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게 누구야~

이철호가 학교가 너무 널럴하다고, 시간이 남는다며 투덜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용병으로 급히 불렀습니다.

저~언~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버려서,

한 2년 전쯤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철호야! 

김소장님 한테가서 좋은거 많이 배워서 나두 가르쳐줘!

수고했어 미스터 리!

용병 이철호

급할때 불려와서 

쫌만 더 쫌만 더 하다가 3주를 거의 채우고,

마지막 날엔 새벽까지 털리고 간 알바생 은비!

종수를 도와 힘든 마감여정에 큰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은비야. 학교에서 날 안만나게 천만 다행이지?

그리고 모든 설계사무소가 다 이렇진 않으니.. 너무 염려마 ㅋㅋ

어쩌면 생애 거의 처음으로 갖는 1 년의 휴학기간이니, 

하고 싶었던 것, 궁금했던 것 해보며 재밌게 보내거라.

급하면 또 연락할께 크크크크

알바 고은비

 

건축을 하면서 건축가라는 직업이 갖는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다양한 직업과 분야에서 일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인격의 사람들과 건축이라는, 

어쩌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 중 가장 큰 이벤트를 겪어 나가다보면 그 사람을 깊이 있게 겪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건축주분 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때가 있다. 

다양한 인생공부를 압축적으로 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배움에는 타산지석의 의미도 포함이 된다. 

그리고 다양한 유형의 건축주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나쁜 점이 될 때도 있다. 

건축을 하지 않았으면 만나지 않고 살아도 좋았을 것 같은 분들을 만나야 되는 건 힘든 일이다.

 

건축주분들 중에서는 돈을 버는 것에 특별한 재능을 갖고 계신 분,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계신 분, 

알만한 연예인, 

유명한 예술가 등 다양한 분들이 계셨지만 오늘은 사람을 다루는 관점에서 건축주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 

이 '사람을 다룬다는 것' 에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 인간에 대한 생각, 더 나아가 삶에 대한 자세가

투영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이 범주에는 당연히 건축주가 건축가를 다루는 방식도 포함되어 있다.

 

그 동안 만난 건축주 중에서 어떤 분들은 보면 참으로 영리하시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분들 참 사람을 영리하게 다루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영리하게 다룬다는 말의 의미는 사람을 전혀 기분 나쁘지 않게, 그렇지만 그 일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고, 

스스로 책임감을 갖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이런 분들은 설계하면서부터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한번도 싫은 소리를 기분 나쁘게 하신 적이 없으셨다. 

아쉽고 서운한게 있으셔도 일단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유가 있었을 거란 생각을 전제하시고 본인의 생각을 말씀하신다.  

이 분들은 수 많은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의견은 주시지만 언제나 건축가의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셨다. 

가장 많이 들었다고 기억하는 말이  저희는 소장님만 믿어요, 소장님이 의견주시면 그대로 할께요 등의 말이었다. 

그리곤 말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결정을 하셨다. 

그렇게 해 주시니 건축가로써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없고, 어찌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고, 

어찌 그 책임을 가벼이 여길 수 있겠는가

잠을 자다가도 갑자기 혹시 이거 놓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쑥 들어서  식은땀이 났던게 몇번이고 있었다. 

그 만큼 프로젝트에 대해 자발적으로 더 고민을 하게 되고, 건축주의 그 믿음 가득한 눈빛에 보답하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엔 나름대로 최선의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따져보니 아쉽고 부족하고, 늘 더 잘하지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을 갖게 한다. 

사람에게 기분 좋은 부채의식을 갖게 하는 재주가 있으시다. 

 

이러한 것이 비단 건축가에게만 그러신 것은 아니다. 시공사를 대하는 태도에도,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기본적으로 존중이 있다. 

그렇다보니 건축주가 몇몇 수정을 요구하는 사항들이 있어도, 

이 건축주분이 수정을 요구하실 정도면 정말 마음에 안드셨나 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공사도 건축주에게 기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니, 

마무리하면서 건축주의 요구에 큰 이의없이 대응을 해주게 된다. 

결국 건축이라는 것은 온전히100 퍼센트 수제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공사와 작업자들에게 내 집인 것처럼 만들겠다 라는 마음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다만 일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았으니 그 만큼만 빨리 해치워버리고 가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일하는 것과

돈은 돈이고 이 현장에서 일하는 동안 존중받고, 자부심이라는 것을 갖고, 그런 마음으로 손길 한번 더 가게 일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프로젝트를 매우 수동적으로 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수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의미는 건축주가 불만을 갖지 않을 정도에서 고민이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유는 딱 그 정도의 고민 이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선 경우가 이 믿음을 통해 건축가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고, 

그래서 더 좋은 것다른 것을 고민하고 제안하게 되는 경우라면

이 경우는 이 믿음이 없기 때문에 건축가가 굳이 주어진 일 이상의 수고와 에너지를 쓰지 않게 된다. 

이러한 분들은 기본적으로 건축가가 제안하는 것이나 건축가의 판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신다.

모든 것을 본인이 다시 찾아보고 결정한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 결정이라는 것이 건축가의 입장에선 매우 단편적이고 아쉬울때가 많다. 

건축가가 생각한 스토리와 조화로움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런 분들은 작은 아이템 하나하나까지 본인들이 고르고 결정한다. 

아쉬운 것은 이 경우 아이템 하나하나 만 보고 전체가 만드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신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드려도 좀 처럼 이해하지 못하신다. 또 이런 분들은 여기저기다 조언을 구하시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얘기를 들으신다그리고 대게는 그런 얘기들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 조언이라는 것들이 대부분 단편적이고, 일반적이고, 때로는 틀린 얘기들도 많다. 

심지어는 시공사도 잘 믿지 않는다. 

 

이런 분들 중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혹은 본인이 생각하는 데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우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고, 그 다음엔 그것이 누구의 잘못인지 그 잘잘못 부터 따지려고 한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이 그럴 것이고,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공정들을 나눠 수행함으로써

완성하는 현장에서도 그것이 누구 한 사람만의 잘못인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그런 분들은 과거에 잘못된 일이 왜 발생했는지 그 책임을 찾는데 우선 에너지를 쓰고, 

왜 미리 예방하지 못했는지 그 잘못을 지적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둔다.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서 본인은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러니 건축가도 시공사도 그저 문제가 될 만한 것은 하지 않으려 한다. 

건축주에게서 불평이 나오지 않는 선에서 서로 암묵적으로 동의를 하게 되는 것이다. 

건축가도 시공사도 건축주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 경우 건축은 딱 건축주가 생각하고 있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사람을 다루는 측면에서만 보면 영리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돈을 써도 누구는 건축가가 자발적으로 가진 능력 이상을 발현하도록 하고, 

누구는 갖고 있는 최소한의 능력만 쓰게 만든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게 어디 건축주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이겠는가. 

세상 대부분의 일이 그러하겠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그 사람의 능력여하에 따라 일이 잘 되고 안되가 결정되는 것이 큰 곳 중 하나가 건축사무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우리 사무실의 구성원들에게 가진 것 이상의 능력과 애정을 발현할 수 있게 하고 있는가? 

나는 영리하게 사람을 대하고 있는가?

우리는 건축주를 통해 여전히 배울게 많다. 

 

PS.

최근에 한 프로젝트와 설계를 진행하던 중 타절을 했다. 

미팅을 할 수록 점점 우리가 수동적으로 되어 간다는 것을 느꼈고, 

건축주와의 미팅이 점점 재미가 없어져 갔다.

전에는 그래도 꾸역꾸역 해서 마무리를 했지만, 그 과정 내내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왠지 앞서 얘기했던 경우가 될 거 같았다.

건축주는 잘 믿지 못하고, 자기 생각대로만 가려하고, 

이런 경우 지금이야 그나마 괜찮지만, 현장이 열리고 나면 정말 괴로운 경우가 생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 이 프로젝트를 그럼에도 꼭 해야하는 이유가 있는지 생각했을때,

이런 마음으로 계속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건축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거 같았다. 

또 하나를 배웠다.

  

 Y

지난  약 한달 반의 시간, 정말 대단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몇 개를 마감해야 했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떠올리기에도

너무 복잡한 일들이 많았어서 다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 만큼 너무나 정신없이 몰아쳐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수연이가 한달동안 휴가를 갔고,

양양 광진해변 masterplan 마감,

의왕 롯데몰 특화 masterplan 마감,

3개의 현상 마감,

청송 어린이놀이터 전면 설계변경 및 외부 masterplan 마감,

헝가리 전시 준비,

닷츠사옥 리모델링 준공(근래 보기 드물게 준공전날 가서 현장정리도 했어야 했던..)

그리고 막 한참 공사 중인 4개의 현장들과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까지

한달 반의 시간동안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일정들이었습니다.

 

거의 매일 같이 이어지는 야근이었고,

주말에도 사무실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들이 이렇게 다 한꺼번에 몰리나,

어디서 스케줄 관리가 문제가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까지 바쁘지 않은 시기가 없었지만,

이 정도는 처음이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나를 위해 쓰지 않고 다른 동료를 위해 

그 여유를 기꺼이 사용하였습니다.

혼자서라면 아마 힘들었을 시간들을,

혼자가 아니었기에 힘들어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 사무실 사람들을 보며

마음 한켠이 짠~해지는 끈적끈적함이

느껴졌습니다.

 

부디 이 모든 노력들이 결실이 생겨,

사무실의 모두와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모두가 이 연휴가 충전이 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진심으로 모두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또 대단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

 

ps 이제 다시 차근차근 스케줄을 조정해 이런 상황은 가급적 피하도록 할께요 모두들~~ㅋ

 

 

어느 일요일 오후 6시59분의 모습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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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또 이러고 있습니다. -_ -;;;;;

 

이제 다시는 유리바닥은 하고 싶지않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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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이 막바지 절정입니다. 

하지만 '지시스터즈' 가 준비한 수박화채만 있다면 견딜만 한거 같습니다!

비록 사이다도 아니고 스프라이트를 넣고, 수박도 그닥 달지 않아서 

전체적으론 밍밍한 맛이었지만... 다행이 건축주가 주신 양갱이 있어 단싱단싱 할 수 있었습니다 ㅋ

그래도 올해 들어 첨 수박을 먹는다는 지시스터즈 언니가 하도 맛있게 먹어서 다행입니다.

 

먼 일이 이런지 추석전까지 마감해야 하는 게 4,5개가 몰리다보니 요즘 다들 엄청 달리고 있습니다. ㅠ

정말 무리다 싶을 정도로 저도 그렇고 사무실 직원들도 그렇고 힘든 요즘입니다.

여기까지가 마무리가 되면 추석을 전후해 다들 좀 쉬어가야 할 거 같습니다.

암튼 핸드폰 주소록에 '김수연' 이름을 누룰까 말까 만지작 거리는 요즘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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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2/2019081200103.html

 

 

아이 키우는 '들쭉날쭉' 재미난 공간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의 효과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당장 나타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건축이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

news.chosun.com

강진의 지역아동센터 이후 꾸준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서로 다른 다양한 프로그램과 목적의 아동관련 시설들을 계획할 기회가 

간간히 이어졌습니다.

 

처음부터 특별히 아이들 공간에 대한 집착이나 사명감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이 시설들이 무엇보다 의미있고 중요한 공간이자 미래를 위한 사회적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관심과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비록 생각하고, 준비하고, 하고 싶었던 얘기를 이 기회에 다 풀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채민기 기자님이 좋은 기사로 전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아동놀이터를 비롯한 2,3개의

관련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되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 대해 정리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2015 년이라고는 하는데... 

기억속에선 언제부터 그녀가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납니다.

 

그냥 늘 있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은 수연이가 

안식년 휴가를 갔습니다. 

 

만 3년이 되면 보내주기로 했던 한달의 휴가와 특별휴가비를(ㅋㅋ 자랑~ㅋ)

타이밍만 보다가 4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야 이제 가네요.

그 동안 사무실의 어려운 프로젝트, 남이 하다 가버린 프로젝트 등

꼬인 일이 있을때마다 묵묵히 매듭을 풀어주던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몸도 안좋아지고, 휴식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아무튼 그녀가 없는 사이, 모두가 조금씩 더 으쌰으쌰해서 잘 버텨내보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충전된 그녀가 태양빛을 등지며 짠 하고 곧 돌아올겁니다.

마치 간달프처럼요 ㅋㅋ

 

우는 줄 알았죠?
그녀가 우는건 절대 아닙니다..사실 제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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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습니다.

횟수로 6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십개의 현장들을 감리를 다니며 

저는 물론이고 직원들에게도 안전모를 쓰게 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몇번 현장에 있는 안전모를 써보긴 했지만 역시나 불편하고, 자꾸 삐뚤어지고, 

그러다보니 이러면 오히려 신경쓰여서 더 위험하겠는데? 라는 합리화를 하며 결국 벗어던져버리곤 했습니다.

 

얼마 전 현장에서 작업하시던 분이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분도 안전모만 쓰고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큽니다.

본인이 얼마나 주의하느냐와 상관없이 때로는 불가항력적으로 다칠 수 있는 곳이 현장인데 

어쩌면 그동안 우리 현장에서, 제가 혹은 저희 직원들이 다치지 않은 것이 정말 운이 좋았던 거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등짝이 오싹 할 일입니다.

 

그래서 사무실 로고가 들어간 안전모를 주문했습니다.

앞으로 불편하고, 때로는 좀 챙피하더라도(오늘 저걸 들고 지하철을 타고 간 정팀장처럼요 ㅋㅋ;;)

저도 그렇고, 우리 직원들도 그렇고 열심히 쓰고 다니게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좀 불편하겠지만 익숙해 지겠죠.

 

늘 시간이 지나면 점점 희미해져가는게 기억인데,

불편함이 지금의 이 각오보다 더 크게 다가오지 않도록, 

서로서로가 자꾸 인식시켜줘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용인까지 들고가 첫 개시를 한 정팀장, 수고했어! ㅎ

(끝으로 현장에서 다치신 희0형님, 언능 일어나셔서 다시 현장에 복귀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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