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다.
설계를 하는 것도 어렵고,
수주를 하는 것도 어렵고,
공사를 하는 것도 어렵다.
경기가 너무 나쁘기 때문이고,
경기는 나쁜데 공사비는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사는 해야되고, 시공사는 찾아야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어렵다.
아니 어려운가 보다.
무엇이 어려운가하면 좋은 시공사를 골라내는 안목을 갖기가 어렵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특히 더 그런듯 하다.
설계를 하다만난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사실 꽤나 현명한 사람들이다.
설계과정에서 맞닥드리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에도 대부분 합리적이고 납득이 가는 선택을 한다.
심지어 설계사무소를 선택할때도 현명하셨다. (우리를 선택하셨으니 ㅋㅋㅋ)
하지만 그랬던 분들 중에서도 시공사를 선택하실때는 이상해지는 경우들이 있다.
조금만 뒤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이리보고 저리따져보는 것이 자연스러울텐데,
이상하게 막상 자신에게 닥친 일이 되면 그런 판단이 안되는 듯 하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라는
단순한 진실을 (평소에는)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나에게는 혹시나 싸고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요행을 믿어버린다.
옆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해보면
좋은 시공사는 잔소리로 되진 않는다.
물먹을 생각이 없는 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일 순 없다.
모든 건 자세에 달려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건 얼마나 감시를 잘 하느냐가 아니라
원래부터 좋은 자세를 갖고 있는 시공사를 찾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시공사를 정해놓고 좋은 시공사를 만들려고 하는건
무모한 일인듯 하다.
기초바닥에 들어가는 단열재를 이렇게 시공하는 시공사가 있다.
하지만 잔소리를 해야 간신히 이렇게 시공되고 마는 상황도 있다.
자세가 안되어 있는 사람에게 세 번 잔소리하면 그때부턴 듣기 싫어한다.
듣기 싫어하면서 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그건 경우는 거의 없다.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이 모든 건 건축주의 선택이다.
부디 시공사를 선택해야하는 순간,
큰 돈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해야되는 순간,
이 중요한 순간에 제발 평소와 같은 합리성과 현명함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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