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근래의 2010년대가 의미있는 이유는 건설, 개발, 신도시, 대규모 단지 등등

그 부피의 확장일로 속에서 앞만을 보며 '축적'에만 몰두한채 달려온 우리 사회가

그 질주의 한계에 다다르면서 달리던 것의 속도를 줄이거나 혹은 이제 천천히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가 그러한 사회변화의 상황을 이제서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이 언제였건 변치않는 의미는

그런 배경하에서 건축가가 이젠 사회를 향해 무엇을 해야할지, 아니

무엇을 스스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주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달려나가 등수를 매기는 것에서 주위의 뒤쳐진 이웃을 챙겨서 가급적 많은 사람이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에 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회분위기,

'축적'으로부터 '나눔'을 생각하기 시작한 사회분위기.


이로부터 나는 건축가로서

'지금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질문과

'그 질문의 대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야했다.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나의 대답의 하나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집합주택.

그리고 그것이 울릉도 프로젝트이다.


어려운점과 난관은 너무나 많다.

나의 부족함과 기존 기득권의 변하지 않는 사고의 뻗뻗함에서 함께 기인한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매우 오랫동안 건축의, 혹은 사회의 그림자속에서 부차적인 것, 관심을 가져주는 것, 도와주는 것 으로

남겨져 있던 영역이 이제 얼마나 그 그림자를 걷어내고 빛을 볼 수 있을 것인지, 얼마만큼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건축의 주된 영역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인지가

시험될 수 있는 그런 변곡점에 있다.


1920년대, 서양에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적 약자였던 노동자를 위한

집합주거를 건축가가 고민하기 시작했듯이

2010년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유로 생겨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문화를 가장 큰 주제중 하나로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이 획기적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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