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를 처음 준비하면서 1주일에 한 번씩은 프로젝트 돌아가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적어보고 1년이 지나면 어떤 형식으로든 엮어보자고 했던 다짐은 바빠진 일상과 코앞에 닥친 프로젝트 일정 등으로 소홀해진 것은 사실이다.  아마 오늘도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다면 쉽게 이 글을 쓰지 못했겠지만, 친구를 만나러 제천에 다녀오는 길에 사무실의 근황에 대해서 몇 자 끄적이려고 한다.


 먼저 약2주후면 숭인동을 떠나 합정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평일 낮에는 인근 가죽상가와 금속부자재 상가를 오가던 오토바이소리들, 저녁만되어도 사람이 썰물빠지듯 다 떠나고 덩그라니 혼자 남아있는 느낌. 주말이면 동묘부터 풍물시장까지 이어지는 구제노점상들과 구경꾼들. 장면장면이 굉장히 다양하고 표정을 싹 바꿔버리는 이 동네를 이제 떠나게 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곳은 몇해전부터 불어온 도시형생활주택 붐을 가장 확연하게 볼 수 있는 동네라, 인근 5분이내에 공사현장이 5군데. 그리고 우리가 머문 건물을 포함해 맞은편 건물도 곧 철거를 하고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계획에 있다. 재개발을 하면 빌딩도 죽죽올라가고 건물주는 임대료도 많이 받고, 세수도 올라갈거고, 건설사들도 일감생겨좋고. 뭐 다 좋은 것 같은데,  우리와 같이 처음시작하는 사무소는 어디로 가지? 그리고 여기 가죽시장골목과 구제시장은 새로운 건축물과 어떤식으로 관계를 맺으면 살아갈까?  그런 고민이 도시계획에 묻어날까하는 고민들.


 여하튼 곧 합정동 조용한 주택가 골목 2층으로 옮기게 된다. 그리고 사무소를 같이 공유할 팀도 생겼다. 사무소명이 아주 발랄하고 톡톡 튀어오르는 OOO. (정식 오픈전 이렇게 사이드에서 공개하기에는 좀 뭣하니...). 이 팀도 소문으로만 듣던 (자의반타의반) 수많은 공간출신 독립건축가들중 한명. 아니 두명. 공간출신 독립건축가들이 소규모 건축가 생태계를 좀더 밀도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들.



그리고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들.

부암동 한옥 집고치기 프로젝트도 조만간 현장이 열리고 설계와 시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이러한 프로세스는 강진아동센터면 족하다고 생각했지만, 프로젝트의 여러 여건상 이번에도 설계와 시공을 현장에서 함께 진행하는 신기를 보여줄 예정.) 관건은 6월이면 찾아올 장마!!  


또 한가지. 예산에서 만들 3층근생 W-building. 소규모 사무실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로젝트. 그만큼 건축가들이 해볼만큼 다 해봤다는 이야기. 상가 임대면적도 유지하고 거기에 건축물의 두근거리는 심장을 심어줄 무엇가를 찾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중. 이것도 장마전에 착공이 목표이다. 


그리고 작년부터 진행되어온 울산의 해비타트 주택단지와 농촌교회. 이 프로젝트의 진행은 조만간 별개의 글로 알릴 예정이다. 아직 인허가 심의 진행중이라 할말은 엄청 많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이름을 걸고 사무소를 낸다는 것은 어느 조직에 속해 일을 잘하는 것과는 절대 별개로 엄~~청난 책임감과 부담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쿨럭. -_ -;;;


마지막으로 수면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몇가지 것들.



2013년 봄 근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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