 함께한다.

이 시공자는 현장의 모든것을 다 하는 것도 아닐 것이며 시공자가 또 건축주가 되기도 할 것이다.


말 그대로 프로세스가 선적인방향성(liner)을 갖는 것이 아닌 

수평적인 구조를 가지며 '강진아동센터' 프로젝트라는 하나의 '장'(field) 안에서 

모두 버무려져서 서로 소통하고 교환해가며 자발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 간다.

이 과정은 때론 덜 효율적일순 있지만 동시에 더 민주적이다.


그리고 이 '장'(field)안에서 서로 문제가 생겼을때 

프로젝트를 추진하게끔 하는 진정한 건축주는 오로지 '어린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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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1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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