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y loose & be cool ......


지난주 회사 다닐때 동기였던 형님한테 받은 문자. 잘 지내냐며 마지막에 남긴 메시지.

그리고 지금 나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실천하기 힘든 상황.


울산 허가도면 박박 그리는 중. 아니 박박 그리는 것도 그리는 것이지만,

규모는 별로 되지도 않으면서도 도시계획심의대상이라 7월초 심의 안건 모을때까지

허가상 문제가 없어야 되려면 이번주에는 허가 집어넣어야 되는데,,,

당장 사무실에 걸려있는 몇가지 일들 신경쓰다보면 시간이 슝슝~


그리고 같은 대지 안에 들어갈 해비타트 주택의 표준도면이 변경되면서 기존 했던 배치가 

어긋나면서 요리조리 돌려보고 뒤집어보고하는데...


갑자기 드는 생각.


회사 다닐때, 직원들이 하는 농담중 하나.

건물이 완공 되고 나서 그 결과물을 놓고 '건축계에 또 하나 큰 죄를 지었네' 하며 서로 낄낄.

큰 죄? 그렇지. 맘에 들지 않은 거지. 그런 건물들 자기 손을 거치지 않았을 때는 누가 저런 건물을 하면서

손가락질 하지만, 정작 자기 손을 거쳐서 나온 건물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함.

누가 그렇다는게 아니라 나를 포함한 일부 주변 사람들의 마인드.

그리고 팀작업에 건축 과정의 일부만을 책임지고 작업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실시설계가 거의 100% 외주화되면서 그림 그릴때는 저런거 아니었는데 내가 아닌 누군가가

실시 치면서 망친거다 하는 핑계. 또는 감리가 문제. 시공사가 문제.


물론 제대로된 건물 나오려면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 세박자 모두 맞아야 된다고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 별 생각없이 낄낄댈 일은 아니라는 것.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서

배치가 지지리도 안되서 '아 그냥 해버려' 하다가도 이미 이 작업들은 누군가 위에서 지시해서

그냥 해야 되는 '일'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 그리고 얼굴들이 지나가며

안되는 거 억지로 계속 끙끙 거린다. 

내가 여기서 손을 놓아버린다고 누가 왜 그랬냐고 따져 물을 사람 없지만,

그 전에 스스로가 납득이 되고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


이것이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이 아닐까 한다.


회사에서 팀으로 작업하며 프로젝트를 굴리던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


머리 쥐어 뜯다가 집에 돌아와서 제 자신 한탄하며...



Stay loose & be cool ...... 


도를 더 닦아야 겠음.


ps. D-90,  이 단어를 이해하는 모든 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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