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가볍게 술 마시고, 웃고, 노는, 그런 시간 말고,

좀 더 진지한 시간을 가져보자고  그 방향을 조금 바꿨던 게 작년 워크샾이었는데

그 후로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 말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우리 각자에 대한, 우리 조직에 대한,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얘기만 집중해서 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이 자리의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할지, 어떤 주제를 서로 공유해야하는지도

두 소장이 아닌 직원들이 준비하고 진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우리의 올 한해는 어떠했는지를 돌아보면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작년 말에 결의했던(?) 방향으로 절반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사무실 프로젝트의 다양화" 라는 목표는 올해 생각보다 빨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덕분에 전패였던 2019년의 실패를 경험삼아, 2020년에는 네 개의 현상에 당선되면서 

민간프로젝트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의 공공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프로젝트에서도 기존에 하던 규모와 다른 규모의 일을 시작하면서

위태위태하고 짜릿한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_ -;;;;;

그리고 이런 다양화를 위해 사무실내에서 서로 역할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그에 맞춰 팀을 다시 짜고,

그렇게해서 각자의 장점을 좀 더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의 구성을 변화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구성원 모두의 일정한 동의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어떤 측면에선 사무실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었기 때문에,

괴로울 수도, 인내심이 필요할 수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예상보다 짧았고, 자부컨대 올 한해동안 내부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생겨났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사무실의 능력은 더 다양해지고 단단해 졌다고도 생각합니다.

올해를 리뷰하며 다행히 모두들 각자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더 발전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들을 다짐하는 걸 보며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올해 목표했던 "사무실 이사하기"도 여러 우여곡절 끝에 끝이 났고,

직원들이 전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원하던 바입니다.

아마 올해 경험하지 못한 홍제동에서의 봄과 여름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더 재밌는 일상들이 많겠죠?

매니저가 합류하면서 좀 더 본래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변화 중에 하나네요. 

 

작년 워크샾에서 세웠던 목표 중에 (변명의 여지가 있지만) 지키지 못한 건

"첫 현상공모 당선 후 해외답사가기" 였습니다.

네 번의 당선으로 인해 중국에서부터 시작한 해외답사는 점점 더 서쪽으로 가서 현재는 동유럽까지 가 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로부터 전세계가 안전해질때까지는 미뤄둬야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선 코로나로 인한 이 사태에 고마워해야할지.. 크크크

 

마지막으로 작년에 세웠던 가장 큰 목표였던 "디자인 미팅시 서로간 삿대질하며 의견교환하기"

여러모로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이것은 2020년 워크샾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제입니다. 

어떻게 해야 형식적인 자리가 되지 않고 진지한 자리가 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진짜로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고,

개인의 의견들이 모여 집단의 의견으로 합쳐질 수 있을지, 

어쩌면, 지금이 지난 8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해온 시도들에 비해 가장 진지하고 절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과정들에 비춰봤을때,

개인적으로 얻은 교훈은 일단은 너무 큰 욕심을 가지지 말자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우선은 공유의 단계를 먼저 시작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공유는 우선 나부터, 우리부터 하고 있는 생각을

자꾸 더 자주 얘기하고, 꺼내놓는 것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의견의 교환과 창발은 그 다음 단계로 보겠습니다. 

 

2020년은 우리 모두가 벌써 1년이나 됐어 라고 할 정도로 어느해보다 정신없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장장 7개월의 프로젝트였던 홍제동 이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7개월동안 많은 사건사고들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1년의 끝이 코앞까지 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이사이 정말 많은 일들을 해 와서,

2019년 워크샾에서 세웠던 목표들을 많이 현실화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그렇게 훈훈하게 올 한해에 대한 리뷰를 마치고 2021년을 위한 워크샾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래에 2019년 워크샾에 대한 글을 굳이 친절하게 덧붙입니다. ㅎ

https://jyarchitects.tistory.com/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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