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평 숲속집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그 중에서도 시공자 찾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부평 숲속집 프로젝트는 지난 5월인가? 에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에게(콕집어 얘기하자면 나에게) 커다란 한가지의 교훈을 남겨준 프로젝트이다.

그것은 '아는것이 힘이라면 잘못알고 있는 것은 독이다' 라는 것과 '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큰일난다' 라는 것이다.


어느날 메일한통과 함께 두분의 자매를 만났다.

부평에 순대국집을 하고 싶으시단다. 이미 예산에 대한 계획도 어느정도 갖고 계셨다.

판넬로 지었을때 평당 250만원정도 한다고 사전조사를 하고 오셨었고 이렇게저렇게 지으면 될거 같다고 

생각을 하고 계셨다.


내가 두분께 처음으로 한 말은 "저희한테 멀 바라세요? " 였다.  


질문의 의미는 멀로 지을지, 얼마에 지을지에 대해 이미 조사를 어느정도 다 하고오셔서 

굳이 내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비 라는 것을 내고 우리와 작업을 하는 경우 저희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냐는

의미였다.


건축주분은 무조건 재미있는 것을 원하신다고 하셨다. 평범한 순대국집이 아닌 특이한 순대국집.

그러면서 판넬로 짓는 것과 같은 공사비에서 할 것.

이런것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셨다.


평당 250만원이라. 

당시 내가 아는 어떤분이 상가를 평당 200만원에 짓고 계시다고 말씀을 하셨었다.

오 200만원? 역시 상가라서 그렇게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있던 찰라였다.

근데 평당 250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


이것이 찰라의 미친실수 였다. 

잘못 알고 있으니 그것이 독이 되는것이었다.  나중에…


어쨌든 그렇게 해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대지는 법규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 동네였는데 미관지구에 머에 걸려있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거기다 재미있는 집, 순대국집 처럼 안보이는 순대국집 을 표방하신 건축주의 요구를 

충족시켜드리기 위해 예산과 법규와 건축주의 요구 사이에서 많은 줄다리기를 해야만 했다.

(언제나 그랬든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해주시기 바람)


프로젝트 보기


하지만 '아는것이 독이 되고 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큰일난다' 라는 교훈을 몸으로 느끼게 된건 

설계가 끝나고 나서였다. 


설계가 몇차례의 변경끝에 끝이나고 이제 시공사를 선정하려고

몇군데의 시공사에 견적문의를 하였다.


시공사들과의 첫 미팅때 공통적으로 나온말은 

"예산이 빠듯해 보이는데요.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 견적을 뽑아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였다.


그리고 나서 날라온 견적은 5억, 4억7천, 4억2천….등등 이었다 ;;;

참고로 우리는 평당 250만원 예산에 규모가 80평이었다. 

전체 예산의 2배가 넘는 견적이었다.


한 유명시공사에서는 그래도 이 프로젝트를 꼭 해보고 싶다며 어떻게해서든 맞춰보려 노력해주셨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은 상가라도 평당 250은 말이 안된다.

지금은 판넬로 공장만 지어도 평당 300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모든 사태는 모두 나의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서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처음에 할 수 있다라고 주둥이를 놀리고 시작한 프로젝트 였으니 이제와서 못한다고 할 수도 없고

시공사들에게는 퇴짜맞고… 정말 괴롭기 짝이없는 상황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진짜로 그랬다. 


이제 방법은 한가지였다.

실행가로 공사를 해야하고 예산에 맞춰서 줄일 수 있는것들은 모두 조정을 해서 가는 것.

그렇게 해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시공팀 사장님과 만나 수차례 조정을 하며 공사비를 맞춰가는 과정을 거쳤다.

사장님이 직접 작업을 하는 팀이다 보니 아무래도 실행가가 많이 줄어들기도 하고 공사의 공정들을 

조정하면서 또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마침내 지난 9월말에 착공을 할 수 있었다.

먼가 엄청난 숙제를 마친 느낌이었다. 


사실 어느것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시공사들로부터 견적을 받으면서 느낀것은 우선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어느 견적서는 이건 머 거의 막던지는 구만 이라는 느낌이 들정도로 엉성한 것들도 있었다.

형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런 단순한 형태에(입면빼고) 자재도 아주 기본자재마감인데

이렇게 까지 비싸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공사들에서 받은 견적은 평균적으로 평당공사비가 거의 500만원 수준이었다.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재의 공사비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를 찾아오시는 많은분들, 

아니 앞으로 우리가 건축가로서 만나야 하는 우리주변의 많은 분들 중 대부분은 

넉넉한 돈을 갖고 계신분들이 아니다 

또한 최근 건축계에서 얘기하고 있는 건축의 대중화 그리고 좋은 건축에는 

최소한 주변의 평범한 분들을 위한 눈높이, 

그리고 그분들을 위한 건축 시스템과 생태계의 다양화가 포함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공사의 목적과 예산의 범위에 맞게 다양한 성격의 시공자들이 존재해야 한다.

물론 겉으로 볼때는 아직까지 그런 생태계가 활발히 조성되어 있는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그러나 좀더 안으로 들어가보면 다양한 특성을 가진 시공자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중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다른 얘기이긴 하지만. 


따라서 우리같은 젊은건축가들에게는, 

그리고 우리같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요구와 프로젝트를 만나고 싶고, 그것들을 업으로 삼고 싶은 사무소라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성격과 특성을 가진 시공자들을 많이 알아두고 옥석을 가려야하며

또 그들과 열린마음으로 테이블에 앉아 논의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131113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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