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
올해의 첫번째 글로 어떤 내용을 쓸까 하다가 이 소식을
첫번째로 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사무소를 하시는 분들은 모두들 그러하시겠지만
저희도
조금 더 우리에게 필요하고,
우리에게 맞춰진 환경에서,
긴 시간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늘 소망해 왔습니다.
지금의 그린그린한(정확히는 첨에는 그린그린했던 ;;)
사무실을 만들면서도 그랬지만
늘 목표는 구성원들이 작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능한 능력안에서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었고,
이곳에서 약 3년을 보내면서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 우리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와 함께 실현 가능한 노력을 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우선 살 동네를 정하고, 조건을 정하고, 건물을 알아보기 시작해서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제 JYA Home 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장소를 찾았습니다.
정말로 우리에게 집 다음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혹은 더 일 수도 있고 ㅠ) 공간,
밖에서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더라도 이 곳으로 돌아오면 좀 더 편안할 수 있는 공간,
그런 집 같은 공간, JYA Home.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가장 서툰 돈 계산을 열심히 해야했고,
대출을 알아보고, 그것을 갚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앞으로의 우리를 예상해보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어떻게, 다가올 긴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우리가 과연 지금의 우리보다, 혹은 지금의 다른 이들보다 더 나아지고
있는가 하는 고민도 함께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바로 그러기 위해 지금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게 아닌가 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우리는 그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변화들을 찾아내려 그 동안도 고민해 왔고,
좀 더 우리에게 맞는 공간,
좀 더 우리에게 편안한 공간,
좀 더 우리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좀 더 안정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더 나은 우리를 위해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하기에 비록 부족한게 많지만
지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새 집은 지금 사무실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지금의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환경보다 좀 더 마을스럽습니다.
동네안쪽에는 여전히 주택들이 많이 남아있고, 동네에 작은 소공원들도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조금만 걸어 나가면 천변을 따라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걸을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탈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 천을 바라보고 면해있는 땅을 찾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서 포기했습니다 ㅠ)
새 집에서는 창밖으로 맞은편에 산자락도 볼 수 있고,
1층을 들어서면서는 커피향도 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증축될 3층에는 작은 테라스가 있어, 미팅을 하다가, 밥을 먹다가, 생각을 하다가
혹은 멍때리면서 밖을 내다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금 더 쾌적한 화장실과, 좀 더 아늑한 작업공간과, 좀 더 개방적인 미팅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좀 더 안정적으로
(이렇게 일을 저질러 놓고 이 말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늘 부족하다고 느끼고,
매번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정말 건축을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발버둥입니다.
아직 계획도 다 못했는데,
다음달이면 이제 공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아마도 올 전반기는 이 집을 공사하느라고
또한 몸과 마음이 더 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즐거운 여정이라 생각하겠습니다.
부디 지금까지 합정동, 하중동 에서 그랬듯이
이 곳에서도 좋은 일들이 더 많기를 바라고,
올 한해 우리를 비롯한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께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2020 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좀 더 자세한 후기는 아마도 올 6월쯤,
공사가 끝나고 이사를 하고 나서 다시한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없는 사무실 살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하도록
더 많이 애써준 조소장에게 감사!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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