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다음 날,
오늘은 두 소장만 출근을 했습니다.
오늘도 평소와 같이 거의 매일 가던 국수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바로 옆 Brother & Sisters 에서 바닐라라떼를 사서 마셨습니다.
오후에는 올해의 마지막 계약일 것 같은 계약을 하러 다녀오고,
저녁에는 내년에 이사할 공간에 대한 얘기를 하며
그렇게 둘 만의 조용한 한해 종무식을 마무리했습니다.
조소장이나 저나 31일 전까지 각자 사무실 일을 조금씩 봐야하긴 하지만,
같이 얼굴보고 일하는 건 올해는 오늘이 마지막일것 같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늘 그랬듯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올해 있었던 일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걱정하고, 고민하고, 새로운 계획을 짜고... 그렇게 한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올해의 언제였는지 기억은 정확하진 않지만
둘이서 어딘가에서 돌아오던 차 안에서, 아마도 강변북로에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로 인해 받은 상처를 누군가를 향해 쌍욕을 날리며,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나름 위안의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그때 차안으로 들어오던 늦은 오후의 햇살과 함께,
이런 화나고 억울한 감정을 혼자 해소해야 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며 주고받은 대화가 기억이 납니다.
무수히 많았을 것 같습니다.
올해 힘들었던 일,
하지만 아마도 그만큼 흥분됐던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올해 좋았던 일들 덕분에,
일단 무엇보다 올해도 힘든 일들을 나눠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아마 힘든 일들이, 또 그만큼의 좋은 일들이 무수히 기다리고 있겠지만,
어쨌든 다 견뎌낼 수 있을 거라 희망합니다.
올 한해 수고했어! 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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