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년이라고는 하는데... 

기억속에선 언제부터 그녀가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납니다.

 

그냥 늘 있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은 수연이가 

안식년 휴가를 갔습니다. 

 

만 3년이 되면 보내주기로 했던 한달의 휴가와 특별휴가비를(ㅋㅋ 자랑~ㅋ)

타이밍만 보다가 4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야 이제 가네요.

그 동안 사무실의 어려운 프로젝트, 남이 하다 가버린 프로젝트 등

꼬인 일이 있을때마다 묵묵히 매듭을 풀어주던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몸도 안좋아지고, 휴식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아무튼 그녀가 없는 사이, 모두가 조금씩 더 으쌰으쌰해서 잘 버텨내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충전된 그녀가 태양빛을 등지며 짠 하고 곧 돌아올겁니다.

마치 간달프처럼요 ㅋㅋ

 

우는 줄 알았죠?
그녀가 우는건 절대 아닙니다..사실 제가... ㅠㅠ 

 

'JYA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닷츠사옥 리모델링 프로젝트 남은시간 D-2, 그 긴박함...  (0) 2019.08.28
수박화채와 양갱의 조합  (0) 2019.08.16
안전모  (0) 2019.07.23
인턴들  (0) 2019.07.20
(늦은)봄 소풍  (0) 2019.05.18

부끄럽습니다.

횟수로 6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십개의 현장들을 감리를 다니며 

저는 물론이고 직원들에게도 안전모를 쓰게 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몇번 현장에 있는 안전모를 써보긴 했지만 역시나 불편하고, 자꾸 삐뚤어지고, 

그러다보니 이러면 오히려 신경쓰여서 더 위험하겠는데? 라는 합리화를 하며 결국 벗어던져버리곤 했습니다.

 

얼마 전 현장에서 작업하시던 분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분도 안전모만 쓰고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큽니다.

본인이 얼마나 주의하느냐와 상관없이 때로는 불가항력적으로 다칠 수 있는 곳이 현장인데 

어쩌면 그동안 우리 현장에서, 제가 혹은 저희 직원들이 다치지 않은 것이 정말 운이 좋았던 거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등짝이 오싹 할 일입니다.

 

그래서 사무실 로고가 들어간 안전모를 주문했습니다.

앞으로 불편하고, 때로는 좀 챙피하더라도(오늘 저걸 들고 지하철을 타고 간 정팀장처럼요 ㅋㅋ;;)

저도 그렇고, 우리 직원들도 그렇고 열심히 쓰고 다니게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좀 불편하겠지만 익숙해 지겠죠.

 

늘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희미해져가는게 기억인데,

불편함이 지금의 이 각오보다 더 크게 다가오지 않도록, 

서로서로가 자꾸 인식시켜줘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용인까지 들고가 첫 개시를 한 정팀장, 수고했어! ㅎ

(끝으로 현장에서 다치신 희0형님, 언능 일어나셔서 다시 현장에 복귀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JYA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박화채와 양갱의 조합  (0) 2019.08.16
안식년휴가  (0) 2019.08.07
인턴들  (0) 2019.07.20
(늦은)봄 소풍  (0) 2019.05.18
밀양이 푸르러지기를 기다리며  (0) 2019.03.20

포항 청림동 나눔센터가 긴 소개글과 함께 "건축과 도시공간" 에 소개되었습니다.

 

건축과 도시공간은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c)에서 공공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와 정책 등을 소개하는 건축도시정책 전문저널 입니다.

 

그래서 포항 나눔센터 프로젝트가 이 저널에 소개되어, 

무료급식소라는 프로그램의 공공성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저희 역시도 그 지점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내가 건축을 얼마나 오랫동안 배워왔는지를 따져보면

시작이 대학교부터이니 계산해보면 부끄럽지만 거의 20년 가까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결과로서 내 손에 잡히는 무엇인가가 있는가?

혹은 어느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 할 수 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찌된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다만 어쨌든 숫자로 따져 20년 가까이,

그 과정으로 보자면, 대학교, 유학, 외국살이, 사무실 개소 후 실무 라는

다양한 과정들을 겪어오며 내가 얻은 것들을 다 잘라내고 가장 밑바닥의 딱 한마다로 하자면

'건축에 정해진 답은 없다' 라는, 초등학생도 알만한, 결론을 진심으로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건축에 정해진 맞고 틀리고의 절대적 기준도 없으며,

그래서 맞고 틀린 방법론이라는 것도 없다는 것이고,

설령 과거에 작동하던 방법론도 지금 유효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건축설계에 있어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조건들이 무엇인지 세심히 살펴야 하며,

그 과정이 일관된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스스로 계속 확인해 봐야 한다

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생각을 구축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고,

그 생각을 흩트리지 않고 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결국 건축이라는 형태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이 결국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더 혁신적인 생각을 구축하느냐가 결국 다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나의 대학교때를 돌이켜보면 설계수업을 들으며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것이 바로 이런 훈련의 부족함이었던 것 같다.

교수님들의 말씀은 정답처럼 여겨졌으며, 교수님들이 주시는 피드백은

이건 틀렸고,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건축은 이거다, 건축은 이런게 맞는거다 라는

결론이 대부분 이었다.

그래서 내 생각의 부족함과 발전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고,

교수님들이 주시는 답에 맞춰 수정을 하며 프로젝트가 완성되었다.

모든 분들이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 대체로 분위기는 그러했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과 설계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기준을 세웠던 것은, 그리고 학생들에게 주었던 말은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그리고 경험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나의 관점을 갖고, 그 관점을 발전시켜 보는 과정을 밟아보는 것이라는 말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생각이 건축이 되는 그 과정을 하나하나 경험해 보는 것,

이것이 설령 후에 건축을 하든 안하든, 어느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나는 그 과정을 각자가 어떻게 전개해 나가는지에 관심을 둘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의 기준이 아니고, 각자의 생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흩어지지 않고 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이것이 맞는지 아닌지가

모든 결정의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리되면 학생들은 도시를 분석할때부터,

그 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를 우선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다음으로 고민해보고 판단해야하며, 

그 과정에서 또한 선택을 해야하고,

더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나열해야하며, 

그것들에 대한 본인의 관점을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나면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최종적으로 건축이라는 형태와 공간으로 변이되는 과정을 겪어내야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고민의 대상이고, 모든 것이 판단의 대상이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없다. 

정해진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나도 여전히 잘 하지 못하는 것을 학생들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순간 되면 잘해지는 것이 아니라,

건축을 하는 한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숙명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어려워도 시작해보길 바랬다.

나도 학생들도 서로 부족했지만 함께 어려우니 좀 낫지 않았을까?  

 

1년 반의 수업을 마치고 학교수업은 그만 두기로 했다.

한 학기든, 1 년이든 쉬었다가 돌아오시라는 말이, 빈말이라도, 감사하긴 했지만,

수업을 하는 지난 시간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사무실일에 쓰는 시간과 관심이 물리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양쪽에서 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다시 사무실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무실에 집중해도 늘 부족하고 간당간당하니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이 어쩌면 사무실의 변화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도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사무실은 언제나 그때그때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순간이긴 했다 ㅠㅠ)

 

수업을 하는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진심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에 대한 사명감이 있지 않으면,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지 않으면,

오랫동안 하기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대학시절

대단한 인내와 끈기로 포기하지 않으시고 

가르침을 주신 당시의 우리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지난 1년반의 시간동안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이었는지 돌이켜보면

아쉬움과 미안함이 크다.

작년에 수업했던 친구들이 올해 졸업작품을 하는 걸 보며,

그 성장에 뿌듯하고 설렘이 있기도 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어렵지만 얻는 보람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수업을 그만 두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 동안 좋은 기회를 주셨던 학교와 교수님들께 감사드리고,

부족하지만 함께 해준 학생들에게 또한 고맙다.

 

Y

 

 

건축 디자인이 주는 가치를 당장 돌아올 수익으로 환산할 수가 있을까? 

공항대로변에 위치한 땅에 들어선 이 건물은 건축주가 처음부터 당연히 임대를 위한 목적으로 땅을 매입했다. 

따라서 건축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임대가 잘 나가는 것 이었고, 특히나 건축주는 병원들을 모아 건물을

소위 메디컬타워로 만들고 싶어했다.

다만 시작할때 이 건물의 목적에 대한 부분에서는 모두가 동의를 했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식에서는

서로 생각이 달랐다.우리는 기본적인 면적을 충족한다는 전제하에  공항대로에 면해 있는 건물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을 만드는 것, 더 나아가 비슷한 상업용 근생건물과는 다른 공간구성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즉, 우리는 기본적으로 디자인 이라는 것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고, 

그 것이 결국 사람들에게 이미지로 기억에 남게 되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이 건물에 입점한 상가들의 가치도 함께 높여준다고 믿었다.

반면 건축주는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눈에 띄고, 기억에 남는 것은 결국 간판이라고 생각했다. 

특히나 건축주는 미리 (이 건물에 입점을 생각하고 있는 병원의) 원장들, 그리고 우리도 처음 들어봤지만

이런 종류의 상업용 근생건물을 컨설팅 해주는 사람들도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 컨설팅업체(업자)는 어떻게 해야 건물이 임대가 잘 나가는지,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조건들이 무엇인지 등등을 컨설팅해주는데,

그 내용은 주로 평면은 어떤 형태가 잘 나가고, 간판은 어떻게 설치해야 사람들에게 잘 인지되고 등등의 내용이다. 

이런 사람들과의 미팅에서 논의된 내용의 주된 결론은 결국 간판이다.

이 간판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야 규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최대한 크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한 건축의 입면과 평면 구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등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건물의 임대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는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임대인이 선호하는 조건에 가장 충실한 건물이 임대가 잘 나가고, 그것이 곧 가치라는 것이다.

 

이러한 서로 상충되는 두 방향의 가치가 충돌할때 결국 어떻게 결론을 낼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우리가 주장하는 것을 경제적 가치라는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할 수 있을까? 

이렇게 했을때 임대가 잘 나간다고 확실히 장담할 수 있을까? 아쉽지만 우리는 결국 이러한 것들을 장담할 수 없었다.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 할 구체적 데이터도 결국 찾지 못했다. 

어쩌면 당장 대출이자를 내야하고, 하루라도 빨리 임대를 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건축주에게 “이미지”나 

“무형의 가치” 같은 단어들은 조금은 멀리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것보다는 당장 임대에 관심갖고 있는 병원장이 하는 말이 훨씬 더 가깝게 와 닿았을 것이다. 이해가는 측면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가치를 건축주에게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로 설득해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고, 

혹은 언젠가는 이러한 사례와 경험들이 쌓여서 일반적인 접근으로 받아들여질 날이 올때까지 기회가 될 때마도

증명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최대한 많은 부분을 건축주, 

혹은 예비임대인의 요구사항에 맞춰주려 노력했다. 

점점 작은 면적 하나하나, 숫자 하나하나가 모두 돈으로 계산되는 상황이 되어 갔고, 

그 과정에서 건축가가 제안할 수 있는 것들 또한 그런 종류의 계산법 뿐이었다. 

복잡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디테일은 모두 공사비로 연결되니 이 또한 고려대상이 아니다. 

모든 것은 투입된 비용 대비 수익으로 계산되는 수익률의 지배 아래 있으니 이에 어긋나는 요소는 우선 제외된다.  

그나마 건축주가 상관하지 않는 영역이 있으니(혹은 알아채기가 어려운 부분) 그건 건물의 입면 비례 정도였다.  

전면 커튼월의 비례와 건물 전체적인 비례 등을  조정하는 것이 할 수 있는 계획의 영역이었다. 

 

특히나 전면 커튼월은 철저히 병원이 선호하는 간판방식과 크기에 대응하기 의해 결정된 입면사항이다. 

처음부터 office에서 볼 수 있는 커튼월의 입면은 기대하는 것이 아니었고, 광고내용으로 가득찰 커튼월 입면을 기대하였다.  

 

그렇게 해서 공사는 시작되었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OO병원 입점예정, 

혹은 O층 임대문의 등등의 광고가 건물에 붙어 있었다. 

이 건물이 도면상의 입면 그대로 세상에 보여진 건 딱 하루였다. 

건물의 공사가 다 끝나고, 준공검사를 위해 건물 외부에 붙어있던 광고를 모두 떼어낸 날, 

바로 그날이 이 건물이 입면에 아무런 광고 없이,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가 설계한 온전한 모습 그대로 세상에 존재했던 단 하루였다. 

사진도 딱 하루 허락된 바로 그날 촬영되었다. 

준공검사가 끝나고 바로 다음날 부터 미리 예정되어있던 각 층 인테리어 공사가 임대인에 의해 시작되었다. 

당연히 외부엔 OO병원 2월말 오픈 예정, 혹은 O 층 임대문의 등의 현수막이 다시 붙기 시작했다. 

상업건축의 운명이라 생각해야 할까.

다행히 현재 이 건물은 지하부터 1,2층 스타벅스, 3층부터 6층까지 나머지는 모두 병원으로 임대가 다 채워졌다. 

덕분에 이것이 임대인의 조건에 충실해서 그런건지, 건물이 대로에 면해 입지조건이 좋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건축설계의 덕분인지, 어떤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 알 수는 없다. 

디자인의 가치를 대중이 인식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나 건축이라는 영역은 디자인의 영역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그 인식변화가 가장 느린 편이다. 

건축에는 단순히 멋있다 아니다를 떠나 수많은 사회적, 물리적 재원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고려되어야 할 것이 그 만큼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치들 중에서 디자인을 가장 앞에 두고 판단하려면 오랜시간 좋은 디자인, 

좋은 건축, 좋은 공간을 경험해보고 그 안에서 얻는 가치를 내 생활에서 느껴보고, 

그러고 나면 그것이 긴 안목으로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 때가 되면 건축가들이 늘 갖고 있는 설계비에 대한 고민 또한 자연스럽게 해결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그러한 시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좋은 건축, 좋은 디자인 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어떻게 그 가치를 경험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즉, 대중과 가까워지려하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고, 우리의 생각을 대중의 생각과 맞추고 공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건축과 대중이 가까워질때 우리는 우리를 애써 열올리며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온전한 모습이 단 하루만 허락되는 상업건축의 슬픈 운명도 바뀔수 있을 것이다.  

 

Y

더 더워지면  이제 땀나서 소풍은  못가겠구다 하는 우려와  조바심에 급하게 날을 잡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일정상 멀리도 가지 못하고 사무실 주변을 뺑뺑 돈 일정이었지만 즐겁게 놀아준 모두에게 감사~

참고로 일정은

다큐멘터리 안도다다오 단체관람 -> 점심 -> 구산중 준공촬영 구경 -> 닷츠사옥 리모델링 현장구경

-> 선유도에서 빈둥대기 -> 한강변 BBQ 였습니다!

 

'JYA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전모  (0) 2019.07.23
인턴들  (0) 2019.07.20
밀양이 푸르러지기를 기다리며  (0) 2019.03.20
어쩌다 7주년  (0) 2019.02.22
190201 AM 9:24 설 연휴를 앞둔 금요일의 아침  (0) 2019.02.03

요즘 머리속을 계속 맴돌고 있는 생각은 불안감과 차별화 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30대의 끝무렵에 다다르고 나서 그런지,

혹은 각자가 다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헤쳐나가려 애쓰시는 주변의 여러 소장님들을 보며,

혹은 이제 막 시작하는, 의욕과 기대에 가득찬 여러 후배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혹은 작년과 다른 올해 민간건축경기의 위축을 느끼며, 

혹은 아마도 이런 모든게 다 모여 그런 생각이 들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건축가는 늘 불안과 불안정을 갖고 사는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불안과 불안정을 스릴과 기대로 여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두려운 것은 역시나 존재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다.

우리가 남들과 다른게 무엇일까?

우리가 다른 사무소와 차별되는 것이 무엇일까?

전에는 젊다는 것이 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더 젊은 사람들도 많아졌다.

우리의 작업들? 여전히 우리는 새로운 종류의 작업들을 해가고 있고,

우리의 프로젝트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할까?

우리는 어쨌든 존재의 이유,

그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증명해내지 못하면 언젠가 존재자체를 불안해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무소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몇 년전, 30대의 한창에 있을때는 우리에게 앞으로 시간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40대까지도 한참 남은 것 같고, 50대는 남의 얘기 같고, 60대는 생각도 안해봤다.

하지만 철이 들었는지 어떤건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보니 우리가 조금이라도 다른 사무소가 되기 위해, 그 차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초초해지고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사무소를 시작할 때부터 이 정체성이라는 것을 늘 고민하고 있었고,

지금까지도 처음의 그 정체성을 현실화 하는 방향으로 나아왔다고 생각한다.

가끔 강연을 하며, 그 준비를 하면서 우리의 작업들을 설명하기 위한 큰 이야기의 흐름을

처음 우리가 시작할때 썼던, 가졌던 글귀와 생각들을 통해 설명하려 노력한다. 

그때마다 우리가 처음 고민했던 정체성을 잃고 있진 않은지,

우리 작업들을 통해 그런 것들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 초심을 다시금 되돌아 본다. 

 

하지만 어쩌면 처음 시작할때는 사무소로서 구체적으로 그리던 모습이란게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엔 구체적인 어떤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의미가 없었고, 그렇게 될 거란 생각도 전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6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는 사무실을 꾸려나가는 것에, 

우리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들을 해결하는 것에 정신이 없었다. 

나무가 아닌 좀더 큰 숲을 상상하며,

지금의 우리를 좀더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상태로 약 6년이라는 시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이대로 머물건지, 아니면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갈건지,

갈거라면 그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지,

우리가 지금 준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시기가 되었다.

고민하고 이제 움직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변화하지 않고,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잊혀진다는 

단순한 진리는 분명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다만 우리가 가려는 변화와 발전의 방향은

지금 가진 에너지를 모으고 모아 

결국 건축이라는 것을 더 잘하려는 방향이 될 것이다.

어쨌든 건축을 잘하고, 그걸로 인정받을때 우리는 가장 즐겁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 이라는 것에 

어쩌면 감사하고, 그런 고민을 재촉해주신 한분의 건축주께도 감사드린다.

 

Y

 

2017년 9월 저녁즈음에 처음 만나고 나서 1년 반 가까이가 지났습니다.

건축주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건축가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려 노력해주셨고,

PM 은 부족한 저희들의 경험을 메워주시려 고생하셨고, 

시공사는 건축명장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각자가 이 긴 과정에서 힘든 것도, 아쉬운 것도 있었겠지만

준공식에 이렇게 모여 웃으며 마무리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긴 여정이 오로지 괴로운 시간만은 아니었음을 확신합니다

 

다시한번 준공식을 축하드리고

준공식을 겸해 열린 김범대표님의 놀아운 사진과 그 사진뒤에 담긴

시간과 노력과 열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다시한번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파인만과 크라센이 교육기업으로서 교육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위대한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파인만과 크라센의 두 대표님
정팀장...푸훗
마지막으로 김범대표의 사진작품집에 사인까지 ㅎ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