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글이 없었다. 


그리고 요즘 나는 사무실에는 코빼기만 보이고 주로 집에 틀어박혀있다.  다행히 대기하던 프로젝트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잠시 뒤로 밀린 상황은 현재의 나에게는 무척 고마운 일이다.


사무실을 내면서부터 주변에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소장님들을 찾아뵈었던 이야기들은 이미 몇달전에 블로그를 통해서 적었지만, 그 때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들. 

- 라이센스는 갖고 시작하나

- 아니오. 이제 따려고 준비중인데요

- 꼭 따라. 꼭 필요하다.


우연하게도 방문했었던 사무소들마다 소장님들이 라이센스가 없이 활동중. 소장님들의 대내외적 활동력을 볼 때 굳이 라이센스가 필요할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항상 걸리는게 라이센스란다.


그때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일요일마다 교대역을 들락거린것도 7개월여가 된다.


그리고 이제

2주도 안남았다. 


제도판이 놓여있는 집 방 한구석 주변에는 풀다만 문제들과 트레이싱 페이퍼들이 널려있다.

밤중에 작도하다가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여러가지 심란한 생각들이 밀려오는데, 

공부를 해본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질문들.

작도의 효용성이라든지,

시험제도의 모순, 문제점들,

시험문제 자체의 수준에 대해서 한숨 푹푹 쉬면서 곱씹어보지만,


결국에는 생각이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고만다.

이 바닥에서 사무소 이름 걸고 시작할 바에야 어차피 넘어야할 산이라고. 

단순히 사무소 프로젝트 인허가할때 필요한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5년제 학부졸업에 대형사무소 5년근무가 커리어의 전부인 내게는 

Y와는 조금 다른 문제일수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이러고 있는 시간까지 조바심이 나는 상황.


마지막으로 사무소 3인중 2인이 라이센스 준비한다고 사무소째고 있는 상황에

혼자 고군분투하는 Y에게 무한감사!


나머지 2/2는 셤보고나서 후기 형식으로^^



에피소드.

   학부 5년제 인증전의 5년제 졸업자였던 나로서는 건축사예비시험과 함께 경력5년이 필요한데,

  깔끔하게 전 사무소 만 5년 23일을 하고 이제 됐다하고 나왔다. 

  그런데, 사무소 경력은 졸업일부터 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따져보니, 보름정도가 경력에서 

  빠지는 상황. 결국 4년 11개월 15일정도의 경력이 됐음.

  부랴부랴 현재 운영하는 사무소 협회 등록하고 경력일수 마저 채우고 나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림 -_-;;;;



20120904


J




음...향후 그 생존이 불투명한 영상제작을 위한 첫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처음보는 3D 비디오카메라와 조명들 및 기타기기들이 재밌긴 했지만

이 영상의 운명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어쨌든 의미있는 뜻과 노력을 견지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발전적인 협의와 지혜를 모아 영상이 잘, 무사히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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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근래의 2010년대가 의미있는 이유는 건설, 개발, 신도시, 대규모 단지 등등

그 부피의 확장일로 속에서 앞만을 보며 '축적'에만 몰두한채 달려온 우리 사회가

그 질주의 한계에 다다르면서 달리던 것의 속도를 줄이거나 혹은 이제 천천히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내가 그러한 사회변화의 상황을 이제서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이 언제였건 변치않는 의미는

그런 배경하에서 건축가가 이젠 사회를 향해 무엇을 해야할지, 아니

무엇을 스스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주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달려나가 등수를 매기는 것에서 주위의 뒤쳐진 이웃을 챙겨서 가급적 많은 사람이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에 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회분위기,

'축적'으로부터 '나눔'을 생각하기 시작한 사회분위기.


이로부터 나는 건축가로서

'지금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질문과

'그 질문의 대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야했다.


그리고 당장 할 수 있는 나의 대답의 하나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집합주택.

그리고 그것이 울릉도 프로젝트이다.


어려운점과 난관은 너무나 많다.

나의 부족함과 기존 기득권의 변하지 않는 사고의 뻗뻗함에서 함께 기인한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매우 오랫동안 건축의, 혹은 사회의 그림자속에서 부차적인 것, 관심을 가져주는 것, 도와주는 것 으로

남겨져 있던 영역이 이제 얼마나 그 그림자를 걷어내고 빛을 볼 수 있을 것인지, 얼마만큼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건축의 주된 영역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인지가

시험될 수 있는 그런 변곡점에 있다.


1920년대, 서양에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사회적 약자였던 노동자를 위한

집합주거를 건축가가 고민하기 시작했듯이

2010년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유로 생겨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문화를 가장 큰 주제중 하나로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믿는다.


그래서 지금이 획기적인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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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 고려대학교 조치원캠퍼스에서 울릉도 프로젝트의 kick-off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시작으로 5일동안 자원봉사자분들의 패널제작이 이루어 질겁니다.

이제 내년 말까지 프로젝트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1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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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의 분신술로 일당 3,4인분의 전투력!! 





120814 in what jeppe hein 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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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현희의 애완견이 놀러왔습니다.

사무실에 실례도 멋지게 해주시고. ㅋ

이름은 '별이'... 지금은 취침 중...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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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

이번엔 지난 6월에 약 한달동안 진행했던 KOCOM 호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와 관련된 글을 써보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면서 먼저 두가지 질문(혹은 탄식)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혹 이글을 읽을 다른 분들께 드리고 싶다.


첫째는

'건축가로서 사무실을 하면서 들어오는 일에 대한 좋고 나쁨을 판단해야할까?

판단해야 한다면 그 판단은 어떤 방법으로 할 수 있을까?' 이고

두번째는

'건축계의 생태계가 어디까지 망가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 독립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고민을 해본적이 없다.

일이 들어오면 감사합니다~ 하고 해야지,

또 일이 없는 것이 문제지 일이 좋고 나쁨을 판단할 경우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당연했다.

이런 생각에는 사실 어떤 프로젝트가 들어오더라도 설득하고 협력하고 싸우고 협박하고

마지막으로 건축주를 홀려서 잘 만들면 그것이 곧 좋은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어떤 프로젝트건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흥미가 있었다.


그러던 중 건설회사에도 몸담고 계시고 이런저런 사업을 하시는 형님께 호텔리노베이션 관련해

함께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배경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한국의 외국인 관광 대호황기를 맞아 오피스를 비지니스호텔로 리노베이션하는 것이었고

'아는 형님' 말씀대로라면 이미 다 얘기가 되서 가져온거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프로젝트 규모가 우리가 소화하기엔 쉽지 않은 것이었고

건축주의 성향도 좋은 건축주는 아니었던듯 싶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에 우리는

'거의 다 된거나 마찬가지다' 라는 말과

'규모가 되니 하기만 하면 돈은 좀 되겠지' 하는 욕심과

'비지니스호텔은 수요가 많으니 어떻게든 하나만 하면 앞으로 좋은 기회가 또 생기겠지' 하는 김치국물의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일은 매우 속도감 있게 같이 들어간 '아는 형님'의 노고와 지휘아래 야릇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이 과정에서 건축주는 물리적으로 매우 짧은 스케줄로 프리젠테이션이나 미팅을 요구했고

그 안에서 우리에겐 주체적인 건축가보단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빠른시간안에 그려내는 역할이 요구되었다.

속도와 효율만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매우 비정상적이고, 우리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진행과정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앞서 언급한 세가지 유혹들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질 못했다.

적어도 내 개인적인 욕심에선 그랬다.


그렇게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결국 마지막엔 설계비를 가지고 결정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볼건 다 보고, 의견도 받아보고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건축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의 가치를 잘 보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주변분들의 의견상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했다.

머 건축주 입장에선 더 싸게 설계해준다는 곳이 있으면 당연히 좋은 일이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정동안 겪었던 것보다 더 충격적인건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연면적 약 3000 평의 일부 신축을 포함한 호텔 리노베이션.

용역비가 따로 책정되어 있어서 빠진다고 해도 과연 설계비가 얼마가 되야할까.

여기서 우리가 얼마를 생각했는진 쓰지 않겠지만

설계를 해오신 분들이라면 대충 얼마정도 되겠구나 하고 알수 있으실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우린 우리가 제시한 설계비보다 훨~씬 더 싼 설계비를 제시한

어느 알 수 없는 사무소에 밀렸다.


하지만

내가 충격을 받은 건 프로젝트를 못하게 되서가 아니라

그 사무소가 제시한 설계비였다.

3000 만원.

일부 신축을 포함한 3000평 규모의 호텔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제시한 설계비가 3000만원이다.

정말로 충격이었다.

그리고 궁금했다

정말로 저 금액에 가능하단 말인가?

어떻게 하면 저 금액에 가능한지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화가났다.

한국에서 독립을 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서로 제살 깎아먹기를 해도 정도가 있지 이건 너무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있는 건축계에, 그리고 이런짓을 하고있는 저 나이많으신 건축가에게 진심으로 화가났다.

생태계를 완전히 망치는 행위이다.


이러니 건축주입장에선 설령 다른 가치를 보려고 해도 도저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제시한 설계비가 몇배가 차이가 난다면 이건 더 이상 게임이 안되는 얘기였다.

저런 금액을 제시한 건축가에게 화가나고,

그 말도 안되는 설계비 뒤엔 분명 골치아픈 일들이 수두룩하게 발생할거라는 걸 보지 못하는 건축주에게도 화가났지만

한편으론 건축주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약 한달여동안 건축주와 미팅도 갖고 협의도 하며 진행하던 프로젝트는

3000만원이라는 금액에 날라갔다.


물론 건축시장에도 여러층의 시장이 존재하고

이건 그 중 하나의 시장에서 발생하는 일이겠지만

참으로 씁쓸한 건축계의 단면이었다.


이런 일이 '그럴 수도 있지' 혹은 '요새 다 그래요' 라는

넌 아직 멀 모른다는 의미의 말로 위로하기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프로젝트 보기


120808 Y








마지막 글을 올린지 정확하게 한달이 되었다.

처음에 기획당시에 일주일에 한번씩 올리려고 했던 글들이 이제는 한달간격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일의 양(일이 많다는 것이지 프로젝트가 넘친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이

사람수에 비해 넘치다 보니 글을 쓰는것이 자꾸만 뒤로 미뤄지곤 한다.

좀더 분발해야겠다.


지난 한달동안 무슨일들이 있었는지 생각을 떠올려 보려하니 생각보다 쉽게 떠오르지가 않는다.

매일매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지내고 있는데 돌아보면 특징적으로 정리가 안되는 걸 보니

말 그대로 정신 줄 놓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기억을 더듬어 지난 한달을 정리를 해보면

성일이가 합류해서 함께 준비하던 KOCOM 호텔 리노베이션이 건축계의 씁쓸함만을 맛본채 끝나버렸고,

그 동안 몇번의 미팅들을 통해 울릉도프로젝트가 구체화되어 가고 있고

특히나 구조, 방수, 방설 등등의 기술적인 문제들을 풀기위해 고민 가득한 시간들을 보냈다.

여기에 설아가 잠시 합류해 울릉도 유닛의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고 울릉도프로젝트 관련해

Union steel 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한국에 와서 처음 접한 '땅집사향'이라는 젊은 건축가분들을 위한 세미나에 가보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에서 KOCOM 호텔 프로젝트에 관해 써볼까 하고 글을 시작했지만

지난번에 이어 두번 연속으로 프로젝트에 관련한 글이 올라가는 것이 너무 딱딱해 보이는 것 같아서

다른얘기를 해볼까 한다.


이 고민은 근래 우리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이야기이며 아마도 사람수가 많지 않은 작은 규모의 사무소들이

한번쯤은, 아니 어쩌면 사무소가 지속되는 한은 항상 직면하고 있을 고민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시작한 순서대로 울산의 구미리교회, 울릉도의 social housing,

곤지암의 주택(이건 이상하게 끝나버렸으나 어쨌든 고민의 당시에 있었으니 이곳에 쓴다),

충남의 3층 주택+상가

그리고 결정되진 않았지만 천천히 준비중인 춘천의 상업건물이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이 되서는 둘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일의 양이 되어버렸다.

이런 경우에 물론 간단하게 사람을 더 뽑으면 된다 라고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이 많아져 그 양을 감당못함을 고민하는 것은 독립을 한 입장에서 미쳐 상상하지 못했던 행복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우선 사람을 쉽게 고용할 수 없는 이유는

쉽게 말해 저 5개의 프로젝트가 모두 넉넉한 돈을 가져다 주는 프로젝트가 아니라는데에 있다.

자세히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도 있고,

충분한 설계비와 프로젝트의 의미 혹은 기회 사이에서 기회비용의 교환이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저 중에선 돈이 되는 프로젝트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에 상관없이 모든 프로젝트에는  똑같은 정도의 노동력이 들어간다.

더군다나 프로젝트가 어느 깊이상으들어가면 최소한 한명이

두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깊이있게 고민하고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에 많은 한계가 있다.


여기서 프로젝트와 사람과 수입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이에 더해 현재는 저렇지만 앞으로도 저만큼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한

독립한 작은 사무소에서 staff 를 고정적으로 고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 아닌가 한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두려워 해야 할 것은 완성도를 잃어버리거나

스스로가 설정한 가치를 담아내지 못한채 끝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각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적어도 지금보단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지 못한다면

그 상황을 경계해야 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네덜란드에 있는동안을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첫번째 방법은 유연한 스케줄의 조정과 재배치에 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동안 나의 경우에도 동시에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종종 있었다.

각 프로젝트당 둘 혹은 셋이서 진행하던 상황에 그건 꽤나 정신없는 상황이 될수 있었다.

하지만 파트너들은 각 프로젝트를 왔다갔다 할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만들어주었다.

가령 A프로젝트에 1주, 다음 B프로젝트에 1주반 그리고 다시 A프로젝트로 1주반 정도 하는 식이었다.

이 경우에 우선 최소한 1주일이면 한 프로젝트에 충분히 몰입해있다가 나올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된다.

따라서 복수의 프로젝트를 근근히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의외의 장점은 하나만 오랜시간동안 하는것보다 덜 지루할 수 있고(나의 경우엔 그랬다)

두개의 프로젝트를 하는동안 각 프로젝트로부터 생각지못했던 점들을 발견해서

두 프로젝트 모두에 발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동시에 다른 프로젝트를 하는동안 나의 머리가 두개의 서로 다른 디자인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훈련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식의 스케줄관리가 가능했던 것에는 프로젝트 진행의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투명성이란 단어가 완전히 적절한 의미는 아니지만

여기서 의미하는 바는 일정이나 계획이 프로젝트 초기에, 그것도 아주 이해가능한 수준에서 투명하게 만들어지고

공개되어진다는 것이다.(공개라고 해봤자 미리 건축가에게 알려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는 건축가의 영역이나 역량이 아니라 건축주, 혹은 개발업자의 수준 문제다.

모든 경우가 그렇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건축가에게 미리 스케줄이 알려지기 때문에

충분히 사전에 스케줄에 맞게 프로젝트를 직원들에게 배치 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역시나 그때그때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고용해서 함께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매우 이상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여기서의 딜레마 하나는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설령 그런분을 찾더라도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혹은 좀 더 장기적인 계약을 원한다는 것이다.

사실 사무실 입장에서도 가급적이면 장기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을 찾는것이 이상적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프로젝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고정비용을 만드는 것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 부분은 사무실 시작하던때부터 고민을 하던 부분이다.

현재 작은 사무실을 하시는 많은 분들도 비슷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계신것으로 알고 있는데

프로젝트가 생길때마다 유연하게 모였다 다시 흩어질수 있는 그런 network 혹은 길드와 같은 pool 을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프로젝트의 크기와 성격에 맞춰 서로 모여서 진행을 하면서

고정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프로젝트의 소화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이고

부차적으로는 그러면서 서로가 끊임없이 자극을 주고받아 상호발전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월 독립 이후에 이러한 환경의 구축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30대 초반의 우리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진행할만한 분들을 찾는것이 쉽지 않고

사실 설계비의 파이가 함께 나눠갖기에 너무 보잘것 없어서 함께 할 것을 제안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 문제는 가급적 프로젝트의 프로세스 과정을 투명하게 가져가도록 건축주와 함께 노력하고

끊임없이 주변의 pool 을 넓혀 가는 방법외에는 현재는 다른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시간이 더 지나  다른 방법의 모색 혹은 여기서 언급했던 것의 경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만큼의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120805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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