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지역아동센터가 archdaily 에 소개되었습니다 :))







http://www.archdaily.com/345181/gangjin-children-center-jya-rchitects/

벌교에 지은 Low Cost House 가 Archdaily 에 소개되었습니다 후훗!:)





http://www.archdaily.com/344479/low-cost-house-jya-rchitects-mue-zijn-architects/#comment-3936248

약 세달여의 시공과정을 모아놓은 영상입니다.

공사에 참여하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반장님의 말씀처럼 간신히 이제 "이년"이가 가고 "삼년"이가 왔다.

어느때보다 힘들게 설을 맞이한것 같다. 

지난 11월부터 시작한 강진지역아동센터 공사를 시작으로 설전에 모두 3개의 프로젝트를 완공하였다.

덕분에 설 전전날까지도 현장에서 속을 태워야 했으니 

어느때보다 고생스럽게 설을 맞았다고 할만하다.


3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현장에서 진행하다 보니 힘든부분이 참 많았다.

우선 물리적으로 세곳을 왔다갔다 하는 동선이 힘들었고

덕분에 1월한달을 거의 지방에서 보내야 했다.

하지만 재밌었던 점은 이 세개의 프로젝트가 모두 규모와 성격이 달라 

마치 한곳의 식당에서 특이한 퓨전요리, 기본에 충실한 저렴한 백반, 그리고 달달하고 유치해 보이는 후식까지 

한꺼번에 먹는 듯한 즐거움이 있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기본에 충실한 저렴한 백반'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작년말쯤에 우리에게 저소득층을 위한 정말 저렴한 주택 

즉, Low Cost House 를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전라남도 지역에서 어린이재단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한해에 다섯채이상의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을 짓고 있는데 그것을 맡아서 해줄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사업(?)의 구조는 대상자가 선정이 되면 그 대상자가 처한 주거상황을 먼저 확인을 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춰 신축이든, 개축이든, 혹은 수리이든 을 결정을 해서 공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프로젝트에 할당된 금액은 약 4000만원. 

이는 그동안의 사업을 통해 찾아진 나름 최대한의, 그리고 공평성면에서 적절한 금액이라고 한다.

4000만원에 집을 짓는다라...

잡지책에 나오는 전원주택이라 불리는 집들의 공사비가 인테리어를 제외하고 평당 500만원에서 

왔다갔다 한다고 주장하니 4000만원이면 약 8평쯤 가능한 금액이다. 

이후 작년에 진행되었던 몇몇 주택을 직간접적으로 찾아보았다.

아무리 넉넉치 못한 예산이라곤 하지만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지는 똑같은 모양과

각기 다른 상황의 가족이나 지리적 특성을 배려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 획일적 평면의 집들을 보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적어도 저것보단 더 좋은 집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반드시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함께 들었다.

그렇게 해서 Low Cost House series 가 시작되었다. 


말 그대로 적은 예산을 가지고 

어디까지 우리가 집의 완성도와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가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미였다.

좀더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비록 최근 집을 짓는 비용을 합리화하고 현실화 하려는 많은 노력들이 있지만

아직도 집을 짓는 비용은 결코 많은 사람들이 선뜻 시작하긴 어려운 수준인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처럼 이렇게 예산이 넉넉치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저렇게 정말 낮은 공사예산의 경우엔 그에 맞는 또 다른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본다.

바로 이점이 우리에겐 이 프로젝트를 해볼만한 가치의 포인트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첫번째 프로젝트가 전남 보성 벌교에서 지난 1월에 진행되었다.

건축주이자 대상자인 이 집의 주인은 아이가 모두 넷인 부부였다.

이 가족이 살던 집은 지난 12월 화재로 인해 모두 전소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가족중에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리 넉넉치 못했던 살림에 살림살이가 거의 모두 불타버렸다.

따라서 가족이 한평남짓한 창고를 개조해 살고 있고 이 추운 겨울에 씻고 밥해먹는 등의 물을 쓰는 일을 

모두 밖에서 해야했던 이 가족에게 설이 되기 전에 집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 이 집을 둘러보았을때 개선되어야 할 세개의 명확한 문제들이 있었다.

첫번째는 매우 불합리한 평면이었다.

집은 약 17평정도 되었었지만 평면이 이상하게 되어 있어 아이들 네명이 두평되는 방에서 생활하고

집의 거실 겸 주방이 복도처럼 쓰이고 실제 복도공간은 창고처럼 쓰이고 화장실을 갈때마다 주방의

불을 켜고 가야하는 평면이었다. 


두번째는 과거 그 언젠가 동네 업자들에 의해 마구 지어져서 단열재도 없이 블럭과 벽돌로 올려놓은 외벽이었다.

건물의 네면중 두면은 약 20mm 스트로폼이 들어가 있었고 두면은 단열재가 아예 들어가 있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집이 겨울에 특히 춥고 빛마저 들지 않아 항상 어둡고 음습하였다.


세번째는 1년내내 집에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상황이었다.

집은 북향을 하고있고 남쪽으로는 키큰 대나무숲이 있어서 집이 하루종일 빛을 받지 못했다.

거기다 창문 앞으로 덧붙여놓은 처마로 인해 집 내부로는 더더욱 빛이 들질 않았다. 


이런 세개의, 집이 가져야할 기본요소들이 충족되지 못하는 점들이 이 집을 만난 이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들로 남겨졌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이 세개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율적이고 저렴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우선은 이 프로젝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

말이 좀 거창했지만 쉽게 말하자면 어깨의 힘을 빼고 툭! 하고 내려놓는 마음가짐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마치 모 오디션프로에서 박진영이 말했듯 어깨와 눈의 힘을 좀 빼고 마음을 좀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이 프로젝트를 대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형태적인 고집, 공간적 고집, 재료적인 고집들을 많이 내려놓으려 했다.

주변에서 자재를 후원하시겠다는 분이 계시면 감사히 가져다 쓰고, 

주변에서 빨리, 싸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가져다 쓰고, 

그렇게 벌교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나 시공방법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하였다.

그 과정에서 문의 크기가 다 다르고 창문의 색과 크기가 다르고 선이 서로 안맞더라도 

그걸 맞추려 고집피우지 않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필요와 공급에 철저히 맞추려 하였다.

단 몇가지의 부분만 빼고.


그중 한가지가 바로 지붕에 대한 것이다. 

이 집이 가진 문제중에 가장 그 답을 찾기가 고민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빛에 대한 것이었다.

1년내내 어두컴컴한 집을 개선하기 위해 빛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여건상 그 방법은 지붕을 통하는 것밖에 없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인 천창이나 중정등은 모두 우리의 예산상 어려운 것들이었다.

따라서 지붕 그 자체를 환하게 하는 것. 그것이 답의 단서였다.

아는 범위에서 열심히 찾아봐도 지붕 그 자체가 밝은 방법, 즉 단열이 되면서 빛이 들어와 환한 지붕.

그런 자재를 찾는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듣게된 뽁뽁이열풍.

뽁뽁이를 단열재로 쓴다는 말에 열심히 기사를 찾아보았다.

흥미로웠다. 

가능해 보였다.

내가 찾고있는 빛과 단열의 대결을 중재해줄 만한 가능성이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구매해서 만들어 보았다.

음.... 직접 보기도 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고민을 해보니 될것 같았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뮤앤자인건축사무소의 박근수 소장님과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보았다.

방수와 여름에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온실효과 등에 대해서 고민하고 방법을 생각했다.

그렇게 결국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작업자분들께 설명드리기도 힘들었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누가 뽁뽁이를 단열재로 쓴다고 들어본적도 없다고 하셨다.

이 지붕의 핵심은 뽁뽁이를 꼼꼼하게 시공해서 지붕에 75겹의 공기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때문에

작업자분들께 열심히 설명드리고 함께 방법을 고민하였다.

다행히 나중엔 잘 이해해 주시고 손이 많이 가는 귀찮은 작업을 열심히, 그리고 훌륭히 시공해 주셨다.


이렇게 해서 공사는 총 다섯분의 시공자 분들과 함께 철거부터 완공까지 총 21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시공자 분들의 고생과 희생속에 간당간당하게 설전에 완공식을 하고 입주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공사는 이 다섯분의 시공자분들이 없었으면 결코 정해진 예산안에 정해진 시기까지 

마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마치 슈퍼맨처럼 모든 공정을 다섯분이서 다 연결성있게 시공을 해 주셨기때문에 가능했다.

이 집의 진정한 공은 바로 이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공사를 모두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려고 마지막으로 뵈었던 두부부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제 술도 끊고 센터에 다니며 아버지교육도 받고 새롭게 살아 볼랍니다 라고 하시던 

아버님과 농사짓는 딸기를 건네주시던 어머니.

눈물이 날만큼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떠나는 마음이 먹먹했다.

헤어짐이 섭섭해서이기도 하고 정말 앞으로 저 가족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는 마음에서이기도 

했던것 같다.


프로젝트 보기





130225 Y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30211/52962134/1


무등일보 http://www.moodeungilbo.co.kr


뉴스원   http://news1.kr/articles/1003962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399358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2031844235&code=960801


무등일보 http://www.moodeungilbo.co.kr


국민일보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866786&cp=nv



JYA가 겨우내 전남 땅끝에서 공들인 건축입니다.





동영상 링크 : http://vod.sbs.co.kr/player/vod_player.jsp?filename=cu0141f0045000










2012년이 가고 어느새 2013년이 되었다.

어느새라는 말 그대로 정말 어느새 2013년을 맞아버렸다.

한국에 들어와서 첫 현장이 작년 10월말부터 시작되어 그 현장을 오고가고

(사실은 거의 가 있었지만) 하다보니 연말에 사무실식구들이 모여 한해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도 들어온지 약 8개월만에 첫 현장을 열었으니 그 지난 8개월간의 좌충우돌했던 일들이 완전히 헛된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그때는 꼭 될거 같아 보였던 일들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망하고 그랬던 일이 

의도치않았던 다른 좋은 사건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몇번의 다리를 지나 돌고 돌아 열매를 맺은 것중의 하나가

바로 현재의 강진아동센터 현장이다. 

정말이지 한치앞도 알 수 없는게 인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또한 한편으론 무섭다는 생각도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지 모르기때문에 

그 어떤 사건도 흘려보내면 안될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벌써부터 피곤해지기도 한다.



현장을 시작한 후 어쩔 수 없이 현장에 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현장이 직영공사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공사비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위'눈먼돈' 을 잡아보고자, 

아니 정확하게는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에 의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기타 다른이유를 덧붙이자면 기본디자인이 끝난후 실시도면조차 그릴틈이 없이 

시작되어야 했던 현장이었기 때문에 도면이 완전히 준비되지 못한 디자인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방법은 현장에서 

지켜보고 풀어가는 방법밖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덕분에 사무실의 누군가는 항상 현장에서 상주를 하며 관리를 해야했고

때로는 잡다한 준비작업이나 공사도 해야 했다.

정말이지 매우 힘든 일이었고 엄청난 에너지의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한가지 좋았던 것은 바로 현장을 완전히 몸으로, 눈으로, 귀로 익힐 수 있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과정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사과정 하나하나를 직접 내 손으로 한 것과 같은 느낌이다.

사실 이것이 네덜란드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갈구했던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니, 

서울에서 멀고먼 강진 그 현장에 내려가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바닥부터 시작해 골조가 완성외고 외장까지 붙여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보는 동안에는 정말 재밌기도 했다.






현장에서 있는 동안 배운건 물리적인 구축의 과정뿐만은 아니다

바로 그 현장을 만드는 인간군상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된다.

이번 현장을 하면서 크게 실망하고 떨궈버린 사람들이 한 셋이 된다.

그들은 이바닥 생리를 잘 모르는, 지극히 일반적인 상식의 잣대에서 계산해봤을때

말도 안되는 가격을 갖고 속이려 든다.

그들에겐 지금까지 해오던 관행적인 일일 수 있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기엔 너무나 괴리가 있다.

한국의 현장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에겐 너무나 이상하게 보였다.

왜 좋은 건물, 좋은 환경을 아이들에게 주기위해 모아진 돈을 그런 업자들의 주머니에 

공짜로 넣어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의 상식은 지극히 단순했다. 일한만큰, 그리고 합리적인 이득을 취해가라.

그렇지 못한 관행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복잡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상식과 잣대가 이 공구리바닥에선 그리 잘 지켜지진 않았던것 같다.


사람을 떨궈버린다는건 참 힘든일이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적어도 나는, 번잡한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쉽고 명쾌한걸 좋아한다.

사람관계도 그래서 한번 만나면 가급적 믿고 말고 싶다.

두고보고 판단하는 것 같이 오래걸리고 번잡한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보통 믿고 웃으며 진행하다 나중에 그 이면을 알았을때 내가 느끼는 충격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사람을 쳐버리는 것이 심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번잡한걸 싫어하듯이 한번 마음에서 버리면 그것도 빨리 정리하는 편이다.

가끔은 속된말로 내가 내돈으로 짓는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한다.

혹시 내가 이 생태계를 잘 모른체, 그 관행을 인정하지 않은체 너무 딱딱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한다.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어떤지 판단이 어려울때도 있다.

하지만 정당한 대가가 아닌 돈을 찾아서 건물이, 그리고 그 안의 아이들의 삶이 더 풍부해 질 수 있다면

그것이 맞는 것이라고 일단은 믿겠다.


현장에서 공사하는 사람들을 직접상대하는 것이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그중에는 정말 소위 말하는 '업자새끼들'도 있지만 앞으로 다른 현장에서도 함께 일을 할수 있을만한

좋은 분들도 있다. 

어차피 현장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도면을 그려서 현장에 넘기고 끝내는 범위의 사무소가 아니라면,

현장에서 함께 건물을 만들어 갈 많은 분들을 알고 있는 것이 곧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과정을 거쳐 그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말 많은 우여곡절과 보람과 좌절과 실망과 분노와 욕설과 재미와 뿌듯함이 공존하며 진행되는 현장이다.


이제 더이상 욕설과 의심이 없이 현장이 마무리 될 수 있기만을 바란다


130108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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