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아니, 어쩌면 새 정부가 출범할때마다

얘기하는 것이 규제완화와 비합리적 절차의 타파이다. 

이번 정부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했다.

이 공약을 들으면서 건축계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병맛같은 규제와 행정절차 등이 떠올랐다. 

 

그리고 오늘은 마침 어제 허가를 받은 프로젝트에서 

그 동안 겪은 일들이 생각났고, 이에 대해서 간단하게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연희동 대로변,

작은 땅에 조금 높은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가 있다. 

땅이 작아 주차대수에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확보할 수 있는 면적에도 한계가 있었다. 

대신 높이에 대한 제약은 없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층고를 확보할 수 있다. 

각 층에서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빼고 나면 남는 면적이 약 10평 남짓되는 작은 공간이기에

조금 높은 층고를 확보해 공간적 개방감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에 우리는 건축물 높이에 대한 건축법의 규정을 확인하고, 

담당 공무원과 협의를 거쳐 건축심의를 접수했다. 

첫번째 심의였다. 

심의 그 자체는 위원들이 하도 병신같은 짓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자세한 얘기는 차치하고, 

결과적으로 각 층의 층고를 낮춰서 조정하라는 심의 결과가 나왔다. 

물론 얼마 정도로 낮추는 것이 적정하냐에 대한 규정은 없다. 

그냥 심의위원 맘대로다. 

어쨌든 심의결과를 반영해야 허가가 날 수 있다고 하니

일단 건축주와 상의해 심의결과에 따라 높이를 조정하기로 했다. 

아쉽게도 건축주와 우리가 기대했던 공간감은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게 높이를 조정하고, 이를 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팀장, 과장과도 모두 합의를 했고, 다시 심의를 접수하기로 했다.

두번째 심의였다. 

1차 심의결과에 따라, 건축인허가를 주관하는 공무원 전부와 협의를 마쳤으니 

(99%의 경우엔) 심의통과는 당연하다고 여겼다. 우리도 건축주도.

하지만 두번째 심의에 들어온, 새로 싹 바뀐, 심의위원들이 조정한 층고를 더 낮추라는 의견을 냈다. 

기준은 '그냥 좀 층고가 높아보이는데', '딴데서도 이정도 높이를 적용했는데' 정도였다. 

황당한 일이다. 

건축법상으로 근생의 층고에 대한 기준, 주택의 층고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저 필요한 경우 건축물 높이에 대한 규정이 있을 뿐이다. 

그 안에서 내가 주택의 층고를 3m를 쓰든 4m를 쓰든, 5m를 쓰든 그건 사용자의 자유이다. 

법에도 없는, 심의위원의 개인적 의견을 가지고 이를 제약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법에도 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공무원들의 행태다.

이전 심의결과를 바탕으로, 본인들과 협의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두번째 심의를 접수하라고 해놓고, 심의에서 이와 반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  

실제로 심의는 일종의 자문이지 법위에 존재하는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마도 책임회피의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공무원들은 이 심의결과를 절대적인 것처럼 받아들인다. 

이럴 거면 머하러 우리가 사전에 인허가부서와 협의를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법규를 들여다 보는가.

어차피 심의에서 위원들이 결정하면 그걸로 다 끝나는 걸. 

공무원들 스스로 본인들을 합바지로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설계는 

굴욕과 분노와 황당과 짜증을 담아

두번째 심의에 맞춰 높이를 조정해 다시 심의를 받기로 했다.

세번째 심의이다. 

이렇게 해서 심의를 지나 마침내 허가를 받은 것이다. 

건축주의 희망과 우리의 노력은 구현되지 못했다.

여기에 약 7개월의 시간을 썼다. 

 

많은 것은 예측가능한 것이 중요하다. 

경제도 그렇고, 우리네 일상도 그렇고, 아마도 행정과 법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야지만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위해 건축법을 비롯해 명문화된 가이드를 확인하고 해서

건축주와 함께 계획을 세우고 설계를 한다. 

법규에서 규정한 테두리 안에서 하면 가능할 것라는 예측을 갖는 것이다. 

그러고도 모호한 부분이 있으면 인허가 담당 공무원과 사전 협의를 해서 

그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 심의라는 절차는 법 위에 존재하는 듯 하다. 

어떤 기준과 능력으로 선정되었는지도 모르는 심의위원의, 

그때그때 달라지는 개인적인 성향과 판단에 따라 법에서 규정한 인허가절차가 좌지우지된다. 

이러니 심의는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된다. 

건축설계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그러하다. 

정말 무당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이 영역에서는 적어도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니라 심의가 통치하는 국가이다. 

 

건축심의의 문제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여러 이유가 있는 듯 하다. 

건축사들이 밥벌이를 위해서 각종 심의기구 설치를 위해 노력하기도 했고,

(마치 지정감리제 도입 등과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의 책임회피용으로 심의위원회는 좋은 구실이 되는듯 하기도 하고, 

위원회라는 걸 거치면 좀 더 좋은 결과과 만들어질거라는 우리사회의 통념도 작용하는듯 하다. 

 

건축계의 많은 이들, 특히 설계를 주업으로 하는 건축계에서

심의제도에 대한 성토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 폐해와 부작용은 차고 넘친다. 

 

건축사는 그 자격증에 맞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설계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문제가 있을때 책임을 지면 된다. 

건축사 자격증이라는 건  이 사람이

그러한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일테다.

어떤 의사가 수술 전에 

그 수술에 대해 다른 의사들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에 의해 

수술 방식과 판단에 대해 심의를 받는가,

어떤 의사가 다른 의사의 수술에 대해 이건 저렇게 해라, 

여긴 요만큼만 해라 하고 책임도 못질 의견을 쏟아 내는가.

여기에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수술도 많이 안하는 의사가 수술로 먹고 사는 전문의의 수술에

심의위원이랍시고 참견하는 꼴이다. 

건축 심의위원들이 그럴 자격이 충분한지를 묻는 것이다. 

 

제발 이제

이런 불필요하고,

시대착오적이며, 

건축가 스스로의 권위를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짓은 그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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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의 등산 스케줄은 4,5,6,9,10 이렇게 다섯번이었는데

4월의 마지막날 비가 오는 바람에 올해의 첫 스타트는 5월 등산이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등산 이후 몇일 뒤 비상계엄이 터지고, 

하루하루, 한달한달, 조마조마 하게 6개월이 지났네요.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제 대통령이 바뀌면 곧 청와대를 다시 폐쇄할거란 예상과 더불어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혹시나 마지막일지 모르는 청화대 뒷길을 올라보기로 했습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은 

사무실 등산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여러번 간 곳이긴 하지만 이 루트는 처음입니다.

오늘 등산의 시작은 춘추관에서 시작합니다! 

광화문역에서 내려 춘추관까지 걸어가는 동안 이런 모습을 한 외쿡인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ㅎ
경복궁을 따라 산책하듯 걷다보니 오늘의 집합장소인 춘추관이 보입니다.
생각보다 춘추관을 찾는 관광객분들이 많아서 그 앞에서 사진찍는게 어색하진 않았습니다. 우린 누가봐도 중국관광객 그 자체였으니까요 ㅋㅋ
가방검사까지 하고나서야 등산로 입구에 갈 수가 있습니다. 이런 길은 첨입니다 ㅎㅎ
산행을 시작하면 얼마있다 이런 기념식수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코스는 청와대 뒤에서 시작해 북악산 정상을 지나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코스 되시겠습니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고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계속계속~ ㅠㅠ
그러다 보면 이렇게 청와대와 경복궁의 뒤통수를 볼 수 있는 전망이 나타납니다 ㅎ
잠깐잠깐 쉬면서 갑니다 쭈욱~
쭉쭉쭉~
쭉쭉쭉~
계속 쭉쭉쭉~
여전히 쭉쭉쭉~

 

헥헥헥! 아씨 계단... 졸 힘듭니다~
한라산 등반(실패) 이후 각성한 아라(할멈)
북악산 정상 즈음~
표지석이 있어서 정상인줄 알고 찍었는데... 끝나고 또 계단이 쭈욱~
이제 내려갑니다. 무릎이 아파옵니다... 나만..
저 아래가 부암동(?)
다시 쭉쭉쭉~
쭉쭉쭉~
내려가다 보니 저 멀리 인왕산 정상이 보입니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갈생각을 하니 더 미치겠습니다 ㅠㅠ

 

어찌저찌 인왕산 중간에 있는 쉼터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잘 지어진 건물을 보면 생기가 돔니다!
아침에 수영하고 등산하느라 정신못차리는 상은이
우리가 너무 땀내를 풍기고 있어서 다른분들께 좀 죄송했습니다 ㅋㅋ
좋은 건물을 봐서 상기된 아라(??)...
그 상기된 아라를 대놓고 사진찍고 있는 희원..저 와중에 따봉이라니 ㅋ
등산은 딱 거기까지! 인왕산 정상은 포기하고 내려와 전세낸 고기집에서 오후 3시부터 술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2차는 무려 부암동에서, 무려 단독주택에서, 무려 혼자서 살고 있는 병익씨 집입니다! (결혼은 했습니다 ㅋ)
너무 좋은 공간에서 혼자 살고 있는 병익씨 때문에 배가 너무 아파서 있는 술만 다 먹고 집에 왔습니다! ㅎ

겨우 5월인데도 너무 더웠습니다.

겨우 북악산과 인왕산인데도 너무 힘들고 다리도 아팠습니다. 

그래서 한살이라도 어릴때 더 열심히 산을 가기로 하고, 

6월을 기약했습니다. ㅎㅎ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땀내고 몸쓰는 시간을 통해 아주 쪼~~금이라도 우리가 더 친해지기를 바랍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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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사무소 시작하고 이런 이벤트는 처음이었습니다. 

아마도 이것도

경제가 안좋으니 일이 없고,

일이 없으니 시간이 많고,

시간이 많으니 놀 시간도 생기고, 

머 그런 덕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흐흐흐;;;

 

암튼  정말 이런 이유인지 저런 이유인진 모르겠고

JYA + 요앞건축 + 소수건축 + 이성범건축사사무소 + 조한준건축사사무소 

이렇게 다섯개 사무소가 모여 연합체육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하게도 JYA 의 종합우승이었습니다!!!!! 아하하하하~

일단 머릿수가 젤 많으니 당연한 것이고, 

젊은 남자의 수가 젤 많으니 당연한 것이고,  

평소에도 늘 군기가 잡혀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고, 

여자 수가 젤 많은건 별 도움이 안되었습니다 ㅋㅋ

사실 무엇보다 젤 당연했던건 우린 '이상현' 을 보유한 사무소였기 때문입니다 크!!

탁구, 농구, 축구, 피구 일단 스포츠란 스포츠는 모두 체대생 그 이상인 스포츠맨이 

혼자 거의 멱살잡고 우승을 시켰다고 해야할까요 ㅎ;;

마치 젊었을때의 저를 보는 듯한... ;;;; ㅋㅋ

암튼 그렇게 3월의 문화의 날 행사는 연합체육대회로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ㅎ

상대의 기를 죽이기 위해 특별 제작한 깃발, Jㅜㄱ이자 Yㅣ기자, Aㅏ작내자!
깃발만으로 기가 죽지 않는 사무소를 한번 더 죽이기 위한 무시무시한 가면!
오 징그러~
전날 이거 보고 웃다 죽을뻔 했습니다... 그동안 저 얼굴로 대했던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ㅠㅠ. 그리고 저는 절대 머리를 기르면 안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상상도 하지 않았던 그 모습을 봐버렸기 때문입니다. -_ -;;

 

체육대회 장소는 소수건축이 얼마전에 준공한 스포츠렌탈공간인 VLANK HOUSE 였습니다!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ㅎ
짜잔~
개회식 시작! 소수건축에서 준비를 잘 해 주셔서 성대하게 시작했습니다.

 

개회식때 이러고 입장! 다들 덜덜덜...
내 코가 저렇게 오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암튼 옆에서 봐도 후덜덜하다.. ㅠ
풋살 시합! 동네축구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조소장... 은 체력저하로...역시 풋살은 20대 젊은이들의 운동 ㅋㅋ
젊은 20대 듀오가 날라다니던 요앞을 결승에서 만나 고전한끝에
이 쩌리들의 열렬한 응원과 야유에 힘입어
'상현이와 아이들' 이 결국 풋살 우승!! 상은이의 활약도 어마어마 했죠~
피구게임, 피구게임의 백미는 혼자서 모두의 시선을 강탈한 아라의 요상한 춤사위! 이 몸짓에 상대 맨탈이 날라가면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것도 (아라덕분에) '상현이와 아이들' 이 우승! 그나저나 저 사진속 이상한 분은 누규?
탁구게임, 이건 이성범건축사사무소가 우승! 우리는 상현이가 유일하게 빠진 게임, 그래서 졌음, 참고로 내가 출전 ㅋㅋ;;
점심도 정말 좋았습니다. 무려 100인분의 케이터링, 우린 다 해도 50명도 안되는데 ㅋㅋ
날씨좋고, 운동해서 배고프고, 음식은 무려 100인분이고 ㅋㅋ
풍성한 음식으로 멀 먼저 먹을지 고민하느라 행복한 아라~
마지막 줄다리기! 이게 백미죠 백미
우선 이성범건축사사무소로 파견나간 희원이~표정만 힘쓰는 척 연습한 것이 성공했습니다. 저 다리는 힘을 쓸 수 없는 자세죠 ㅋㅋ
이번에도 역시 '상현이와 아이들'은 일사분란했습니다~
그렇게 줄다리기 마져 우승~~~
번외로 농구도 해보고~ 아 옛날이여~

 

이번 대회를 혼자 씹어먹은 상현이~ 넌 전공을 잘 못 선택한게 아닌가 싶다 상현아~

 

이번대회에 놀러온 예림이~넌 전공을 잘 선택한거 같다 예림아~

 

이렇게 결과적으로 네 종목 중 세 종목을 우승해서 최종적으로 종합우승!
이제 남은건 바로바로바로바로~~~~~ 예림이의 우승 축하~~~~~~~~~~~~~~~~~~~~~~~~~~~~~~~~
세레모니!!!~~~ ㅎㅎㅎ 넌 정말 졸라졸라졸라 웃겨~
남들 운동할때 규민이는 혼자 이렇게 드론을 찍고~
규민이 안데리고 간줄 알고 깜짝 놀랐네~

 

이렇게 이른 봄, 연합체육대회는 화려하게 마무리!

사실 이번 행사는 

소수건축이 이 공간을 준공한 기념으로 행사를 주최해 주셨기에 가능했던 자리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루 잘 놀고 

다음 날이 되면 변함없는 현실의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이 어려운 시기를 

다같이 견뎌나가고 있는 작은 사무소들끼리, 

서로 비슷한 시기에 건축을 해나가며 

동시대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일종의 동지로서

서로모여 몸부대끼고, 땀흘리고, 소리지르고, 밥먹는 동안

느끼는 동질감 만으로도 알게 모르게 힘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자리 만들어준 다른 사무소 소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잘 놀아준 우리 구성원들에게도 고맙습니다~

어려운 시기다. 

설계를 하는 것도 어렵고, 

수주를 하는 것도 어렵고,

공사를 하는 것도 어렵다. 

경기가 너무 나쁘기 때문이고, 

경기는 나쁜데 공사비는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사는 해야되고, 시공사는 찾아야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어렵다. 

아니 어려운가 보다.

무엇이 어려운가하면 좋은 시공사를 골라내는 안목을 갖기가 어렵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특히 더 그런듯 하다. 

설계를 하다만난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사실 꽤나 현명한 사람들이다. 

설계과정에서 맞닥드리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에도 대부분 합리적이고 납득이 가는 선택을 한다.

심지어 설계사무소를 선택할때도 현명하셨다. (우리를 선택하셨으니 ㅋㅋㅋ)

하지만 그랬던 분들 중에서도 시공사를 선택하실때는 이상해지는 경우들이 있다. 

조금만 뒤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이리보고 저리따져보는 것이 자연스러울텐데, 

이상하게 막상 자신에게 닥친 일이 되면 그런 판단이 안되는 듯 하다.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라는 

단순한 진실을 (평소에는) 알고 있지만, 

(이번에는) 나에게는 혹시나 싸고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요행을 믿어버린다. 

옆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해보면

좋은 시공사는 잔소리로 되진 않는다. 

물먹을 생각이 없는 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일 순 없다. 

모든 건 자세에 달려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건 얼마나 감시를 잘 하느냐가 아니라

원래부터 좋은 자세를 갖고 있는 시공사를 찾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시공사를 정해놓고 좋은 시공사를 만들려고 하는건 

무모한 일인듯 하다. 

 

기초바닥에 들어가는 단열재를 이렇게 시공하는 시공사가 있다. 

 

하지만 잔소리를 해야 간신히 이렇게 시공되고 마는 상황도 있다. 

자세가 안되어 있는 사람에게 세 번 잔소리하면 그때부턴 듣기 싫어한다.

듣기 싫어하면서 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그건 경우는 거의 없다.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이 모든 건 건축주의 선택이다. 

 

부디 시공사를 선택해야하는 순간, 

큰 돈을 어떻게 쓸지를 결정해야되는 순간, 

이 중요한 순간에 제발 평소와 같은 합리성과 현명함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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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의 토론과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게임과 술과 

중간중간 벌어진 중고딩이나 할법한 병X같은 장난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서울랜드에 들렀습니다. 

 

한때는(나 어릴때 ㅋㅋ)

자연농원과 함께 우리나라 놀이공원의 쌍벽을 이루던 서울랜드는

자연농원이 에버랜드가 되는 긴 시간 동안에도 

별다른 변화와 발전없이 점점 쇠퇴해서

이제는 가면 기다리지 않고 놀 수(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자연스러운 

그런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 열댓명만이 구경하고 있는 산타클로스 퍼레이드가

지금의 서울랜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마치 우리도 '조금만 방심하면 이렇게 된다'

라는 교훈을 workshop 마지막에 보여주는듯... 흐흐흐;; 

 

한때 저 로고만 봐도 설레이던 이곳은 바로 그 서울랜드~
첫번째로 타러 간 아이템은 최고로 스릴있고, 최고로 인기있는 바로 '은하열차888' 이름이 이게... 요즘 이름 맞냐?
서울랜드에서도.. 예림이는 그냥 웃기다
모든 놀이기구를 거부한 그가 선택한 것은 화랑활터.. 서울랜드의 작명센스는 참... 나때 스럽다 ㅋㅋ
먼가 월미도에서나 볼 것 같은 놀이기구.. 안전할까 살짝 고민됐다. -_ -;;
전통의 바이킹. 이건 마치 그냥 누가 끓여도 맛있는 라면같은 건데 심지어 이것도 밍밍했다. 안돼~서울랜드~
모든 놀이기구를 거부하던 2인이 유일하게 탄 범버카. 근데 이 둘끼리도 서로 싫어한다 ㅋㅋ
역시나 우리밖에 없는 도깨비바람
이걸 마지막으로 서울랜드의 모든 스릴있는 어트랙션은 다 끝내버리고 집에 갔다!

 

안녕 내 추억의 서울랜드~

한때 넌 모두의 꿈의 나라였다~

제발 내년에도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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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Workshop 에 대한 첫번째 글을 올리고 

두번째 글을 쓰는데 무려 거진 두달이 걸려버렸습니다. 

어찌나 이리 게으른지 깜짝 놀랬고, 

시간이 어찌 이리 빠른지 또 깜짝 놀랬고,

그 사이에 우리 사회에 대단한 사건사고들이 이리도 많았다는 것에 마지막으로 또 깜짝 놀랬습니다. 

이미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서버려서 

작년 Workshop 얘기를 쓰는게 너무 민망해져 버렸고

그래서 이걸 쓰지말고 슬쩍 넘어가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안쓰면 올 겨울쯤에 생각나는게 없을지도 모르겠어서 

일단 마무리는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제 내용으로 들어가서

Workshop의 1부는

지난해 workshop 때 정리 및 합의되었던 내용들이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이행되었는지, 

안되었다면 왜 안되었는지, 

또 되었다면 그래서 결과가 어떤지, 

등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자잘하게 돌아보면 다음과 같이 여러가지 이슈들을 한해동안 진행해보려 했지만

무려 '전혀 안됨' 이라고 평가된 것도 있고,

자랑스럽게도 '실천되버린' 것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후자는 단연 'Architects Butter' 의 런칭일 겁니다. 

모든 것이 원우가 있어서 가능하긴 했지만, 

너무너무 어려운 시기에 꾸역꾸역 돈을 모아서 

시작해 결국 오픈한것이 스스로에게도 장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작년에 정했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리뷰를 하고 나서는 

내년을 위한 안건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하나 자세히 얘기하자면 많은 것들이 있고, 

그것들을 크게 둘로 분류해보자면

하나는 돈을 쓰면 개선될 수 있는 항목들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시간을 쓰면 개선될 수 있는 항목들이었습니다. ㅠㅠ

(바라는 게 졸라 많... ㅋㅋ)

특히 어려웠던 24년의 마지막에 이런 요구들을 맞닥드리게 되니

당황스럽고 미안하고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ㅋ

하지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결국 우리 모두가 올한해 느낀 것은 내부적으로 좀 더 정리될 필요가 있고, 

이런 정리를 통해서 좀 더 효율적이고 좋은 사무실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공감이었습니다. 

 

벌써 시간이 지나 4월이 되었고,

지난 몇달 동안 아래 적힌 리스트 중에 몇가지는 실행에 옮겼고, 또 몇가지는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몇개는 계획만 하고 아직 실행을 못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면서 살펴보니, 

할 수 있는데 안하고 있는 것도 보입니다.

반성하고 나머지 시간동안 하나라도 더 실천하자는 맘으로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실행된 것들에 대해서는 중간중간 

글로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제가 움직이고 접하고 만나고 소통하는 영역이 무척이나 좁다는 걸 느낌니다. 

그래서 나의 생각과 나의 고민이 지금 이 시대에 맞는건지,

이미 시대를 못따라가고 있는건 아닌지

혼자 돈키호테가 되어버리진 않는지 불안할때가 많습니다. 

내가 멀하고 있는건지, 잘하고 있는건지 무척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무실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목표함에 있어서도 

가급적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고민에 대한 생각을 직원들에게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공통질문' 이라는 걸 통해서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사무실에 대한 그들의 평가와 의견을

형식없이 듣고자 하였습니다. 

꾸준히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같은 고민을 공유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24년에, 25년을 위한 workshop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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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여름쯤부터 약 6개월간 MMCA 과천관에서 열린 전시

'연결하는 집 :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이라는 전시에 참여하였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집의 형태 중에서 '고쳐 쓰는 집' 이라는 주제에 

'부암동43 House' 와 '목동557 House' 두 개의 작업으로 참여를 하였습니다. 

다양한 사진과  (오랜만에 만들어보는)모형, 그리고 영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특히나 영상 중에서는 입주 후 건축주분들이 살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지독한 산업화를 거치며 우리사회와 도시가 형성되어 온 과정에서

집이라는 것의 건축형태는 새로 짓는 행위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새로 지어진 집으로 가득 찬 우리 도시환경 안에서

그 안의 수많은 집들을 고쳐쓸 수도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함으로서, 

집과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에 수많은 다양성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저성장과 환경중시의 시대에 우리에게 현실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도 있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전시를 통해 그 의미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키텍츠버터 Architects Butter 에서 

3월 8일 토요일 10시에 사무실 앞에서 

플리마켓 Flea Market 을 엽니다.

버터가게가 왜 플리마켓이냐 궁금해 하실 수도 있는데... 특별한 이유같은 건 없습니다. ㅋㅋ

동네의 많은 분들이 버터가게를 찾아주시고 계셔서

그냥 동네와 좀 더 친해지고 싶고, 동네 분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싶다 정도일까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행사이니

편하게 오셔서 구경도 하시고

혹시 파실게 있으시면 오셔서 팔기도 하셔서 

돈도 벌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오시면 중간에 출출하실까봐 버터를 활용한 몇가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와서 즐겨보시고 깊은 버터의 세계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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