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22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22년의 중간중간에는 올해가

어떨때는 끝날거 같지않았고,

어떨때는 빨리 끝났으면 했고, 

언젠가는 이렇게 뒤돌아 떠올려보는 때가 올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해다. 

과거 언제고 안 어렵고 안 힘든 해가 있었겠냐 만은, 

이상하게 올해는 지독히도 괴로웠던 한해로 기억된다. 

하나하나 하루하루 되돌아보면 좋았던 일들도 많았겠지만 

어쨌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은 그렇다.

 

돌이켜보니 되지도 않는덤핑수주를 하고, 온갖 거짓말들로 모두를 속였던 새끼

계약할때 했던 말과는 달리 현장은 수준미달에 대표는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새끼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다른 사업에만 관심이 가있던 새끼

도면이고 설명이고 다 무시하고, 수준이 안되도 너무 안되는 현장소장만 데려다 놓는 새끼

협박과 으름장이 일상인 새끼

공사하라고 돈 줬더니 그 돈으로 지 개인적인 일에 쓰는 새끼

공사막판에 추가공사비를 마구 청구하더니 준공을 인질로 삼는 새끼

준공시 시공사 인증할려면 돈을 달라고 하는 양아치새끼

현장에 건축주가 감독관이라고 데려다놨더니 시공사랑 골프치면서 히히덕 거리는 새끼

자기때문에 건축주들이 그 고통을 받고 있는데 여전히 SNS에 열심인 새끼 

 

놀랍게도 이 모든 새끼들을 올해 한꺼번에 만났다.

올해 벌어진 괴로움의 근원은 바로 이런 시공사들 때문이었고, 

그 중에 몇놈은 정말 욕이 튀어나올만큼 비정상적이었다. 

저런 놈이 그 동안 어떻게 이 바닥에서 얼굴 들고 일을 해왔나 싶었다. 

아니 어쩌면 이 바닥이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SNS 덕분에 더 그렇지만, 이 바닥은 우리가 봐도 

정말 진흙탕이고 그 안에서 옥석고르기는 너무나 어려운 곳이라고 느낀다. 

우린 이 진흙탕속에 있고, 그동안 이 안에서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고 한편 자부했는데도 그렇다.

이러니 다른 분야의 눈으로 이 바닥을 바라보는 건축주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저런 인간들이 나 잘하네~ 하고 활동하고 있고,

그런 인간들 때문에 본인이 이런 일을 겪고 있고,

법이든 머든 어찌 해볼려고 해도 실상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느낀 감정은 분노라기보단 황당함이 아닐까.

옆에서 직간접적으로 겪어보니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하지만 이런 분노와 원망으로 한해의 일들을 돌아보다보니 

결국은 돌고 돌아 이런 질문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왜 이를 막지 못했는가. 

결국 아직도 사람보는 눈이, 상황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야할 것이다. 

나름 적지 않은 현장을, 적지 않은 여러 시공사들과 진행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세상은 넓고, 별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이상한 인간들도 많았던 것이다. 

 

이를 교훈삼아 여러가지 내부적인 시스템의 수정과 

정책(?)의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 

"경험했으니 나아져야한다"

올해를 정리하며 떠오른 한마디다.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가 완벽할 순 없고, 앞으로도 또 여러일들이 생길 수 있겠지만, 

우린 그럼 또 경험하고 더 나아지면 될 것이다. 

 

올해 많은 일들을 겪으며

이해할 수 없을만큼 이상한 놈들도 있었지만

고마웠던 사람도 여럿이었다.

어려운 상황에도 소장보다 더한 열정과 애정으로 임해준 직원들,

우리보다 훨씬 더 괴로우셨겠지만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으셨던 건축주들

(물론 끝내 흑화되버린 분도 계셨지만.. ㅠ)

번거롭고 귀찮고 돈도 안되는 일이지만, 부탁에 흔쾌히 나서준 시공사 

 

올해의 대부분의 문제들이 결국 사람때문에 벌어진 일이긴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해결해 갈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사람 덕분이었다.

우리 주변에 얼마나 믿을만한 사람을 많이 만들어 놓느냐가 

앞으로 닥쳐올 여러가지 일들을 넘어가는데있어 가장 중요한 일임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올해 벌어진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건 아니다. 

아직도 몇몇은 해결 중이고 결국 해를 넘길 것 같다. 

하지만 이제 큰 고비는 넘긴듯 하고, 그렇게 올해는 끝나간다. 

올해 이런 일들을 겪어서 그런지 왠지 내년엔 좋은일이 있을거 같은 막연한 기대가 생긴다. 

아마도 왠만해선 올해보다 좋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올한해가 우리에게 준, 의도치 않은, 선물인거 같다. 

좀 더 차분하고 단단하게 내년을 준비할 수 있을거 같은 의욕이 생긴다. 

이렇게 2022년의 끝에서 23년의 희망을 꿈꿔본다. 

 

참고로 나의 삼재도 올해로 끝이다. 하하하~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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